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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원제 : In Patago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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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파타고니아 In Patagonia / 송라인The Songlines

    여행 문학은 브루스 채트윈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 [가디언]
    세상의 끝, 추방자들의 고장 ‘파타고니아’ 여행기 [파타고니아]
    노마드의 시작, 방랑자들의 성소 ‘오스트레일리아’ 여행기 [송라인]
    드디어, 여행 문학의 신기원을 연 전설의 방랑자 브루스 채트윈을 만난다

    “세상의 끝에서, 세상의 시작을 기록한 박물지다” - 홍은택
    “유려한 문장, 소설 같은 구성, 여행기의 교과서다” - 이상엽
    “굉장한 톤의 흑백사진집 만큼이나 시선과 마음을 통째로 훑는다” - 이병률

    “종이 몇 장에 세상을 담은 작가” - 존 업다이크
    “책을 읽으며 감탄 부호와 강조 표시로 꽉 채우고 말았다” - 루이스 세풀베다
    “강렬한 스냅사진 같은 묘사, 강력한 매력” - 콜린 서브론
    “방랑에 대한 글을 쓰는 일, 그것은 채트윈에게 있어 영원한 과제이고 업이었다” - 살만 루슈디

    브루스 채트윈, 왜 ’여행 문학의 신기원’인가

    영국 작가 브루스 채트윈은 생전에 (소설 외에) 두 권의 여행기를 썼다. 1977년 출간한 [파타고니아In Patagonia]와 1987년 출간한 [송라인Songlines]이다. 채트윈이 ‘여행 문학의 신기원’이라 평가받은 것은 나중의 일이 아니라, 바로 첫 권 [파타고니아]를 출간했을 때부터였다. 작가의 출판대리인에게 원고를 입수해 미국판 출간을 검토하던 편집자는 처음 원고를 읽은 소감을 이렇게 적었다. “[이 원고와의 만남은] 내가 출판 편집 일을 하면서 경험한 가장 짜릿한 열 가지 ‘사건’ 중의 하나였다. 이것은 지금껏 내가 검토해온 다른 저자들의 원고들과는 전혀 달랐다.”
    [파타고니아]는 출간되자마자 연일 서평에 오르내렸다. 그런데 책의 핵심과 성격을 정확히 짚어야 할 서평들에 ‘혼란’이 가득했다. ‘이 내용들이 사실이냐, 약간 허구를 가미한 정도냐, 완전한 창작이냐’부터 ‘도대체 이 책의 장르를 뭐라고 해야 하느냐’ 등등의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심지어 어떤 서점에서는 이 책만을 위해 새로운 서가를 만들기까지 한다. 그리고 그 서가는 ‘뉴논픽션 코너’라고 이름 붙여졌다. 이런 논란들 속에서 채트윈은 이렇게 해명했다. “[파타고니아]에서 거짓말에 해당하는 것이 얼마나 되나 일일이 세어보는 실험을 한 적이 있어요. 결과는 그리 나쁘지 않았죠. 얼마 안 되었거든요.” 그는 또 이런 인터뷰도 했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다룬 겁니다. 물론 순서는 좀 달라졌지만.” 그리고 브루스 채트윈의 전기[Bruce Chatwin]를 쓴 니컬러스 셰익스피어는 다음과 같은 말로 채트윈을 옹호하며 논란들에 종지부를 찍고자 했다. “대체로 그는 (…) 반쯤의 진실을 이야기한 게 아니라 진실에 반쯤의 진실을 덧보[탰다]. 그의 진정한 성취는 파타고니아를 있는 그대로 서술했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파타고니아라는 풍경과 아울러 새로운 탐구 방식, 세상의 새로운 측면을 창조해냈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을 새롭게 변혁했다.”
    이러한 파장들이 바로 채트윈의 [파타고니아]가 출간되었을 당시 현상들이다. 비록 일련의 혼란이 있었지만, 채트윈의 색다른 여행기에 대한 관심은 줄지 않았다. 비평가들로부터도 열렬한 반응을 얻은 이 책은,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호손든 상’과 미국 문학상 ‘E. M. 포스터 상’을 이내 수상했다. 그리고 드디어 [가디언]은 이렇게 적었다. “여행 문학은 브루스 채트윈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채트윈은 분명 여행 문학 작가를 통틀어 가장 창조적인 작가 중 한 명일 것이다. 그는 “자신이 여행한 곳들을 그저 보고 듣고 느끼지 않[고], 자신이 도착한 모든 공간을 여행이 깃든 땅으로 창조”했기 때문이다. 그 말은 그저 수사가 아니다. 일례로, 채트윈이 그곳을 처음 찾았던 1970년대만 해도 ‘빛바랜 붉은 벽돌집들이 늘어선 칙칙한 마을’에 지나지 않았으며 지도에도 정확히 표기되지 않았던 파타고니아의 가이만 마을은, 지금은 채트윈의 책을 읽고 찾아오는 여행자들을 태우기 위한 유람선까지 운행된다고 한다. 이곳 주민은 이렇게 말한다. “[파타고니아]를 지참하고 이곳에 찾아오는 그링고(영미계 백인을 일컫는 은어)들에게 그 책은 ‘바이블’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황량하고 거친 땅일 뿐이었던 파타고니아가 지금은 채트윈으로 인해 ‘세상의 끝’이라는 이름을 얻고, 여행자들에게 생애 꼭 가보고 싶은 신화의 땅이 되어 있다는 점. 이것이 바로 채트윈 문학의 힘이고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생을 바쳐 ‘노마드’를 탐구하고 ‘기적’을 찾아 떠돈 방랑자

    브루스 채트윈이 작가로 데뷔한 과정은 극적이다. 채트윈은 그전에 미술품 경매회사인 소더비스 사에서 인상파 회화 전문 감정사로 일했다. 처음부터 미술 전문가로 소더비스 사에 입사한 것도 아니었다. 18세에 소더비스 사에 경비로 입사했지만, 이내 전문가 이상의 예술적 감식안을 지닌 것이 눈에 띄어 감정사 직을 얻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는 몇 해만에 소더비스 사의 명성을 이끄는 주요 인물이 된다. 채트윈이 바로 인상파 회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전 세계 미술계에 그 진가를 소개한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피카소의 모작을 가리는 주요 프로젝트를 이끈 것도 채트윈이었다. 그러한 성과들 덕분에 그는 약관의 나이에 소더비스 사의 이사 자리에 오른 혜성 같은 인물이었다. 그러다 시력에 문제가 생기자 일을 그만 두고 동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는데 특히 수단을 여행하던 중 ‘노마드’라는, 그가 생애를 바쳐 탐구하게 되는 주제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9년이 지나, 1974년에 그는 다니던 직장에 전보 한 통을 부치고 파타고니아로 홀연히 떠난다. 그 전보에는 “6개월간 파타고니아로 떠남”이라고 적혀 있었다.
    채트윈은 이렇게 여생의 과업을 ‘노마드’에 대한 탐구로 정하고, 자신을 삶을 노마드의 전형으로 기획해나간다. 그리고 채트윈이 기획했던 노마드로서의 삶의 첫 성과는 단연 파타고니아 여행이고, 작품 [파타고니아]였다. 채트윈은 이 작품에서부터 인간의 삶의 양식은 본질적으로 거주보다 유목에 어울린다는 생각을 비치고 있다. 그에게 있어 유목하는 인간, 즉 노마드는 항상 이야기를 엮어나간다. 인간의 삶이란 바로 자신의 이야기를 좇는 것이고, 관계란 이야기와 이야기가 서로 만나는 것이라고 그는 믿었다. 노마드에 반해 거주하는 삶의 형태는, 바로 이야기의 탄생을 저지하는 것에 다름없었다. 그것은 삶에서 기적을 지워버린다. 채트윈의 열렬한 꿈은 당연히 그것과 정반대였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으니까. “내가 인생의 모든 시간을 바쳐 찾아다닌 것은 바로 ‘기적’이다.”
    채트윈은 에이즈에 걸려 48세로 요절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생산 기간은 [파타고니아] 출간 이후 10년에 불과하다. 그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그가 꾸준히 웅변한 ‘노마드’ 양식의 삶의 가치는 생애 마지막 출간작인 [송라인]의 결말에서 절정을 이룬다. 역자의 말을 빌려 그 결말의 느낌을 전하면, “채트윈은 문명의 요람인 아프리카 사바나의 ‘이주하는 종’이었던 최초의 인간이 입 밖으로 낸 ‘세계의 노래의 첫 구절’이 모든 대륙과 모든 시대를 누비는 ‘송라인’으로 뻗어나가는 감동적인 장면을 그려 보인다. 이 아름다운 환영은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쉽사리 눈앞에서 떠나지 않는 잔상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 가지 첨언. 현암사는 [파타고니아]와 [송라인]을 ‘산책자의 수첩’이라는 이름의 시리즈로 펴냈다. 이 두 편의 책에서 펼쳐지는 여행들이 무엇보다도 ‘사유가 있는 여정’이기에, 그리고 곰곰이 생각하고 꼼꼼히 기록한 여행기이기에, 이를 알리고자 의도한 것이다. 채트윈은 진정으로, 아무 해석 없이 정보만 취하거나 감각적 흥분만 갈무리하는 여행이 아니라 여행이 주는 경험을, 그에 더해 ‘여행 자체’를 사유하길 멈추지 않은 여행자이다. 이 시리즈와의 만남을 통해 모쪼록 채트윈이라는 매력적인 ‘산책자’가 남긴 진귀한 이야기로 가득한 ‘수첩’을 전해 받는 기분을 느끼시길 바란다.

    놀라운 이야기의 탄생, [파타고니아]에 대하여
    [파타고니아]의 표지에는 낡은 재킷이 놓여 있다. 너덜너덜한 재킷은, 그의 여행이 결코 쾌적하고 한가한 여정이 아니라 모험에 가까운 도전이었음을 먼저 시각적으로 암시한다.
    ‘파타고니아’는 지도에 표기되는 정확한 지명이 아니다. 남미 중에서 아르헨티나와 칠레 남부에 걸친 광대한 지역을 일컫는 이름이다. 이곳은 대체로 살풍경한 환경과 을씨년스러운 기후가 특징이다. 무엇보다도 10월에서 3월까지 맹렬하게 불어오는 바람, 채트윈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람의 살가죽을 벗겨낼 정도로” 매서운 바람이 특징이다. 그런 환경 때문에 파타고니아에 거주하는 이들은 쉽게 고립 상태에 처했으며, 자주 두려움과 고독을 맛보았다.
    이 땅에 관해, [파타고니아]의 서문을 쓴 니컬러스 셰익스피어는 이렇게 말한다. “파타고니아에서의 고립과 절연 상태는 사람의 자기다움을 한층 강화시켜주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해서 술꾼은 술을 마시고, 경건한 사람은 기도를 하고, 외로운 사람은 더 외로워지며 가끔은 그 외로움이 치명적인 형태로까지 나아가기도 한다.”
    ‘외로움의 치명적인 형태’는 때로는 불운하게도 ‘자살’이었지만, 흥미롭게도 ‘놀라운 이야기의 탄생’으로 펼쳐지곤 했다. 채트윈은 ‘세상의 끝’이라는 수사가 과하지 않은 이 고립의 땅 곳곳에, 자기다움이 너무나 강화된 인물들에 의한 기막히고 기이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털어놓을 정도였다. “어딜 가든 내가 이야기를 수집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들이 나를 찾아오곤 했다……. 나는 거센 바람도 그런 현실을 낳는 데 일조를 했다고 생각한다”.
    [파타고니아]는 채트윈이, 위로는 아르헨티나 북부의 부에노스아이레스부터 아래로는 남미의 남쪽 끝인 푼타아레나스에 이르는 광대한 영역을 떠도는 동안에, 그에게 찾아온 97개의 기이한 이야기들을 써낸 작품이다.
    말 그대로 온갖 기이한 이야기들이 엮여 있는 터라 그 내용을 조리 있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한 가지 분명한 특징은 꼽아볼 수 있다. 바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온통 채워진 작품이라는 점이다. 특히나 채트윈이 만나고 포착한 인물들은, 뿌리 없고 불안정한 이야기꾼들이 대부분이다. 법을 어기고 도망친 이들이나 정권 교체의 소용돌이를 피해 온 이들, 혹은 그저 “영국이라는 비좁은 닭장”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 이들을 비롯해, 란제리 외판원, 마에스트로, 독학자, 천재, 떼강도, 해진 옷을 입은 유난히 아름다운 여자, “한 번도 보지 못한 고국을 떠올리기 위해 카운터 위에 어린 박하를 키우는” 아랍인 같은 인물들이다. 채트윈이 보기에 그들의 존재가 바로 ‘세상의 끝’에서 ‘세상의 시작’을 열어젖히는 ‘기적’들이 아니었을까. 아래의 글(채트윈이 파타고니아에 머무는 동안 아내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은 채트윈의 파타고니아 여행의 내용과 성격을 그 어떤 설명보다도 잘 보여준다.

    파타고니아의 풍경이 어딜 가나 한결같고 일거리도 양을 키우는 일밖에 없다 보니 여기 사람들도 자연히 따분하고 단조로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 하지만 나는 크리스마스에 오지의 어느 예배당에서 웨일스어로[천사 찬송하기를]을 부르고 스코틀랜드계 노인과 레몬 커드 타르틀레트를 먹었어. 이 노인네는 스코틀랜드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으면서도 백파이프를 손수 제작했고 저녁 식사 때는 킬트를 입어. 한번은 스위스에서 가수로 활동했던 여자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그녀는 파타고니아의 모든 골짜기 중에서도 가장 외진 데서 살고 있는 스웨덴 출신의 트럭 운전사와 결혼한 뒤 제네바 호수 풍경을 그린 벽화들로 집 안을 장식해놓고 살아. 부치 캐시디와 그 일당들을 알고 있는 독일계 노인하고 식사를 한 적도 있어. 나는 그림 형제의 동화에나 나옴직한 집에서 그 동화 속 이야기처럼 살고 있는 그 노인과 함께 바이에른의 루트비히를 위해 건배를 했지. 두 다리를 잃은 우크라이나 의사와는 만델스탐의 시에 관해 논했고. 찰리 밀워드의 에스탄시아를 찾아갔을 때는 일꾼 숙소에서 일꾼들과 새벽 3시까지 마테 차를 마셨어(마테 차는 내가 좋아하는 동시에 싫어하는 음료야). 베르길리우스의[농경시]나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생활 방식을 따르며 살아가는 시인이자 은둔자의 집에 찾아가기도 했지. 그리고 파타고니아 고고학자의 거침없는 웅변에 귀 기울인 적도 있어. 그 사람은 파타고니아에 유니콘이 존재했고 티에라델푸에고에는 키가 80센티미터가량 되는 원인(原人) 푸에고피테쿠스 파텐시스가 존재했다고 역설했지. [파타고니아에는] 책 한 권을 쓰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풍부한 이야깃거리들이 있었어.

    꿈의 발자취, [송라인]에 대하여
    [송라인]의 표지에는 해진 수첩이 놓여 있다. 이 수첩은 바로, 채트윈이 숭배에 가까운 말로 애정을 표했던 ‘몰스킨’이다. 이 책만의 가장 두드러진 점은, 오늘의 일이 내일의 계획을 정하듯, 하나의 탐구로부터 다음의 탐구를 계획해나가는 ‘철학적 여정’이라는 점인데, 이 여정에서 채트윈은 한시도 저러한 수첩을 놓지 않았다.
    [송라인]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애버리지니)들 사이에서 ‘꿈의 발자취’로 여겨져 온 보이지 않는 길, ‘송라인’을 채트윈이 찾아 걸으며 쓴 여행기로, 그의 두 번째 여행기이자 생애 마지막 출간작이다. 내용상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중반까지는, 그가 오스트레일리아 애버리지니들과 밀접한 유대를 맺은 러시아계 사나이 ‘아카디’의 도움을 받아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장소를 찾으며 애버리지니들이 땅을 인식하는 독특한 방식인 노래 지도 ‘송라인’을 알아가는 여정이 이어진다. 중반 이후부터는 채트윈이 ‘노마드에 대한 책’을 구상하며 노트에 기록해두었던 단상, 인용문, 짧은 여행 스케치들이 오스트레일리아 여행의 기록과 번갈아 가며 나타난다.
    우리에게 낯선 ‘송라인’이 무엇인지에 관해 설명을 해둘 필요가 있을 텐데, 단순하게 말하면 이것은 애버리지니 창조 신화 중에서 핵심을 이루는 주요 ‘개념’이다. 애버리지니들은 처음 세상을 창조한 조상들이 있다고 믿었고, 그 조상들은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을 돌아다니며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새, 동물, 식물, 바위, 물웅덩이 등의 토템 존재들)의 이름을 노래로 부름으로써, 그것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게 했다고 믿는다. 그리고 조상들이 세상을 창조하며 걸은 길을 바로 ‘노래의 길(The Songlines)’이라고 부르고 그 길이 ‘꿈의 발자취’라고 믿는 것이다.
    즉 애버리지니들은 세상이 노래로써 창조되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흔적인 ‘송라인’을 신성하게 보전하는 것을 생애 임무로 여겼다. 채트윈은 이 아름다운 창조 신화에 ‘노마드’ 양식의 삶이 꿈꾸고 누릴 수 있는 절정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 ‘송라인’을 여행하며, 자신이 오래도록 천착한 ‘노마드’에 대한 성찰들을 다시 경험하고 확인하는 여정을 이어가는 것이다.
    아래에 인용하는 본문은 채트윈이 파타고니아 여행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여행에서도 어떤 ‘기적’을 찾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가 발견하고 전해주는 그 ‘기적’의 순간은, 역시 우리의 가슴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애버리지니는 그 누구라도 창조된 세상이 어떤 면에서든 불완전하다는 생각을 품을 수 없었다. 그들의 종교 생활의 목표는 단 하나다. 땅을 본디 상태이자 있어야만 할 상태로 유지하는 것. 워커바웃을 떠나는 이는 의식적인 여행을 하는 것이었다. 그는 자기 조상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단어 하나, 음 하나 바꾸지 않고 조상의 시구를 부른다. 그리하여 창조를 재창조한다.
    “이따금 나[아카디]는 우리 ‘노인네들’을 태우고 사막으로 갈 거고, 그러다 어느 봉우리나 모래언덕과 마주치면 그들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할 거예요. ‘무슨 노래를 부르는 겁니까?’ 하고 내가 물으면 그들은 이렇게 답하죠. ‘땅을 노래하는 겁니다, 땅이 더 빨리 생겨나게 하려고요.’”
    애버리지니는 스스로 직접 보고 노래하기 전까지는 땅이 존재한다고 믿지 못했다. 꿈의 시대에 조상들이 노래를 불렀을 때 비로소 땅이 존재하게 되었던 것과 똑같이 말이다.
    “그러니까 땅은 우선 생각 속에 개념으로서 존재해야 한다는 건가? 그 후에 노래로 불려야 하고? 그때야 비로소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 거로군?”
    “맞아요.”
    (…) 애버리지니는 모든 ‘생명 있는 것’은 대지의 거죽 밑에서 비밀리에 만들어졌다고 믿는다. 비행기, 총, 도요타 랜드크루저 등 백인의 온갖 장치와 앞으로 발명될 모든 발명품도 마찬가지다. 그것들은 대지 표면 밑에 잠든 채, 이름을 불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저자소개

    브루스 채트윈(Bruce Chatwi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0~1989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40년 영국 셰필드에서 태어났다. 1958년에 말버러 칼리지를 졸업하고 소더비스 사의 경비로 취직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미술품에 대한 예리한 안목을 지녀 곧 소더비스 사의 인상파 회화 전문 감정사가 되었으며 입사하고 나서 8년 뒤에는 최연소 이사가 되었다. 하지만 미술품 감정을 장기간 하는 바람에 시력에 문제가 생겼고, 의사는 잠재적 사시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 때문에 곧 일에 대한 흥미를 잃고 사직서를 제출, 1966년 가을에는 고고학을 공부하기 위해 에딘버러 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대학 교육에 싫증을 느껴 2년 만에 중퇴하고 1972년[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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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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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빈방〉으로 당선. 옮긴 책으로 《희박한 공기 속으로》《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세상 끝 천 개의 얼굴》 《성난 물소 놓아주기》《그런 깨달음은 없다》《모든 것의 목격자》《켄 윌버, 진실 없는 진실의 시대》《늘 깨어나는 지금》 외 백여 권이 있다. 현재 부여에서 번역 작업을 하면서 파트타임 농부로 지속 가능한 자연생태 농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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