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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의 수수께끼 [양장]

원제 : L’Enigme du 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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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금, 왜 다시 ‘증여’를 논하는가!

「문학동네 인문 라이브러리」는 현대의 지성인들이 펼치는 깊이 있는 사유와 성찰,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우리 시대의 명저를 소개한다. 또한 동시대와 호흡하는 어제의 지식을 아우르자는 취지에서 근대의 고전들도 포함하고 있다. 특정 분야나 주제에 치우침이 없이 철학, 역사, 사회학, 심리학, 문학이론 등을 망라하는 본격 인문 총서이다. 제 1권『증여의 수수께끼』는 마르셀모스의 기념비적 저술 <증여론>에 대한 재해석이며 재평가이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인류학자 모리스 고들리에는 <증여론>을 마르크스주의적 입장에서 새롭게 해석하여 사회적 교환의 원리, 사회 구성의 원리에 대한 탐구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접목시켰다. 이 책을 통해 선물 교환이 현대에서 경제 원리로만 파악하는 것은 단편적인 이해에 불과한 것임을 깨달을 수 있다.

출판사 서평

“세상은 언제나 인문의 시대였다. 삶이 고된 시대에 인문 정신이 수면 위로 떠올랐을 뿐.
‘문학동네 인문 라이브러리’는 인문 정신이 켜켜이 쌓인 사유의 서고書庫다.”

문학동네가 인문학술 총서 문학동네 인문 라이브러리를 새롭게 선보인다. 문학동네 인문 총서의 맥을 10여 년 만에 되살리는 이 총서는 현대의 지성들이 펼치는 깊이 있는 사유와 성찰,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우리 시대의 명저를 소개한다. 철학, 역사, 사회학, 심리학, 문학이론 등을 망라하는 본격 인문 총서이다.

모든 것이 매매되는 세상에 희망은 있는가?
마르셀 모스와 레비스트로스를 잇는 프랑스 인류학계의 거장 모리스 고들리에
시장 경제가 지배하는 이 시대에, 원시 부족사회의 ‘증여 교환’에서 대안을 찾는다.

“현대의 삶을 시장 경제 원리로만 파악하는 것은 얼마나 단편적인 이해인가!”
(오명석,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문학동네의 새로운 인문학술 총서 ‘문학동네 인문 라이브러리’ 첫 책 『증여의 수수께끼』는 마르셀 모스의 기념비적 저술『증여론』(1925)에 대한 재해석이며 재평가이다. 지금, 왜 다시 ‘증여’를 논하는가? 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적인 부의 축적이 최고의 목표다. 이것은 사회의 통합이 아니라 분열을 초래한다. 증여 교환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도 부와 재화를 축적했지만 그 목적은 더 많이 베풀어 명예를 추구하는 데 있었다. 때로 증여는 서로 적대적으로 경쟁하며 지위를 겨루는 수단이었지만, ‘소유’의 의미 자체가 지금과는 달랐다. 내가 누군가에게 물건을 증여받아도 그 물건은 완전한 내 소유물이 아니었다. 내가 잠시 그 물건을 ‘점유’할 뿐이다. 사물은 증여와 답례의 연쇄 속에서 순환하며, 이것이 사회를 재생산하는 힘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시 부족사회의 교환 체계였던 증여 경제는 자본주의 등장과 함께 용도폐기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본주의를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더불어 자본주의에 필요한 도덕적 성찰을 제공한다.

모스를 비판한 레비스트로스를 향한 재반론!
마르크스주의의 물신物神 개념을 접목한 증여의 현대성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인류학자 모리스 고들리에의 『증여의 수수께끼』(1996)는 마르셀 모스Marcel Mauss의 『증여론Essai sur le don』(1925)에 대한 재해석이며 재평가이다. 또한 모스를 비판한 자신의 스승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vi-Strauss에 대한 반론이다. 고들리에는 레비스트로스를 경유하여 모스를 재발견한다.
모스의 『증여론』은 증여 교환(또는 선물 교환)을 인간 사회 생활의 기본 원리로 인식하고 증여의 논리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선구적 저술이다. 그러나 모스는 직접 현지조사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고, 훗날 레비스트로스가 지적했듯 사물 속의 ‘영적인 힘’이라는 종교적 영역을 끌어와 증여를 신비화함으로써 과학적 사고를 결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레비스트로스는 그런 종교적 설명을 거부하고 사회의 기원을 정신의 무의식적 구조와 상징화 능력에서 찾았다. 반면 고들리에는 마르크스주의의 물신 개념에 기대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적 주장을 재비판하며, 모스가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고 레비스트로스도 간과했던 ‘신성재神聖財, object sacr?’의 존재를 통해 ‘증여의 수수께끼’에 접근한다.

지금, 다시 증여에 대해 논해야 하는 이유
오늘날 증여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사회적 연대, 자선과 기부,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 경제, 그것도 시장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시대에 왜 다시 ‘증여’인가?
서문에서 고들리에가 밝히듯, 우리 사회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규모를 줄이고’ 비용을 낮추어 생산력을 높이는, 그래서 노동력을 감소시켜 대량 해고와 실업을 유발하는 사회 체제”이다. 돈 없이는 사회적 삶도 없으며, 사실상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 개인의 사회적 삶이 경제에 의존하면서 빈부 격차, 노사 갈등 등 ‘사회적 균열’도 커져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가는 사회를 통합하고 간극을 메울 책임이 있지만 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증여하고 분배하라는 요청이 확산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고들리에는 모스에게로 돌아간다. 사회적 삶의 근간을 이루는 ‘증여’의 참된 의미를 되묻기 위해서다. 원시 부족사회에서 증여는 단순히 개인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재화의 교환이 아니었다. 그것은 집단적이고 의무적이며, 물질적 이익과 사회적 권력, 상징적이고 신화적인 의미가 함축된 사회적 교환, ‘전체적 급부prestation totale’였다. 이것이 현대 사회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모스에 대한 재평가, 레비스트로스의 모스 비판 재검토
모스는 시장의 존속을 주장하면서도 자유방임주의에 국가가 개입할 것을 주장했다. 모스는 사회를 “상인, 은행가, 자본가의 냉정한 계산”의 노예로 만들지 않기 위해 선구적으로 사회 프로그램의 윤곽을 그려놓았다. 그것이 바로 『증여론』이다.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인류학자인 고들리에는 마르크스주의의 물신 개념과 사회구성체론을 접목시켜 모스의 『증여론』을 새롭게 해석한다. 고들리에에 따르면, 모스는 증여의 수수께끼를 다 풀지 못했다. 모스는 증여에 관해 다음 두 가지 중요한 질문을 내놓았다.

과거 혹은 고대 사회에서 증여를 받은 뒤에 답례해야 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이해관계와 법적 원리는 무엇인가? 증여된 물건 속에 깃들어 있는 어떤 힘이 수증자가 답례하도록 만드는가? (19쪽)

모스는 증여를 세 가지 의무의 연속으로 간주했다. 즉 증여하기, 수증하기, 그리고 답례하기. 여기서 모스는 답례의 의무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는데, “사물 안에 힘이 존재하며, 이 힘이 사물로 하여금 스스로를 유통시키게 만들어 최초의 소유자에게 돌아가게 만든다고 가정했다.”(33쪽) 이것이 폴리네시아의 마나, 하우 개념이다. 이 지점에서 모스는 ‘종교적’ 영역을 끌어들인다.
레비스트로스는 모스에게서 나타나는 논리적 허점을 지적했다. 레비스트로스가 보기에 마나, 하우의 개념은 “의미가 없는, 따라서 어떤 의미도 수용할 수 있는 기표” 혹은 “부유하는 기표”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사회생활이 교환 형식들(여성, 재화, 언어 등)의 결합에 기초하며, 무의식적 마음 구조와 유기적으로 접합된 상징체계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상징적인 것’이 ‘상상적인 것’과 ‘실재적인 것’보다 더 우월하다고 보았다.
고들리에는 뉴기니 바루야족을 수년간 현지답사하고 나서 레비스트로스의 모스 비판을 재검토하고, 교환과 사회 구성 원리에서 ‘상상적인 것’이 ‘상징적인 것’보다 우월할 수 있음을 밝힌다. 그리고 그런 발견의 중심에는 ‘줄 수도 팔 수도 없고 간직해야만 하는 사물’, 즉 ‘신성재’의 존재가 자리하고 있었다. 고들리에는 증여에 대한 논의의 초점을 ‘증여되는 사물’에서 ‘보존되는 사물’로 과감히 이동시켰다.

신성재 : 증여와 판매가 불가능한, 오직 간직해야만 하는 사물
신新모스주의자인 아네트 와이너Annette Weiner는 『양도 불가능한 점유물: 보존하면서 증여하기의 역설Inalienable Possessions: The Paradox of Keeping-while-Giving』에서 말리노프스키와 모스가 풀지 못한 채 남겨둔 문제를 해명할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고들리에는 어떻게 물건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증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아네트 와이너의 논의를 기반으로 삼아 증여할 수 없는 물건, 신성재의 비밀에 다가간다. 신성재는 사회의 ‘고정점’으로, 사회가 스스로 돌아가게 하여 사회를 생산, 재생산하게 하는 메커니즘의 중심축이다. 고들리에는 상품 교환 혹은 증여 교환으로부터 면제된 실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사회와 정체성도 시간을 초월해 존재할 수 없고,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이나 집단의 기초를 제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바루야족의 콰이마트니에, 부싯돌, 황소울음피리가 그런 신성재의 예이며, 성인식 등에서 중요한 의례 도구로 쓰인다. 이 물건은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지만, 그 혜택만은 부족의 모든 성원에게 양도 가능하다. 양도되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물건의 효력인 것이다. 사회를 결속하고 재생산하는 힘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고들리에는 사회의 존재가 물질적이고 상징적인 것뿐 아니라 상상적인 것에 의존한다고 보며, 상징적인 것의 우월성을 주장한 레비스트로스와 라캉과는 달리 상상적인 것의 우월성을 주장한다. 신성재는 바로 그 상상적인 것이 물상화된 표상이다.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신성재에 해당하는 것은 화폐와 헌법이며, 이는 현대 사회가 무의식적으로, 암묵적으로 받아들이는 상상적 전제이다.

현대 사회에서 화폐의 본질과 증여의 귀환
신성재와 화폐의 기원을 이어주는 고리는 신성재의 대체물인 ‘가치재’이다. 오늘날의 화폐는 세속화된 가치재, ‘신성한 기원’과 단절된 채 상품 교환에서만 쓰이게 된 가치재이다. 가치재가 화폐로서 유통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이 ‘상상적’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 이 상상적 가치는 ‘법’이라는 공적인 인증절차를 거쳐 화폐의 존재를 정당화하고, 그것을 유통시킨다.
모스는 이런 화폐의 본질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화폐가 움직이고 교환되기 위해서는 교환 밖에서 보존되는 사물, 즉 그것을 기점으로 인간, 재화, 용역이 유통하게 만드는 고정점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식하지 못했다.
고들리에는 묻는다. 모든 것이 교환되고 판매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증여와 신성재는 어느 곳에 있을까?” 그리고 ‘인격체로서의 개인’과 ‘헌법’이라고 답한다. 경제적 행위자로서의 개인은 상품화될 수 있지만, 정신과 신체를 가진 개인이 온전히 상품이 되는 일은 없다. 헌법도 상품 관계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 헌법은 그곳을 선택하고 투표한 모든 사람들의 ‘양도 불가능한 공유물’, 공동의 공공재이다. 남는 것은 결국 인간 자신의 힘이다.
“신화, 종교 교리, 철학의 원리로 표현되는 이 모든 체계에 맞서 사회과학은 인간을 인간의 자리(사회 속에 사는 존재일 뿐 아니라, 살기 위해 사회를 생산하는 존재의 자리)에 놓음으로써, 비판 기능을 수행한다. 인간이 생산한 모든 것, 인간의 실천, 그리고 인간의 사고 심리로부터 생겨난 모든 것을 인간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281쪽)
“우리는 개인 안에 잠자던 모든 힘과 잠재성을 역사적으로 전례 없이 해방시켰지만, 다른 사람을 이용해 살아가도록 종용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래서 연대의 영구적 결핍을 대가로 우리 사회는 살아남고 번영한다. 더욱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새로운 연대란 오직 계약 형식에 의한 거래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협상될 수는 없다. 개인들을 연결하는 것, 곧 그들 간의 관계,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사회적인 것과 내면적인 것 간의 관계를 구성하는 일이 남아 있다. 이는 인간이 사회에서 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사회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296쪽)

추천사
고들리에는 증여의 논리에 대한 모스와 레비스트로스, 그리고 신모스주의자들(아네트 와이너와 낸시 문 등)의 논의를 충분히 섭렵하면서, 그것들을 마르크스주의의 물신 관념과 사회구성체론에 접목시킨다. 증여의 물신성을 상품의 물신성에, 신성재의 양도 불가능성을 화폐의 양도 불가능성에 비유하면서, 이들 간에 내재된 연속성의 측면을 밝힌다. (…) 이 책을 읽고 나면, 선물 교환이 현대에서 결코 주변적인 가치만 갖는 과거의 유습이 아니며, 현대의 삶을 시장 경제 원리로만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단편적인 이해에 불과한지를 깨닫게 된다. ― 오명석(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목차

추천사
서문

1부 모스의 유산

명암이 교차하는 고전
- 명성 배후의 간단한 원리 : 증여를 세 가지 의무의 연속으로 본 강력하고 포괄적인 통찰
- 증여, 양날의 관계
- 증여의 수수께끼와 모스의 해법
- 토착민의 이론에 미혹된 모스 : 레비스트로스의 비판
- 레비스트로스의 모스 비판 재검토
- 수수께끼에 대한 레비스트로스의 해법 : ‘부유하는 기표들’
- 언어의 대폭발과 사회의 상징적 기원
- 레비스트로스의 전제 : 상상적인 것에 대한 상징적인 것의 우월성
- 네번째 의무를 잊다(신과 신의 대리인에 대한 인간의 증여)
- 잊혀진 모스
- 증여될 수 있는 사물과 보존되어야 하는 사물(아네트 와이너와 증여의 역설)
- 사회의 양 토대
- 모스의 이론을 보완하면서도 그것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 위한 비판
- 비경쟁적 증여 · 답례에 대한 간단한 사례 분석
- 증여받자마자 돌려주기(이렇게 이상한 증여도 있는가?)
- 하우는 정말로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인가?(혹은 민족학자인 엘스돈 베스트가 1909년에 수집한 엥가티-라우카와 부족의 현자 타마티 라나이피리의 이야기를 모스는 어떻게 읽은 것일까?)
- 포틀래치 : 모스를 매료시킨 증여
- 쿨라(모스에 따르면 포틀래치의 멜라네시아 사례)
- 모카
- 사물은 이유 없이 혹은 저절로 돌아다니지 않는다

2부 인간과 신의 대체물

뉴기니 바루야족의 신성재, 가치재, 물건 화폐
- 바루야족에서 보존되는 사물들
- 태양, 달, 정령이 바루야족의 신화적 조상에게 증여한 물건, 신성재
- 신성재는 상징인가
- 신성재 안에 감춰진 것
- 남성에 의한 피리의 절도
- 숭고한 것
- 증여하거나 교환하기 위해 바루야족이 생산하는 사물
- 바루야족의 조개목걸이와 ‘가치’재
- 친구 간의 증여
- 바루야족이 증여하고 보존하고 교환하는 사물의 개관

포틀래치 사회의 출현과 발전에 대한 가설
- 포틀래치 사회의 역사적 위치
- 가치재란 무엇인가?
- 증여물 혹은 신성재로 변신하는 교역재

3부 신성한 것

- 신성한 것이란 무엇인가?
- 인간과 사회의 존재이자 부재로서의 신성재
- 인간의 사회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억압된 사물
- 태초부터 시작된 신, 정령, 인간 사이의 불균등한 증여
- 사회과학의 비판 기능

4부 마법에서 풀려난 증여

- 사회와 개인의 정체성을 고정하기 위해 필요한 고정점
- 시장 사회에서 시장 너머에 있는 것
- 증여의 귀환과 수수께끼의 환치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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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우리 사회는 이미 세속화되었기에 자선의 유행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자선을 신학적 미덕이나 종교적 행위로 보지 않는다. 신자이든 아니든 대다수 사람들에게 자선은 인간들 간의 연대를 표현하는 몸짓이다. 사회적으로 배제된 자들을 줄이고 사회 정의를 실현했다면 자선은 뒤로 물러나 있겠지만, 배제된 자들이 늘고 국가가 부정의, 고립, 무관심을 충분히 줄이지 못하면 자선은 다시 필요해진다. (18쪽)

신성재 안에는 무엇이 담겨 있는가? 누가 그것을 ‘ 증여’했는가? 요컨대 나는 증여되는 사물에서 보존되는 사물로 분석의 중심을 이동시켰다. 이를 통해 일반적으로 신성재를 속俗되게 만들고 결국은 그것을 파괴해 증여 교환을 어렵게 만드는 친숙한 사물인 화폐의 본질을 해명할 수 있었다. (23쪽)

신성재를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모스는 의도적이지는 않았지만 교환이 사회 생활 전체라는 환상을 만들어버렸다. 이는 사회를 삼중의 교환, 즉 여성, 부, 언어의 교환으로 환원시킨 유명한 명제로 문제를 단순화한 레비스트로스에게 초석을 제공했다. (109쪽)

증여의 세계와 상품의 세계라는 두 세계는 사실 대비될 수 있다. 상품의 물신성에는 증여물의 물신성을, 신성재의 물신성에는 자본, 즉 화폐를 만드는 화폐이자 스스로 가치를 만드는 힘을 가진 가치로서 기능하는 화폐의 물신성을 대응시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자본의 신화이다. (111쪽)

증여 교환에서 유통되는 가치재는 신성재의 대체물이자 인간의 대체물, 즉 이중의 대체물이다. 신성재와 마찬가지로 가치재는 양도 불가능하지만, 유통되지 않는 신성재와 달리 유통된다. 포틀래치, 즉 부와 부의 경쟁적 교환뿐 아니라 혼인, 죽음, 성인식의 경우에도 가치재는 삶(혼인)과 죽음(같은 편의 전사 혹은 전장에서 죽인 적의 죽음까지도)을 ‘보상’할 수 있는 인간의 대체물로서 기능한다. (113쪽)

사람과 물건이 분리되는 세계에서는 가치재의 양면성을 정의하기도 어렵고 따라서 생각하기도 어렵다. 또한 이 이중의 성질로부터 우리는 왜 가치재가 화폐로서의 특질을 모두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화폐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114쪽)

사물은 스스로 돌아다니지 않으며 항상 인간의 의지에 의해 움직이지만, 이 의지 자체는 결정을 내리는 사람과 복종하는 사람 모두에게 항상 영향을 미치는 비자발적이고 비인격적인 필요성, 숨겨진 힘에 의해 추동된다. 개인과 집단의 행위를 통해 재생산되고 재결합되는 것은 사회적 관계이며, 또한 재창조되고 스스로를 재창조하는 것은 사회 전체이다. (154쪽)

레비스트로스와는 반대로, 우리가 밝힌 메커니즘은 사회학적 메커니즘이며 증여된 사물의 움직임 이면에 담겨진 실재와 힘은 사회적인 것이다. 그것은 사고의 무의식적이고 보편적인 구조를 통해 직접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즉 모든 사회 형태에 보편적으로 존재하지는 않는 특수한 사회 구조에 의해 작동한다. (155쪽)

모스가 사물에 영혼을 부여하는 주술적·종교적 신념의 중요성 정도에서 머문 것은, 그가 증여의 사회학적 기반을 재구성할 정도로 연구를 충분히 진전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신념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갖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누군가가 증여받은 것과 동일한 것 혹은 그것의 등가물로 답례해야 하는 의무의 진정한 기원을 설명해줄 수 없다. …여기서 나타나는 것은 단순한 상징적 세계만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당사자들이 자신의 행동, 기원, 의미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정교하게 만들어낸 상상적 표상의 세계이다. 상상적인 것의 세계인 것이다. (159쪽)

신성재는 사회가 스스로 표현하고 숨기려고 하는 모든 것의 가시적 종합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사회적 관계의 내용(상상적, 상징적, ‘실재적’)을 함축하고 통합한다. 이 문화물objet culturel은 사회적 실재를 구축하는 상상적인 것과 실재적인 것을 다른 무엇보다 더욱 직접적·효과적으로 응축하고 통합시키기 때문에, 그것은 동시에 가장 강력한 상징, 가장 풍부한 기표, 파롤parole을 넘어서는 랑그langue 중에 가장 의미로 가득 찬 용어이며, 제스처, 신체, 자연물과 인공물을 통해 말하는 랑그이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고 표상할 수 없는 것을 표상하기 때문에 신성재는 가장 강력한 상징 가치로 충만한 물건이다. (250쪽)

신화, 종교 교리, 철학의 원리로 표현되는 이 모든 체계에 맞서 사회과학은 인간을 인간의 자리(사회 속에 사는 존재일 뿐 아니라, 살기 위해 사회를 생산하는 존재의 자리)에 놓음으로써, 비판 기능을 수행한다. 인간이 생산한 모든 것, 인간의 실천, 따라서 인간의 사고·심리로부터 생겨난 모든 것을 인간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인간으로부터 유래했지만 낯선 실재로서 인간 앞에 선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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