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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라트비아인 [양장]

원제 : PIETR-LE-LE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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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이제껏 본 적 없는 추리소설이 왔다

    유럽에선 셜록 홈즈에 버금가는 인기를 자랑하는 거구의 골초 형사 쥘 매그레. 그의 이야기가 프랑스 원작 출간 80년 만에 드디어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되었다. 전 75권의 대작 매그레 시리즈, 그 첫 번째 권 [수상한 라트비아인]. 매그레는 여느 추리소설의 주인공처럼 트릭을 풀어가며 사건을 해결하지 않는다. 타인의 입장에서 그 심리를 유추해 사건의 본질을 꿰뚫는다. 천재적인 두뇌게임이라기 보다는 인간적인 심리게임이다. 이야기는 한 전보로 부터 시작된다. 에뚜왈 뒤 노르 열차를 타고 파리로 들어오는 국제적 사기범 ‘라트비아인 피에트르’, 그를 쫒는 매그레 형사, 그리고 라트비아인과 인상착의가 똑같은 사람의 피살. 흡입력있게 전개되는 매력적인 스토리다. 지은이 조르주 심농은 간결한 문체와 다작으로 유명하다. 그는 추상적인 단어를 극도로 싫어했다. 항상 ‘물질적인’ 단어만 쓰려는 노력 덕분에 그의 문장은 많은 문학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책에서 또한 명료하게 하지만 매우 구체적으로 인물의 심리를 묘사한다. 지금까지의 추리소설에 식상함을 느꼈던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출판사 서평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5억 독자가 읽은 작가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시리즈]를 2011년 5월부터 매달 2권씩 만난다!


    셜록 홈스, 아르센 뤼팽, 필립 말로…… 그리고 쥘 매그레. 두툼한 외투를 걸치고 파이프 담배를 문 채 쉼 없이 맥주를 마시는 거구의 사나이, 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주인공 중 하나인 매그레 반장이 활약하는 [매그레 시리즈] 첫 4권이 5월 20일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여느 추리 소설의 주인공과 다르게 단순히 범인을 밝혀내는 데 그치지 않고 사건 이면에 숨은 진실과 그에 얽힌 인물들의 심리와 욕망을 파헤치며, 때로는 준엄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범인을 대하는 매그레 반장의 인간적인 모습은 전 세계 독자들을 열광케 해왔다.
    열린책들의 [매그레 시리즈]는 5년여 전 최초 기획 후 본격 준비 기간만 2년 이상이 걸린 2011년 최고의 기대작이다. 이미 지난 3월 신간 예고 매체 버즈북 [조르주 심농: 매그레 반장 삶을 수사하다]를 통해 소개되어 많은 독자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은 이 시리즈는 첫 4권 출간을 시작으로 이후 매달 2권씩, 모두 75권에 달하는 대장정을 이어 갈 예정이다.

    매그레 캐릭터 탄생 80년, 세계의 문호들이 경배를 바친 작가 조르주 심농
    2011년은 최초의 매그레 장편이 1931년 프랑스에서 출판된 지 꼭 80년이 되는 해이다. 20세기 초에 프랑스에서 쓰인 추리 소설을 2011년의 한국에 사는 우리가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문학사에서 심농이 차지하는 영향력을 꼽을 수 있다. 알베르 카뮈나 존 반빌과 같이 그의 직접적 영향을 고백한 작가는 물론이고 지드, 헤밍웨이, 엘리엇 같은 거장들, 마르케스, 세풀베다, 르카레 등과 같이 현재 세계 문학계의 거목으로 꼽히는 작가들까지 수많은 이들이 심농의 작품에 찬사를 보냈으며, 이는 그의 작품이 후대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방증한다. 누군가는 그에게서 체호프를 보고 누군가는 발자크와 도스토옙스키, 디킨스를, 누군가는 에드거 앨런 포의 면모를 본다. 장르 문학에 대한 평가에 인색한 프랑스 문학계가 그의 작품들을 [문학]으로 평가하는 것은 그의 작품세계가 단순히 범죄와 그 해결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범죄 아래에 깔려 있는 이야기, 인간의 삶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의 심리를 파고드는 극도로 섬세한 심리 묘사와 사건이 벌어지는 배경의 농밀한 분위기 서술, 짧고 단순하면서도 긴장감이 담긴 팽팽한 문체는 [인간의 삶]이 지닌 비극성을 그려 내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활발한 재평가 움직임과 함께 새로운 시리즈로 재출간, 300편 이상의 영화로 끊임없이 재창조
    그러한 심농의 작품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매그레 시리즈이다. 장편 75편, 단편 28편으로 총 100편이 넘는 이 시리즈는 15편 이상의 극장 영화와 300편 이상의 TV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그중 TV 영화는 196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재창조되고 있다. 단 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100편의 작품을 쓴다는 것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 작품들이 큰 편차 없이 두루 인기를 얻는 일일 것이다.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매번 새로운 TV 영화로 제작된다는 것 역시 그만큼 일정 부분 시청률이 확보되기에 가능하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매그레를 읽고 또 읽게 하고, 그도 모자라 극장과 텔레비전 화면에서도 보고 또 보게 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추리 소설의 형식을 띠면서도 범죄라는 외피 속에 감추어진 사회적 약자의 울분에 공감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심농이 관심을 가진 것은 언제나 세상의 끝, 갈 데까지 가고 만 사람들, 궁지에 몰린 사람들, 뒤처진 사람들, 그럼에도 다시 한 번 살아 보겠노라 발버둥치는 사람들이었으며, 이는 시간과 공간이 바뀐 2011년 대한민국에 사는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75권 완독 리뷰에 도전한 문학 기자도
    2008년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대담한 연재를 기획한다. [매그레 마라톤]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기획은 문화부 기자 틸만 슈프레켈센이 매주 한 편씩, 매그레 장편 75권을 모두 읽고 일주일에 한 번씩 기사를 쓰는 것이었다. 아무리 책을 읽는 것이 직업인 기자라 할지라도 75권의 시리즈를 모두, 그것도 일주일에 한 편씩 읽는 것은 가히 [마라톤]에 비유할 만한 도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자는 도전의 변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토록 오랜 시간 성공을 거두고 독자들을 사로잡은 작가라면, 뭔가 특별하 것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작가가 죽은 지 20년이 넘은 현재에도 세계 유수의 출판사들이 선집과 전집을 간행하고, 유력 일간지에서 매주 연재로 리뷰를 쓰는 작가, 그것이 우리가 심농을 읽어야 하는 이유의 단적인 예다.

    “조르주 심농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소설가이다.”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주인공 쥘 매그레에 관한 사실들
    -신체적 특징: 키 신장 180센티미터, 체중 110킬로그램. 기혼이지만 자녀는 없음. 45세. 약간 불그스름한 둥근 얼굴, 순진해 보이는 눈, 너부죽한 코. 울퉁불퉁하니 서민적인 골격. 걸을 때 고개를 꺼덕거리고, 거대한 두 팔을 흔든다. 육중한 덩치이다. 운전을 못한다.
    -정신적 특징: 끈덕지고, 조용하고, 차분하고, 집요하고, 한결같고, 본능적이고, 직관적이고, 비정치적이고, 의심이 많고, 관습적이고, 마음이 깨끗하고, 먹고 마시는 걸 좋아하고, 퉁명스럽고, 조심성이 많고, 방에서 죽치는 걸 좋아하고, 그다지 사교적인 성격이 못 됨. 서민 출신인 그는 결코 그들을 잊지 않는다. 모욕받은 약자가 호소하면 결코 못 본 척하지 않지만, 돈 많은 부르주아에게는 약간 차갑다.
    -수사 방식: 그의 가장 뛰어난 능력은 미묘한 분위기를 체감하여 범죄의 본질을 꿰뚫는 것이다. 타인의 처지로 들어가 공감하는 능력은 오직 그만의 것이다. 언제나 가해자보다는 희생자 편이다. 그의 삶에서는 서스펜스나 사건의 해결은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즉, 보통 추리 소설과는 달리 이야기의 결말은 아무런 중요성이 없는 것이어서, 독자는 그의 수사 이야기들을 매번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며 다시 읽을 수 있게 된다. 매그레는 우리를 전염시킨다. 우리도 그처럼 살인범을 찾아내려 한다기보다는 이해하려 한다. 오직 소설적 진실만이 중요한 것이다. 삶을 수사한 형사, 매그레 반장
    -화면 속 매그레들: 장 가뱅, 찰스 로튼, 아리 보르, 미셸 시몽, 장 리샤르, 루퍼트 데이비스, 지노 세르비, 얀 퇼링, 보리스 테닌, 기냐 아이카와, 마이클 갬본, 리처드 해리스, 하인츠 뤼만, 브뤼노 크레메르
    -전기: 실제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임에도 2007년 매그레에 관한 전기가 출간되었다.

    작가 조르주 심농에 관한 사실들
    -숫자:
    4백 편이 이상의 소설, 20여 개의 필명. 두 번의 결혼, 네 명의 아이. 1만 명의 여자와 잠자리를 했다고 주장함. 1960년 제13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 2008년 [타임스]선정 [최고의 범죄 소설가 50인] 2위, 10권 이상의 전기.
    -집필 시간: 그가 한 권의 작품을 써내는 데는 11일의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온종일 등장인물 중 하나가 되고, 그 인물처럼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온전히 한 인물 속으로 들어간 상태로 대엿새가 지나면 거의 참을 수 없게 되고, 열하루가 지나면 육체적으로 버텨 내기가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전설: 심농이 대중들 앞에서 즉석으로 소설 한 편을 써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1927년 2월 [파리마탱]지에서는 [촉망받는 작가] [조르주 심]이 정해진 시간 동안 대중이 볼 수 있는 유리 상자 속에서 즉흥적으로 소설을 쓰기로 한 이벤트를 광고했다. 1시간에 최소 한 장(章)을 써서 유리 벽에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붙이고, 초벌 원고 그대로 출간하겠다고 약속한 것. 그러나 사실 이 이벤트는 [파리마탱]지가 문을 닫으면서 열리지 못했다.
    -문체: 한편 그는 간결한 문체로도 유명한데, 이는 그 자신이 처음 글을 쓰던 시절부터 의식적으로 기울인 노력의 결과다. 1972년 유네스코 조사에 따르면 심농은 전 세계에서 레닌 다음으로 많이 번역된 작가로, 그의 독자는 3억 5천 내지 5억 명에 달한다. 실제로 그는 성숙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가능한 한 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가장 많은 독자에게 읽힐 것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썼다.

    “글을 쓰는 것은 직업이 아니라 불행에 대한 소명이기 때문이다. 나는 결코 예술가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조르주 심농

    심농이 남긴 말들
    범죄란 무엇인가? 여기 40대 중반의 한 남자가 있다고 치자. 오늘은 일요일이고, 그는 공동체에 속하는, 여느 남자와 똑같은 남자다. 5분 후 물 한 방울에 지나지 않는 어떤 하찮은 이유 때문에 그 남자가 범죄를 저지른다. 그러면 갑자기 그는 더 이상 인간 공동체에 속하지 않는다. 그는 괴물이 된다. 40대 중반까지 그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왔는데도, 단 5분 만에 사람들은 그를 혐오의 눈길로 바라본다. 그는 더 이상 사회에 속하지 않는다. 당신이 재판에 참석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경관 사이에 앉아 있는 그 사람의 고독은 아주 인상적이다. 그는 더 이상 아무도 그를 이해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아무도 그와 똑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 [의학과 위생]과의 대담, 1968년

    나는 열여덟 살 때부터 가능한 한 간결한 문체를 추구해 왔다. 그 이유는 이렇다. 나는 언젠가 프랑스 인구의 절반 이상이 6백 단어 이상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통계를 읽었다. 그러니 내가 추상적인 단어들을 써서 무엇하겠는가? 추상적인 단어는 두 명의 독자 머릿속에서 다른 의미를 띠게 마련이다. 결코 같은 식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항상 [물질적인] 단어만을 쓰려고 해왔다. 탁자, 의자, 바람, 비 같은.
    만일 비가 온다면, 나는 [비가 온다]고 쓸 뿐이다. 내 책에서는 물이 진주가 되는 일 따위는 눈을 부릅뜨고도 찾지 못할 것이다. - 장 루이즈 에진과의 인터뷰, 1978년

    사실 우리는 모두 비극의 등장인물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모두 최선에 이를 수도, 최악에 빠질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성자고 범죄자다. 오로지 정황 때문에 어떤 이들은 범죄자가, 어떤 이들은 성자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이론, 내 비극 이론이다. 그리스 비극이든, 코르네유의 비극이든, 라신의 비극이든, 그것은 늘 안 좋게 끝난다. 등장인물들이 그들 자신의 끝까지 가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날의 소설도 그래야 한다고, 예전의 비극에 버금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게 해보려고 애썼지만 성공했다고 믿기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비평가들이 내 소설이 너무 짧다고 비난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어느 날 저녁에 초반부를, 사나흘 후에 중반부를, 일주일 후에 마지막 부분을 읽는 게 가능이나 한가? 내 소설은 하룻저녁에 읽도록 쓰였다. 비극이 하룻저녁에 관람되도록 쓰였으니까. ― 모리스 피롱, 로베르 사크레와의 대담, 1982년

    줄거리

    1 수상한 라트비아인 Pietr-le-Letton

    매그레는 국제적 사기범인 일명, [라트비아인 피에트르]가 파리로 오고 있다는 전보를 받고, 그가 도착할 기차역으로 나간다. 그러나 도착한 열차 화장실에서 그의 인상착의와 꼭 같은 남자가 피살된 채 발견된다.

    2 갈레 씨, 홀로 죽다 Monsieur Gallet, decede
    은식기 따위를 팔러 다니는 방문 판매 사원 에밀 갈레가 파리 교외의 한 호텔에서 총과 칼에 맞은 채 발견된다. 사망 사실을 알리기 위해 사망자의 집을 방문한 매그레는 집안의 묘한 분위기를 감지한다. 게다가 평범한 회사원이라고만 생각되었던 갈레는 비밀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는데…….

    3 생폴리앵에 지다 Le Pendu de Saint-Pholien
    네덜란드와 독일의 경계에 있는 기차역에서 수상쩍은 한 남자를 발견한 매그레는 반쯤은 재미 삼아 그의 뒤를 밟는다. 그러나 독일의 허름한 여인숙에 들어간 그 남자는 자신의 낡은 가방이 사라진 걸 알아차리고,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행동을 하는데…….

    4 라 프로비당스 호의 마부 Le Charretier de La Providence
    운하를 지나는 선원과 마부들이 쉬어 가는 카페 드 라 마린의 마구간 짚 더미 속에서 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매그레 반장은 신원조차 알 수 없었던 그녀의 남편을 우연히 찾아내지만, 퇴역 대령인 사내는 아내의 죽음을 안 남자라고는 할 수 없을 만큼 침착한 반응을 보인다.

    목차

    1. 외견 연령 32세, 신장 169
    2. 억만장자 부부의 친구
    3. 머리 타래
    4. 제토이플호의 이등 항해사
    5. 술 취한 러시아인
    6. 시칠리아의 임금
    7. 세 번째 막간
    8. 장난이 아니다
    9. 킬러
    10. 돌아온 오스발트 오펜하임
    11. 종횡무진
    12. 권총을 지닌 유대인 여자
    13. 두 명의 피에트르
    14. 우갈라 클럽
    15. 두 건의 전보
    16. 바위 위의 사내
    17. 럼주
    18. 한스의 선택
    19. 부상자
    [수상한 라트비아인] 연보
    조르주 심농 연보

    본문중에서

    마제스틱 호텔에서 매그레의 존재는 일종의 적대감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그는 호텔 분위기상 도무지 소화되기 어려운 하나의 바윗덩어리와도 같았다.
    만화에서 흔히 묘사하는 경찰관 티가 물씬 나서 그런 건 아니었다. 이를테면 콧수염을 길렀다든지, 육중한 밑창을 댄 구두를 신은 것도 아니었다. 입은 옷만 해도 아주 섬세한 모직의 고급 복장이었다. 게다가 매일 아침 면도를 하고, 손도 항상 깔끔하게 다듬는 남자였다.
    다만 한 가지, 그의 몸집만큼은 단연 서민적인 골격이라 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거대한 통뼈였다. 단단한 근육들은 옷 여기저기를 불거지게 했고, 새로 산 바지 모양을 금세 엉망으로 만들었다.
    게다가 어디서든 떡하니 버티고 서는 것만으로도 동료들까지 위축시키곤 하는 자기만의 독특한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그건 담대함 이상의 무엇이되, 오만함과는 다른 종류의 분위기였다. 하나의 바윗덩어리처럼 일단 그가 모습을 드러내면,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 나가든, 다리를 적당히 벌린 채 우뚝 서 있든,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그 앞에 산산조각 부서져야 마땅할 것 같았다.
    파이프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꽉 다문 턱 속에 단단히 박혀 있었다. 장소가 마제스틱 호텔이라고 그걸 입에서 뺄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 pp.22~23)

    하지만, 감히 예감이라고까지 부르긴 어려우나, 뭔가 어렴풋한 느낌이 그를 꿋꿋이 버텨 내게 만들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건 그만의 [이론] 때문이라고 해도 좋았다. 일부러 다듬어 발전시킨 것도 아니고, 아직은 머릿속에 막연한 상태로 떠도는 생각이지만, 매그레 자신이 남몰래 [균열 이론]이라 이름 붙인 일종의 원리 말이다.
    이는 한마디로 모든 범죄자, 모든 악당의 내부에는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기초한 이론이다. 사실 그들은 대개 게임 상대, 즉 적의 모습을 취하기 마련이며, 경찰의 눈에 띄는 건 결국 그런 모습이거니와 보통은 그런 모습들과 대결하는 식으로 모든 작전이 진행되기 일쑤다.
    가령 어디선가 위법 행위나 범죄가 저질러졌다고 치자. 대개 이렇게든 저렇게든 객관적으로 주어진 자료들을 토대로 대결이 벌어진다. 그중 몇 가지 밝혀지지 않은 점들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은 머리를 쥐어짜는 것이다.
    매그레 역시 그런 식으로 일을 해왔다. 다른 경찰들과 마찬가지로, 베르티용과 라이스, 로카르의 덕을 본 탁월한 수사 도구들, 그야말로 진정한 과학적 수단들을 활용해 왔던 게 사실이다.
    다만 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일종의 [균열]을 찾아 기다리고 또 기다려 왔다는 게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이다. 다시 말해, 게임 상대한테 생기는 어떤 [틈] 사이로 인간이라는 존재가 드러나는 순간 말이다!
    (/ pp.65~66)

    저자소개

    조르주 심농(Georges Joseph Christian Simeno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03~1989
    출생지 벨기에 리에주
    출간도서 25종
    판매수 5,298권

    조르주 심농은 1903년 벨기에 리에주에서 태어났다. 1918년 아버지가 몸져누우면서 학교를 그만두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게 된 그는 1919년 열여섯의 나이로 [가제트 드 리에주]지의 기자가 됐다. 이 신문사에서 1922년까지 일하는 틈틈이 쓴 첫 소설 [아르슈 다리에서]가 조르주 심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됐다. 1922년 파리 북역에 발을 디딘 후 20여 개의 필명으로 대중 소설들을 써내며 작가적 입지를 굳혀 나갔다. 항해에 관심을 갖게 된 심농은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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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시인이자 번역가. 연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문학정신] 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정신의 무거운 실험과 무한히 가벼운 실험정신], ‘내면 일기’ 시리즈 기획 [숭고한 노이로제]를 펴냈다. [왜냐고 묻지 않는 삶],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오페라의 유령], [적의 화장법], [아르센 뤼팽 전집](전20권), [팡토마스 선집](전5권), [침묵의 기술], ‘마테를링크 선집’[꽃의 지혜], [지혜와 운명],[운명의 문 앞에서] 등 백여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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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환/반품/보증조건 및 품질보증 기준은 소비자기본법에 따른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음

      기타

      도매상 및 제작사 사정에 따라 품절/절판 등의 사유로 주문이 취소될 수 있음(이 경우 인터파크도서에서 고객님께 별도로 연락하여 고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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