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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호 서사 동시집『아 명량대첩』. 우리 민족의 영웅이자 문학의 샘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그린 서사 동시집이다. 치밀한 전략과 변함없는 애국심으로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싸움을 승리로 이끌어 낸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을 36편의 작품으로 만나본다.

“어린이들에게 애정 어린 선물이 될, 참으로 각별하고 귀한 서사 동시집”
전병호 서사 동시집 「아, 명량대첩!」

어린이들에게 애정 어린 선물이 될, 참으로 각별하고 귀한 서사 동시집이 출간되었다. 우리 민족의 영웅이자 문학의 샘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그린 서사 동시집 「아, 명량대첩!」이 바로 그것이다.
서점은 물론 도서관에 가더라도 어린이를 위한 서사 동시집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데, 최근 계간 ≪오늘의 동시문학≫에 절찬리에 연재된 서사 동시 「아, 명량대첩!」이 시집으로 묶여 나온 것은 어린이들을 위한 참 각별하고 귀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묵직한 역사 이야기가 이렇게 아름다운 시가 될 수 있음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임복순(동시인)

읽는 내내 가슴 벅차고 감격스러웠던 연작 동시 ─장지현(동시인)

참 각별하고 귀한 동시를 접했습니다. 제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특별한 연작 동시, 어린이들에게 애정 어린 선물을 남기셨네요. 많이 부럽습니다. 김훈의 「칼의 노래」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연이어 읽었는데, 「칼의 노래」가 백설기라면, 「엄마를 부탁해」는 무지개떡이구나, 했는데 오늘 「아, 명량대첩!」을 읽고는 「칼의 노래」가 직선이라면, 「아, 명량대첩!」은 직선 속의 곡선이구나,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조영수(시인ㆍ동시인)

서사 동시집인 전병호의 「아, 명량대첩!」, 권영상의 「동트는 하늘」 등이 후대에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준섭(시조시인ㆍ동시인)

우리 어린이들이 역사를 공부로 접하는 경우 아무래도 딱딱하고 지루해하기 십상이다. 인물 이야기 또한 전기로 읽을 경우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 까닭에 독자의 가슴을 촉촉하게 젖어 들게 할 이 시집에 대한 독후감은 가감 없이 가슴에 와 닿는다.

머리말―이 시집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이순신 장군의 ‘눈물’

1592년,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왜군에게 조선을 침략하라고 명령합니다. 조선은 아무 준비도 안 하고 있다가 불과 18일 만에 한양을 내주고 두 달이 채 못 되어서 전 국토를 짓밟히고 맙니다. 임진왜란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육지에서는 이렇게 부끄럽게 패배를 당하고 있었지만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연전연승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특히 한산도대첩으로 바다를 차지한 이순신 장군은 서해를 이용하려던 왜군의 보급로를 끊어 놓음으로써 전쟁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놓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활약과 각 지방에서 일어난 의병들의 봉기로 왜군은 점차 패색이 짙어져서 경상도 바닷가로 밀려나게 되지요.

1597년, 도요토미는 충청도ㆍ경상도ㆍ전라도를 빼앗으라고 14만 왜군을 다시 조선에 보냅니다. 이것이 정유재란입니다. 이때 왜적은 먼저 이순신 장군을 제거할 계획을 세웁니다.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있는 한 전쟁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어이없게도 조선 조정은 왜적의 계략에 넘어가 이순신 장군을 파직하고 감옥에 가둬 고문하다가 백의종군하게 합니다.
한편, 새로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원균은 싸움에 나섰다가 칠천량바다에서 왜군에게 전멸당하고 맙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부터 이순신 장군이 혼신의 힘을 다해 길러 온 조선 수군이 단 한 번의 패배로 궤멸되고 만 것이지요. 다급해진 조선 조정은 이순신 장군을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합니다.

그때 이순신 장군에게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왜적의 선발대는 뒤쫓아 오는데, 이순신 장군이 직접 전장을 돌며 군량미와 병장기와 군사를 모으면서 전투 준비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조정에서는 수군을 폐지하라는 명령을 내려 이순신 장군을 곤경에 빠뜨렸습니다. 이순신 장군에게는 시간도 없었습니다. 서해를 거쳐 한양으로 쳐들어가려는 왜적이 남해로 몰려들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순신 장군은 몸도 건강하지 못했습니다. 감옥에 갇혔을 때 심한 고문을 당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돌아가신 어머니의 장례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몹시 괴로워했습니다.
그때 이순신 장군은 참으로 외로웠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순신 장군은 백성들의 힘을 모으고 적의 대군을 울돌목으로 끌어들여 크게 무찌릅니다. 12척으로 333척을 물리친 것입니다. 이것이 세계 해전 사상 유례가 없는 큰 승리를 거둔 명량대첩입니다.

명량해전에서 참패하자 왜적의 수륙병진정책(육군은 육로를 통해, 수군은 남해안과 서해안을 거쳐 북상하려던 왜군의 정책)은 완전히 실패로 끝납니다. 이로써 기나긴 7년 전쟁이 사실상 끝을 맺게 됩니다. 만약 그때 왜적이 울돌목을 거쳐 서해안으로 쏟아져 나왔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9월 11일(기해) 흐리고 비가 올 것 같다.

홀로 배 위에 앉았으니, 그리운 생각에 눈물이 흘렀다.
세상에 어찌 나 같은 사람이 있겠는가!
아들 회는 내 심정을 알고 심히 언짢아하였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을 불과 5일 앞두고 쓴 일기입니다. 생사와 승패를 알 수 없는 큰 싸움을 앞두고 효도를 다하지 못한,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죄송함과 그동안 억울하게 겪은 수많은 고초를 되돌아보면서 “세상에 어찌 나 같은 사람이 있겠는가!”라고 탄식하다 보니 저절로 눈물이 흘러내렸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치밀한 전략과 변함없는 애국심으로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싸움을 승리로 이끌어 낸 장군이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이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존경심이, 이 시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쓰게 한 보이지 않는 힘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순신 장군의 ‘눈물’을 담아내는 데 가장 알맞은 문학 양식이 시라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요.

이 시집을 읽는 어린이들에게―이순신 장군의 ‘눈물’ㆍ8

제1부
1―백성들이 몰려와 울며ㆍ16
2―회령포 가는 길ㆍ18
3―왜적을 물리칠 수만 있다면ㆍ20
4―다시 바다에 돌아오니ㆍ22
5―신에게는 아직도ㆍ24
6―다시 백성들이 몰려와ㆍ26
7―유령 함대ㆍ28
8―척후선을 띄워라ㆍ30
9―왜장, 비웃다ㆍ32
10―우수영 앞바다로 끌고 온 달ㆍ34
11―죽고자 하면 살고ㆍ36
12―울돌목이 묻는 말ㆍ38
13―마지막 밤이 될지도 몰라ㆍ40
14―하늘에 묻고 또 묻다ㆍ42

제2부
15―왜적의 북소리ㆍ44
16―왜선 삼백서른세 척ㆍ46
17―누구냐, 조선 장수는ㆍ47
18―겨우 열두 척뿐이다ㆍ50
19―쇠밧줄 전법ㆍ52
20―빗발치듯 포를 쏘아라ㆍ54
21―장군의 배만 홀로 외롭구나ㆍ56
22―장군의 꾸짖음ㆍ58
23―안위의 배가 위태롭다ㆍ60
24―파도가 된 백성들ㆍ62
25―낫을 든 백성, 곡괭이 든 백성ㆍ66
26―녹진 언덕의 강강술래ㆍ68
27―합력하라, 조선 수군ㆍ70
28―울긋불긋 삼층 누각선ㆍ74
29―왜장의 목을 돛대에 달다ㆍ76
30―‘이순신과 싸우지 말라’ 했거늘ㆍ78
31―이제는 조선 바다와도 싸워야 한다ㆍ80
32―마침내 도망치는 왜적ㆍ82
33―아아, 이 순간이구나ㆍ84
34―일제히 나아가라ㆍ86
35―붉게 물든 달ㆍ88
36―도요토미가 남긴 말ㆍ90

책끝에―잊을 수 없는 월송대의 솔바람 소리ㆍ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