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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을 위하여 : 우리 인문학의 자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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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강신주
  • 출판사 : 천년의상상
  • 발행 : 2012년 04월 23일
  • 쪽수 : 50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9687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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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 인문정신의 뿌리 ‘김수영’을 위하여

평생 시인이 되려고 했고, 시인으로 살고자 했던 사람, 김수영. 그는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며 자유를 살아내고자 했다. 그래서 우리가 김수영을 읽는 것은 곧 자유를 읽는 것이며, 인문정신을 읽는 것이다. 이 책은 강신주가 본격적으로 자기 지향점을 드러내는 책으로 인문정신이라는 날카로운 잣대로 '자기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이 책은 지은이의 힘 있는 글쓰기와 편집자의 열망이 합쳐져서 완성되었다. 편집자는 적절한 시와 산문을 함께 골라내고, 지은이는 치밀한 구성과 탄탄한 글쓰기로 시인 김수영과 자기 이야기를 엮어내고 매듭을 지었다. [김수영을 위하여]는 민족주의 시인이나 참여 시인으로서 편협하게 읽혀 온 김수영의 시가 제자리를 찾아 김수영이 그저 김수영으로 읽히길 바라고, 강신주다운 인문적인 글이 강신주 자체로 읽히길 바란다. 그리하여 독자 모두가 그저 자기 자신이 되길 바라는 저자와 편집자의 꿈이 담긴 책이다.

출판사 서평

진창에 뿌리 내린 거대한 인문정신을 읽다
우리의 첫 시인이자 마지막 시인, 김수영의 서러운 리얼리즘


그것은 자유를 찾기 위해서의 여정이었다
가족과 애인과 그리고 또하나 부실한 처를 버리고
포로수용소로 오려고 집을 버리고 나온 것이 아니라
포로수용소보다 더 어두운 곳이라 할지라도
자유가 살고 있는 영원한 길을 찾아
나와 나의 벗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 김수영, '조국에 돌아오신 상병포로 동지들에게' 중에서

1. 한 편의 시가 한 편의 철학이 되다, 우리 인문정신의 뿌리 ‘김수영’
― 이 책이 말하다


19세기 프랑스에는 자본주의라는 거대 구조를 파고드는 철학자 벤야민이 있었다. 그는 인간이 자본에 억눌리고 잠식되는 현실을 깨부수고자 당시 자본주의 최첨단의 도시였던 파리에 침투했다. 그는 거대 구조의 바깥에서 이를 적당히 관조하는 철학자에 머무르지 않았고, 현실에 침투하여 구조를 직시하는 글을 썼다. 결국 그는 강력한 인문학자로 남는다. 그런데 우리 곁에 그와 같은, 아니 그에 비할 수 없이 강력한 인문정신의 소유자가 있었다. 시인 김수영이다. 그는 참여 시인이나 모더니스트 시인으로 오랫동안 오해되어 왔다. 그러나 김수영은 시인이자 혁명가였고, 진정한 인문정신의 소유자였다. 이 책은 그를 바로 보고, 곧추세우는 책이다.
자유가 억압되는 순간, 우리는 직감적으로 안다.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 이 억압을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언론사 파업, 총선, 막말 논쟁 등 모든 현재적 쟁점 한가운데 ‘자유’가 서 있다. 권력이라는 거대 구조가 자유를 누르고 있는 지금-여기. 그래서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중심에 놓인다. 김수영은 평생 시인이 되려고 했고, 시인으로 살고자 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그에게 시인이란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며 자유를 살아 내는 이를 뜻했다. 그래서 우리가 김수영을 읽는 것은 곧 자유를 읽는 것이다. 그는 죽는 날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남루한 삶을 직시하고 불화를 일으키며 현실을 극복하고자 애썼다. 그리고 그 모든 고민과 과정을 시로 남겼다. 그는 그렇게, 이 땅에 처음으로 자유를 뿌리 내렸다. 각자의 목소리가 자유롭게 삶을 울릴 때 세상은 온통 시끄럽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자유는 방종을 부른다는 교훈 아래, 기득권자의 눈치를 보며 숨죽이고 산다. 김수영의 인문정신을 제대로 읽어 낼 때 우리는 비로소 현실의 억압을 극복하고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김수영을 위하여]는 우리 사회에 침투하여 자유를 뿌리 내리려는 책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그가 내린 뿌리는 거대한 나무가 되어 우리의 두 번째 시인, 세 번째 시인을 낳을 것이다.

자유는 고독한 것이다. 그처럼 시는 고독하고 장엄한 것이다. 내가 지금 ― 바로 이 순간에 ― 해야 할 일은 이 지루한 횡설수설을 그치고, 당신의, 당신의, 당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일이다. 당신이, 당신이, 당신이 내 얼굴에 침을 뱉기 전에. 자아 보아라, 당신도, 당신도, 당신도, 나도 새로운 문학에의 용기가 없다. 이러고서도 정치적 금기에만 다치지 않는 한, 얼마든지 ‘새로운’ 문학을 할 수 있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정치적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개인의 자유도 인정하지 않는다. ‘내용’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형식’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 '시여, 침을 뱉어라' 중에서)

2. 철학자 강신주가 ‘자기 이야기’를 하다
― 이 책에서 듣다


[김수영을 위하여]는 강신주가 본격적으로 자기 지향점을 드러내는 책이다. 즉 철학자로서 인문정신이라는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대며 ‘자기 이야기’를 써 내려간 책이다. 이 책은 시인 김수영을 이야기하지만 결코 문학비평서가 아니다. 민족주의 시인으로 오해 받았지만 실은 강력한 인문정신의 소유자였던 김수영을 통해 한국 인문학의 뿌리를 찾는 철학서이다. 다시 말해, 1960년대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이 땅의 자유와 인문정신에 대한 강신주의 철학적이고 문학적이며 인문적인 고백록이다.
김수영이 죽은 지 50여 년이 지났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도달한 인문정신 근처에도 다다르지 못했다. 반공이 국시는 아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누구든 ‘반공포로’가 될 위협에 휩싸여 남루하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강신주는 이런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한다. “정권을 공격하면 김일성으로 상징되는 북한 정권을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악몽으로부터 우리는 아직 깨어나지 못했다”고 말이다. 여전히 방송통신심의원회와 같은 정부의 검열 기관이 미풍양속을 미명으로 버젓이 활동을 하고, 정치적 반대자에 대해 ‘좌빨’이나 ‘친북’이란 용어가 인터넷 등에서 반공의 칼날로 사용되는 우리의 삶에는 ‘가짜 자유’만 있다. 그는 허용된 자유는 기만적인 자유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체제가 마련한-허용된- 자유를 따르는 순간 우리는 체제가 요구하는 대로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그래서 그는 자유가 짓뭉개진 진창 같은 땅에서 힘겹게 자유를 살아 낸 시인 김수영을 통해 진정한 자유정신, 즉 강력한 인문정신을 말한다.

1960년 10월 6일 김수영은 그다운 시를 한 편 쓴다. 정치 권력이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사용하는 ‘적과 동지’의 논리를 폭로한 '김일성만세'라는 시다. 그는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남한 사회가 사실은 자유가 부재한 사회라는 사실을 멋지게 보여 준다. (…) '김일성만세'를 발표했다면, 그는 1968년 교통사고로 죽기 전에 권력에 의해 교살되었을 것이다. 분명 이 시를 보고 김수영이 김일성을 숭배하는 좌익 지식인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그만큼 남루하다. (…) 잊지 말자. 김수영이 북한에 살았다면 ‘이승만 만세’나 ‘박정희 만세’를 외쳤을 시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 '10장 불온함은 긍지다' 중에서)

3. 저자와 편집자가 같이 서다
― 이 책을 보다


‘불온’이란 키워드를 통해 인문학의 주요한 정신과 본질을 제시한 김수영이 한국 인문학의 핵심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직감한 철학자 강신주, 김수영의 글쓰기 원동력이었던 설움의 코드를 찾아내어 원고 집필을 제안한 편집자 김서연. 이 책은 지은이의 힘 있는 글쓰기와 편집자의 열망이 합쳐져서 완성되었다. 편집자는 적절한 시와 산문을 함께 골라내고, 지은이는 치밀한 구성과 탄탄한 글쓰기로 시인 김수영과 자기 이야기를 엮어내고 매듭을 지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책을 만들고, 그 이야기를 책의 전면에 드러낸 이유는 김수영의 자유정신을 살려내는 책을 그 정신을 최대한 반영하는 형태로 완성해내기 위해서였다. 이 책 자체가 지은이와 편집자가 각자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담아내는, 즉 자유정신을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책이 되게끔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이 자기 자신을 잃고, 자유를 잊은 이들에게 진정 힘이 되기를 바랐다. 사람들이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데에 김수영이 등불과 같은 존재가 된다면, 이 책은 그 등불을 찾는 지도 같은 책이 되도록 말이다. 따라서 [김수영을 위하여]는 민족주의 시인이나 참여 시인으로서 편협하게 읽혀 온 김수영의 시가 제자리를 찾아 김수영이 그저 김수영으로 읽히길 바라고, 강신주다운 인문적인 글이 강신주 자체로 읽히길 바라고, 그리하여 독자 모두가 그저 자기 자신이 되길 바라는 저자와 편집자의 꿈이 담긴 책이다.

김수영은 김수영이려고 발버둥 친 시인이다. 이처럼 그는 자기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고 긍정한 시인이다. 그가 자신을 자신으로 살지 못하도록 만드는 일체의 것에 저항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신을 사랑하려면 자신을 부정하는 모든 것과 맞서 싸울 수밖에 없으니까. 정치권력이나 자본주의는 노골적으로 우리를 지배하려고 하고, 일상의 도처에서 우리를 길들이고자 기회를 엿본다. (…) 이 책의 편집자는 [김수영 전집] 1981년 판을 내게 구해주면서, 책 안쪽에 이런 말을 썼다. “사포처럼 살갗을 도려내는 일상의 적들과 싸우느라…… 얼마나 아팠을까, 그사람.” 정확한 지적이다. 적과의 불쾌한 동거, 그리고 적과의 끝없는 전투! (…) 그는 사포에 갈린 듯한 상처투성이의 몸으로, 때로는 신음처럼 때로는 소망처럼 시를 써 내려갔다. 끝이 없는 싸움이었다.
(/ '에필로그 김수영을 아는가, 자유를 아는가' 중에서)

이 책을 함께 한 사람들

지은이 강신주

사람을 사랑하는 철학자. 그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자신의 벌거벗은 몸과 직면하라고 말한다. 사실 우리는 알몸 곳곳의 상처와 흉터, 군살이 너무나 적나라해서 차라리 외면하려고 한다. 그래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정직해지라는 그의 말과 글은 불편하다. 그러나 불편함을 감수하고 일단 알몸에 직면하고 나면 당당해진다. 우리를 지배하거나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대상과 맞서 싸우고, 누구도 흉내 내지 않은 나만의 목소리로 살아 내면 삶은 충만해지기 때문이다. 강신주는 우리가 가면을 벗고 ‘벌거벗은 나’로서 자신과 타자를 진정 사랑할 수 있도록 이끈다. 결국 그가 주는 불편함은 행복을 가져다준다. 그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자 하는 이들의 셰르파다.

만든이 김서연
삶이 고통스러워서 철학을 공부했고, 철학을 공부해서 삶은 더 고통스러워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 가지는 분명히 깨달았다. ‘자유롭지 않은 삶이 가장 고통스럽다.’ 인간이 오롯이 자유로울 때 모든 폭력이 끝날 것이고, 모든 사랑이 처음으로 시작될 것이라 믿는다. 사람들의 머리를 깨우고 마음을 흔들어 자유를 향한 열망을 치솟게 하고 싶다. 그리고 그런 책을 만들고 싶다.

김수영
자유를 살아 낸 시인. 김수영은 우리 땅에 우리말로 거대한 뿌리를 내린 사람이다. 그는 시인이자 혁명가였고, 강력한 인문정신의 소유자였다. 그가 꿈꾼 세상은 모든 사람이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 가장 자유로운 곳이었다. 그래서 그를 흔히 평가하듯 참여 시인이나 모더니스트 시인으로 규정지을 수는 없다. 보통 사람에 비해 훨씬 민감하고 섬세했던 그는 6·25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뼈저리게 느낀 자유를 온몸에 새겼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스스로 자유를 살아 내려고 했으며 이웃들의 부자유에 눈물을 흘렸다. 그는 자유를 질식시키는 일체의 권위주의에 홀로 맞서며 평생 지친 삶을 살았다. 우리 인문정신은 그로부터 출발했고, 그 덕분에 시작될 수 있었다. 자유를 울리는 인문정신을 온몸으로 살아 낸 그는 우리의 첫 시인이자 마지막 시인이다.

목차

(본책) 우리 인문학의 자긍심 김수영을 위하여
머리말
프롤로그 김수영을 아는가, 자유를 아는가

1부 시인을 위하여
1장 인간적이거나 인문적이거나
2장 전쟁의 가르침과 사랑의 상처
3장 시인, 영원한 자기 배반자

2부 사람을 위하여
4장 가장 구체적이어서 가장 단독적인 것, 시
5장 공통된 중심이 부재한 사회를 꿈꾸다
6장 언어의 숙명과 시인의 소명
7장 자기 힘으로 도는 팽이가 되어라

3부 자유를 위하여
8장 행동을 낳는 생각을 하다
9장 자유를 살아 내다
10장 불온함은 긍지다

에필로그 굿바이! 김수영
편집자의 말
참고문헌
김수영 연보 및 본문 수록 작품 발표시기

(부록) 김수영을 위하여 본문 수록 작품
읽기 전에
시 34편
산문 2편

본문중에서

경찰에게는 한 마디도 못하면서 갈비탕집 주인에게만 고래고래 소리치는 내가 비겁해서 서럽고, 사랑하지 않는 마누라와 자식을 핑계로 함께 살아서 서럽고, 월급 주는 이에게 바른 소리 한 번 못하고 굽실거려 서럽고, 바라는 게 있어서 비쩍 마른 가을 거미처럼 늙어가는 내가 서럽다. 김수영이 느낀 서러움이다. 우리네 생활인이 겪는 서러움과 같다. 같은 서러움이지만 다른 서러움이다. 우리는 서러워서 자본 신(神), 종교 신, 권력 신에 기대지만, 김수영은 자신에게 기댔다. 그리고 시를 썼다. 시는 자유고, 혁명이고, 그 자신이었으니까. 김수영은 사회주의자도, 모더니스트도 아니다. 그저 자유를 바랐다. 자유에는 이념이 없다. 오직 사람뿐이다.
(/ '편집자의 말' 중에서)

강을 건넜으면 배를 버려야 합니다. [김수영을 위하여]는 김수영의 정신으로 여러분을 이끌려는 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험이 다르면 해석도 다를 수밖에 없는 법입니다. 여러분도 김수영이란 거울을 통해 여러분 자신의 삶을 직시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타인의 제스처를 모방하지 말고 자신만의 제스처를 만들어야 한다.” 김수영이 우리에게 요구한 것은 바로 이것 아니었던가요. 여러분은 강신주라는 선글라스를 벗고 자신의 눈으로 김수영을 응시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배가 강어귀에 도달했다고 할지라도, 배에서 발을 떼어 육지를 밟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일이니까요.
(/ '읽기 전에' 중에서)

자유는 고독한 것이다. 그처럼 시는 고독하고 장엄한 것이다. 내가 지금 ― 바로 이 순간에 ― 해야 할 일은 이 지루한 횡설수설을 그치고, 당신의, 당신의, 당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일이다. 당신이, 당신이, 당신이 내 얼굴에 침을 뱉기 전에. 자아 보아라, 당신도, 당신도, 당신도, 나도 새로운 문학에의 용기가 없다. 이러고서도 정치적 금기에만 다치지 않는 한, 얼마든지 ‘새로운’ 문학을 할 수 있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정치적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개인의 자유도 인정하지 않는다. ‘내용’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형식’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 '시여, 침을 뱉어라' 중에서)

1960년 10월 6일 김수영은 그다운 시를 한 편 쓴다. 정치 권력이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사용하는 ‘적과 동지’의 논리를 폭로한 '김일성만세'라는 시다. 그는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남한 사회가 사실은 자유가 부재한 사회라는 사실을 멋지게 보여 준다. (…) '김일성만세'를 발표했다면, 그는 1968년 교통사고로 죽기 전에 권력에 의해 교살되었을 것이다. 분명 이 시를 보고 김수영이 김일성을 숭배하는 좌익 지식인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그만큼 남루하다. (…) 잊지 말자. 김수영이 북한에 살았다면 ‘이승만 만세’나 ‘박정희 만세’를 외쳤을 시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 '10장 불온함은 긍지다' 중에서)

김수영은 김수영이려고 발버둥 친 시인이다. 이처럼 그는 자기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고 긍정한 시인이다. 그가 자신을 자신으로 살지 못하도록 만드는 일체의 것에 저항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신을 사랑하려면 자신을 부정하는 모든 것과 맞서 싸울 수밖에 없으니까. 정치권력이나 자본주의는 노골적으로 우리를 지배하려고 하고, 일상의 도처에서 우리를 길들이고자 기회를 엿본다. (…) 이 책의 편집자는 [김수영 전집] 1981년 판을 내게 구해주면서, 책 안쪽에 이런 말을 썼다. “사포처럼 살갗을 도려내는 일상의 적들과 싸우느라…… 얼마나 아팠을까, 그사람.” 정확한 지적이다. 적과의 불쾌한 동거, 그리고 적과의 끝없는 전투! (…) 그는 사포에 갈린 듯한 상처투성이의 몸으로, 때로는 신음처럼 때로는 소망처럼 시를 써 내려갔다. 끝이 없는 싸움이었다.
(/ '에필로그 김수영을 아는가, 자유를 아는가'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7~
출생지 경남 함양
출간도서 49종
판매수 87,773권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 동서양 인문학을 종횡하며 끌어올린 인문정신으로 어떤 외적 억압에도 휘둘리지 않는 힘과 자유, 인간에 대한 사랑을 쓰고 말해왔다.
지은 책으로 [강신주의 노자 혹은 장자], [비상경보기],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철학이 필요한 시간], [강신주의 감정수업], [김수영을 위하여], [상처받지 않을 권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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