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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풍경들 : 남극의 눈물 촬영감독의 아주 특별한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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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만태
  • 출판사 : 뜨인돌
  • 발행 : 2012년 08월 03일
  • 쪽수 : 184
  • ISBN : 978895807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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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남극의 눈물] 촬영감독의 아주 특별한 여행기

세상의 끝! 여행과 모험을 향한 인간의 욕구를 이보다 더 강렬하게 자극하는 단어는 달리 없을 것이다. 고대 지중해의 영웅들, ‘대항해 시대’의 뱃사람들, 그리고 20세기의 위대한 탐험가들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만들어 온 서사의 중심엔 언제나 세상의 끝을 향한 길고 아득한 여정이 있었다.
[핀델문도; 세상 끝의 풍경들]은 바로 그 머나먼 곳들에 대한 이야기다. 남극과 북극, 그리고 아마존! 글쓴이 김만태는 MBC 다큐멘터리 [빙하](2004), [아마존의 눈물](2010), [남극의 눈물](2011)을 찍은 촬영감독이다. 편당 5~6개월씩 걸린 촬영기간 동안 현지에서 썼던 일기를 바탕으로 ‘핀델문도(Fin del Mundo. 세상의 끝을 뜻하는 스페인어)’라는 부제가 붙은 흥미로운 여행기를 엮어 냈다.
제목에 담긴 의미는 중층적이다. 남극과 북극이 지리적인 ‘핀델문도’라면 아마존은 인류학적인 ‘핀델문도’다. 공간적 거리보다 훨씬 까마득한 시간적 거리가 가로놓인 그곳을 글쓴이는 ‘문명의 바깥’이라고 부른다.
책의 내용은 ‘방송 에피소드’나 후일담과는 거리가 멀다. 글쓴이는 시종일관 여행자의 시선으로 모든 것들을 바라보고 이야기한다. 세상 끝에 다다른 나그네의 쓸쓸함과 처연함이 책 곳곳에 배경음악처럼 흐른다. 맨눈으로 바라본 남극의 야생동물과 아마존 인디오와 북극의 이누이트는 프레임에 갇힌 화면들과는 사뭇 다른 생생함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물론 촬영감독으로서의 이점은 고스란히 살렸다. 남극해 펭귄들과의 조우, 아마존 분홍돌고래와의 유영, 야노마미 전사들과의 만남, 북극 이누이트 전통축제……. 이 모든 것들을 직접 체험하고 글로 옮긴다는 건 다른 여행서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스케일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연상시키는 남다른 사진들 또한 글쓴이의 특별한 여정을 보여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 간결해서 더욱 강렬한 세상 끝 이야기들

다큐멘터리 감독답게 글쓴이의 문체는 담백하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도, 아무리 특별한 상황 앞에서도 절대 장광설을 늘어놓지 않는다. 영상이 그렇듯 활자의 세계에서도 절제된 표현이 훨씬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성마른 침엽수들의 날카로운 끝자락에 초록이 겨우 묻어난다.” (/ p.14)
“녀석들과의 한바탕 수중 유희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황홀했다.” (/ p.104)
“새삼 빙벽의 푸른빛에 눈이 부시다.”(/ p.168)

사회학 전공자다운 날선 표현들도 종종 발견된다. [Fin del Mundo]라는 제호의 신문이 발행되는 남미 대륙의 끝단 ‘푼타 아레나스’에 들어선 카지노를 볼 때, 사우스조지아 섬에서 지난 세기에 자행되었던 고래 남획의 흔적을 볼 때, 야노마미 인디오들에게 가해지는 문명세계의 폭력을 볼 때 등등.

“바람과 새들의 땅, 세상의 끝 푼타 아레나스에 돈 놓고 돈 먹는 카지노가 들어서다니! 마음 한구석으로 휑한 바람이 지나간다.” (/ p.23)
“20세기에 사우스조지아에서 포획된 고래는 자그마치 18만 마리에 육박했다고 한다. 살육 또는 학살! 대체 어떤 단어가 그 참혹함을 온전히 담아 낼 수 있을까?” (/ p.56)
“지구엔 슬픈 열대만 있었던 게 아니고 슬픈 한대도 있었다.” (/ p.63)

야생에서 만나는 생명들에 대한 글쓴이의 시선은 냉정하면서도 따뜻하다. 천적 앞에서 생사의 기로에 선 새끼 펭귄과 눈이 마주쳤을 때의 괴로움! 자연의 질서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 때문에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 없었던 그때의 안타까움은 ‘빙원, 차가운 야생’이라는 제목의 글에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다.
인간을 보는 눈길 역시 마찬가지여서 아마존에서 만난 길잡이 인디오 이야기, 고기 잡는 이누이트 부자(父子) 이야기 등에서는 인간미 넘치는 휴머니스트의 풍모가 물씬 풍겨난다. 야노마미 마을을 떠나올 때는 ‘문명인’으로서 자괴감을 느끼며 이런 독백을 내뱉기도 한다.

“그들을 정글 한가운데에 두고 돌아가려니 왠지 까닭모를 연민과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이곳은 그들이 주인인 그들의 땅이 아니던가! 오히려 그들이 다시 살벌한 문명세계로 돌아가는 우리들의 뒤에서 따뜻한 연민과 걱정을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 p.142)

* [남극의 눈물] 개봉 앞두고 또다시 세상 끝으로

‘세상 끝의 창’이라는 프롤로그로 시작하여 ‘세상 끝의 세상’이라는 에필로그로 책을 마무리한 글쓴이는 “세상의 끝에선 어김없이 또 다른 세상이 시작되고 있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맨 끝 페이지에서 또다시 어디론가 떠날 것을 예감한다.
지금은 그 예감대로 멀리 아프리카의 깊숙한 내륙에서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2012년 말에 방송될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서다.
8월 9일엔 [남극의 눈물] 극장판이 전국에서 개봉된다.

목차

프롤로그 ; 세상 끝의 창 - 오래전 일기 중에서

1. 남극, 세상의 남쪽 끝

다시 세상 끝으로 / 포클랜드의 전쟁과 평화 / 바람의 운명 / 아득한 뱃길 / 빙원, 차가운 야생 /
세상 끝에서 보낸 엽서 / 슬픈 한대 / 생명들 눈뜨는 남극의 여름 / 혹등고래의 이루지 못한 꿈 /
펭귄의 영토 / Seoul 19,079km / 남극의 야외 온천, 디셉션 섬 / 빙하 칵테일

2. 아마존, 문명의 바깥

꿈결처럼 다가온 분홍 돌고래 / 나무늘보, 그들만의 시공 / 인디오의 꿈 / 운명 / 아디오스! 야노마미

3. 북극, 세상의 북쪽 끝

이누이트 가족 이야기 / 그린란드의 투덜이 어부 / 북극의 내셔널 데이 / 크레바스 속의 시간여행 /
썰매견의 향수

에필로그 ; 세상 끝의 세상

본문중에서

푼타 아레나스(Punta Arenas)! 안데스 산맥이 남극을 향해 달리다 질주를 멈춰 버린 남미 대륙 칠레 최남단의 도시. 바람과 이름 모를 새들의 고향. 외로움과 적막함이 시월의 단풍처럼 묻어나는 곳. 낮게 드리운 잿빛 하늘 아래로 바다를 향해 몰아치는 바람이 까닭 모를 슬픔과 고독을 느끼게 하는 곳.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세상의 끝(Fin del Mundo)’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 p.13)

바람은 결코 뒤를 돌아보는 법이 없다. 한번 지나쳐 온 것은 그저 과거일 뿐 다시 돌아가기 위해 애쓰거나 아쉬워하지 않는다. 비록 어딘가 이름 모를 세상의 끝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지라도 달려온 시간들을 애달파하거나 후회하지 않는다. 때로는 메마른 대지의 새싹 아래로, 때로는 구슬픈 바다 위로, 또 때로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귀밑머리 아래로 주어진 시간 동안을 달려갈 뿐이다.
그렇게 달릴 만큼 달리다가 이윽고 사라진다.
그것이 바람의 운명이다.
(/ p.38)

희끗한 눈을 머리에 인 자그마한 섬이 출렁이는 바닷물에 곧 사라져 버리기라도 할 듯 위태롭게 솟아 있었다. 분명 두 발로 딛고 설 수 있는 단단한 육지였다.
꼬박 나흘이 걸렸다.
(/ p.42)

살기 위해 죽이려는 자이언트페트렐과 살기 위해 도망치려는 어린 펭귄,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나! 각기 다른 세 종류의 동물들이 남극해의 외딴 섬 사우스조지아에서 얼어붙은 듯 대치하고 있다.
(/ p.49)

펭귄들의 황망한 눈동자 뒤로 거대한 포경선이 시뻘건 세월의 녹을 뒤집어 쓴 채 흉물스럽게 서 있다. 살육 도구였던 기계들의 낡은 톱니바퀴 사이로 설핏 고래들의 ‘푸우-’ 하는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다.
(/ p.63)

빼곡한 팻말들을 밑에서부터 훑어 올라갔다. 상파울루 같은 익숙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생소한 지명들이다. 그렇게 기둥의 중간쯤을 넘어설 무렵, 너무나도 친근한 이름이 눈에 확 들어온다.
‘SEOUL 19,079km’
붉은색 팻말 위의 검은 글씨! 대부분의 팻말들과는 달리 누군가가 직접 손으로 쓴 것이다. 순간 반가운 마음이 왈칵 일어났다. 서울과 부산을 스물서너 번 왕복해야 겨우 닿을 수 있는 이 머나먼 곳에선 ‘서울’이라는 글씨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스러울 수 있었다. 19,079km만큼의 그리움과 애틋함이 그곳에 함께 매달려 있는 듯했다.
(/ p.87)

빙하 주위에 머물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빙하 칵테일’ 맛보기다. 향기로운 칵테일에 빙하 한 조각을 띄우고 천천히 녹여 가며 맛을 음미한다. 얼음이 녹으면서 그 안에 오랜 세월 동안 갇혀 있던 공기방울들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다. 무거운 얼음에 잔뜩 짓눌려 있던 작은 공기방울들이 ‘톡 톡’, ‘쨍 쨍’, ‘딱 딱’ 하며 영겁의 시간을 건너뛰어 다시 생명을 얻는다. 칵테일을 마시면 덩달아 수천 수만 년 전의 공기도 함께 마시는 것이다.
(/ p.101)

보뚜는 내 아마존 촬영의 첫 주인공이었다.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내게는 너무나도 강렬한 인상을 남겨 준 분홍 돌고래! 환상처럼 나타나 꿈결처럼 사라져 버린 보뚜의 황홀한 모습을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 p.110)

우주선이 태양계의 별들을 탐사하고,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이버 세상이 존재하고, 돈만 있으면 목숨도 연장할 수 있는 21세기의 지구에 그들이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우주선도 인터넷도 병원도 아마존도 모두 같은 시대의 지구를 살고 있다.
(/ p.135)

우리나라 설날과 비슷한 명절인 내셔널 데이(National Day)가 되면 마을 전체가 축제로 떠들썩하다. 전통 복장을 잘 갖춰 입은 원주민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온종일 흥겨운 전통춤과 놀이를 즐긴다. 조상들의 전통 배 우미악(Umiak)을 타고 유빙 사이를 질주하고, 카누를 타고 옛날 방식의 물개 사냥을 재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이웃집 할머니 같은 분이 반달 모양의 자그마한 칼 하나로 눈 깜짝할 사이에 2미터가 넘는 물개를 해부해 버린다.
(/ p.158)

그러고 보니 난 지금 수백, 수천 년 전의 얼음들과 함께 있는 것이 아닌가! 지금 내가 서 있는 크레바스 안은 그 기나긴 시간들이 켜켜이 머물러 있는 곳이 아닌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시간여행자라도 된 듯 야릇한 기분이 날 황홀하게 한다. 세상의 끝엔 이처럼 아득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새삼 빙벽의 푸른빛에 눈이 부시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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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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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벽두에 태어나 격동의 70~80년대를 무사히 보내고 90년대 벽두에 대학에 입학했다. 전공은 사회학. 학점은 오리무중이다.
대동제 기간 중 우연히 8mm 카메라를 처음 접했고 내친 김에 촬영까지 해 보았다. 그날 이후 ‘기록자’로서의 작업에 차츰 흥미를 갖기 시작한다.
방송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PD 아니면 기자인 줄로만 알았다가 ‘촬영’이라는 흥미진진한 분야를 담당하는 이들도 있음을 뒤늦게 알았다. 바로 그 순간 “이 길이 나의 길”이라는 운명적 깨달음이 찾아왔고, 내친 김에 결심까지 해 버렸다. 인간 세상의 다양한 모습들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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