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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 제국 : 헤로도토스, 사마천, 김부식이 숨긴 역사[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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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용숙
  • 출판사 : 소동
  • 발행 : 2010년 02월 19일
  • 쪽수 : 656
  • ISBN : 9788995277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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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이 책은 얼마든지 경이롭다.
    고대문명사의 역동적 내면을 탐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인문적 상상의 영토가 얼마나 드넓을 수 있는지
    아쉽지 않게 보여줄 것이다. - 김민웅


    우리는 고대를 미개한 문명의 원시 부족국가쯤으로만 여긴다. 그러나 고대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안내하는 책이 없었기에 우리의 인식이 ‘미개한’ 수준에 머물렀던 것은 아닐까. 고대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난 문명을 지닌 거대한 제국이었다. 그 제국의 근간은 태양신을 숭배하고 천문학과 과학을 교리로 삼은 샤머니즘이었다. 이 책은 인류 문명의 시원인 샤머니즘을 역사의 본무대로 올리는 동시에, 알려지지 않거나 혹은 왜곡되었던 고대사의 얼개를 찾아준다. 동서양의 고전을 두루 통독한 저자는 해박한 지식과 깊은 인문학적 인식을 바탕으로 헤로도토스, 사마천, 김부식이 기술한 역사를 짚어나가며 오류를 바로잡는다. 독자들은 불교, 유교, 기독교 등의 근대 세력이 생기기 전 인류가 어떤 정치체계와 이념을 가지고 세계사를 펼쳐나갔는지, 그 근대 세력들이 어떻게 고대역사를 기술하고 또 왜곡했는지 한 권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현재 발굴되는 유물들이 어느 한 영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사(global history)적 기원을 가지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테면 신라 금관과 아프가니스탄의 금관은 같은 문명권의 유물이며 경주에서 발견된 뿔배는 흉노 스키타이 전사의 뿔배와 꼭 같은 모양이다.
    내용 중에는 독자들이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혹시 교과서에서 전하는 역사만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 책은 지식을 읽어나가는 사이, 고대사를 어떤 인식으로 봐야 하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좋은 책이 그러하듯이, 독자로하여금 그로부터 새로운 상상력을 길어올리게 한다.

    한 권으로 고대사의 얼개를 잡는다

    고대 인류는 중세를 넘어서는 문명과 유물을 남겼다. 태양신을 숭배하고 천문학을 교리로 믿으며, 올림피아드에서 영웅으로 뽑힌 자가 왕이 되었고, 천문학과 과학에 뛰어났던 아홉 샤먼들이 화백회의를 통해 의견을 도출하여 제국을 다스렸다. 그 제정일치 사회에서 황금지팡이가 있는 천문대(천문을 관찰하는 곳, 부도)는 제국의 중심이자 권력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왕권이 성장하면서 샤머니즘 시대는 황금지팡이를 뺏으려는 봉국들의 치열한 전쟁으로 이어졌다. 천년 이상 이어온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정리될 무렵, 인류에게는 불교, 기독교, 유교 등 새로운 종교가 생겨났다. 제사 기능과 정치 기능은 분리되어 샤먼이 아니라 세습군주(왕)가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다. 제국은 쪼개지고 각 국가는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역사를 기술하였다.
    현재 남아있는 김부식의 [삼국사기], 사마천의 [사기],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이런 배경에서 기술된 것이다. 이 책은 이들 역사서, 특히 [사기]와 [삼국사기]의 문구를 하나하나 읽어가고 또 그 오류를 짚어낸다. 그들이(그들의 나라가) 어떻게 역사를 기술했는지 동시에 그들이 어떻게 역사를 오기했는지 이 책 한 권으로 알 수 있다. 나아가 그들이 방해한 고대사의 밑그림을 짐작하고 인류 문명사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 황금지팡이 “옥황을 지키는 상제가 있던 금성에는 황금지팡이와 천하의 보물인 온갖 구슬로 장식한 금관 그리고 아홉 샤먼신선들의 신상이 진열되어 있었다. 경주의 무덤에서 발굴된 이른바 금관도 바로 옥황의 금관이다. 주목할 것은 황금지팡이에 삼태극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이다. 이 태극이 새겨진 물건이 실은 지중해의 로마 켈트 양식의 공예기술과 결합되어 만들어졌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이는 샤머니즘이 세계적인 제국의 문화였음을 말해 준다.”

    고대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운다 : 나아가 세계 속에서 나와 우리의 좌표를 설정하게 한다

    고대사는 고대를 볼 수 있는 안경을 끼고 접근해야 한다. 즉, 영토, 민족, 주권이라는 근대 역사개념을 벗어나야 고대사의 실체가 보인다. 20세기에만도 세계지도는 크게 바뀌었는데, 우리는 수천년 인류 고대사를 근대 지도에 끼워 맞추어온 것은 아닐까? 과연, ‘황제’는 한족이었고 지금의 중국 땅을 다스렸을까? 제우스는 그리스만의 신이었고, 단군은 우리만의 왕이었을까? 그들을 인류사의 공통된 이야기 속에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해 볼 수는 없었을까?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지중해, 터키, 중앙아시아의 고대 유물들은 어떻게 이 땅에 있는 것일까? 그들이 건너온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는 없었을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같은 기법으로 만들어진 신라 금관과 아프가니스탄 금관, 형태가 똑같은 경주 출토 뿔배와 스키타이 흉노 전사들의 뿔배, 지중해에서 발견되는 삼태극 문양…… 이들은 인류가 같은 문명사를 가지고 있었다는 지울 수 없는 흔적이라고 생각해볼 수는 없었을까?
    사실, 고대에는 현재의 우리에게 익숙한 근대 국가 개념이 없었다. 하나의 민족(혈통)으로 국가가 편성되지도 않았으며, 민족이나 인종에 따른 주권 개념도 없었다. 왕은 세습이 아니라 선출이었다. 혈통이 아니라 신통이 중요했다. 고정된 영토를 고집한 것이 아니라 태양의 이동에 따라 천문대가 옮겨가면 국가(제국)의 중심도 옮겨갔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유물은 같이 가지고 갔다.
    잘못된 안경은 사물을 휘어지도록 보이게 한다. 이 책은 고대사를 제대로 된 안경을 끼고 볼 것을 제안한다. 저자에 따르면 고대 세계사의 중심은 서양이 아니라 동양이었고, 우리와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동양과 서양이 같은 고대사의 텍스트에 묶여있었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지엽적인 역사가 아니라 동양과 서양의 고대사 흐름을 통합해서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 역사의 좌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샤머니즘을 한낱 풍속이 아닌 역사의 무대로 올려놓는다 : 샤머니즘은 고대 제국의 이념이자 정치체계이다

    19세기 서양학자들이 발견한 샤머니즘은 단순히 미개한 시대의 종교적 풍속이 아니라, 제국의 이념이자 정치체계였고, 인류 정신의 기원이었다. 이 책은 인류문명의 시원이자 토대이지만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신비주의 혹은 풍속으로만 취급되었던 ‘샤머니즘’을 본격적인 역사의 무대로 올려놓는다.

    “고대 제국은 아홉 명의 샤먼이 다스리는 제정일치 사회였다. 제국의 통치구조는 기능에 따라 셋으로 나뉘었는데, 제1기능(사제계급), 제2기능(전사계급), 제3기능(생산자계급)은 진한, 마한, 변한으로 불리기도 한다. 군사를 동원할 때에는 전사계급인 천사(무두루)를 움직여 수많은 봉국들의 군대를 차출하였다.”

    저자는 샤먼제국의 통치체계를 담배쌈지에 비유해서 ‘쌈지구조’라고 하며, 책에서 쌈지세력이란 곧 샤머니즘 세력을 뜻한다. 신라(진한), 고구려(마한), 백제(변한)는 하나의 쌈지에 들어가는 구성요소들이고, 이들을 합쳐서 ‘쌈지조선’이라고 한다.

    “이것이 삼위일체의 비의이다. 여기서 삼위일체의 개념은 옛 담배쌈지에 비유해 보면 이해가 쉽다. 쌈지에는 담배, 쑥 심지, 부싯돌을 넣는 세 개의 주머니가 있다. 담배를 피우자면 주머니에 든 쌈지를 열어 그것들로 담배에 불을 피우고 나서 다시 쌈지를 덮어서 주머니에 넣는다. 이는 하나와 셋 그리고 제로(주머니)의 논리인데 이를 조선이라는 통치제도에 대응해 보면, 조선이라는 이름의 큰 쌈지 속에 진한, 변한, 마한이라는 세 주머니가 있다고 비유할 수 있다. 삼태극의 도상에는 이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즉, 고대사의 중심에 조선(cho’sun)이 있었는데, 이때 조선은 특정한 나라 이름이 아니다. 샤먼 제국의 천문대가 있던 곳을 칭하는 말이며, (오늘날 가톨릭의 로마 교황청처럼) 세계국가의 지위를 칭하는 말이었다. 근대종교 세력이 싹트기 전 샤먼제국의 열국들이 벌인 치열한 각축은 세계국가(조선)의 지위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

    동북공정과 편협한 민족주의를 넘어서

    그간 한국에서 고대사를 기술한 책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마천의 [사기]를 바탕으로 한 김부식의 [삼국사기]는 사대주의라는 비판을 받아왔고, 반대로 흔히 재야사학자라고 불리는 이들의 역사서는 ‘만주 땅은 우리 것’ 혹은 ‘위대한 한민족’식의 영토주의와 민족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것으로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할 수 있을까? 나아가 그것은 역사의 진실일까?
    이 책은 방대한 자료와 탄탄한 인문학적 인식을 바탕으로 고대사(고대 신화도 마찬가지다)가 단지 한 국가만의 역사가 아니라 인류의 공통된 역사임을 알게 한다. 또한 민족주의를 내세우지 않지만 우리의 고대문명이 얼마나 긴 역사를 잉태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만주 땅은 우리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지만(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주장할 필요가 없다), 우리 고대사가 얼마나 드넓은 땅에서 펼쳐졌는지 알 수 있다. 또 한국사에 대한 새로운 눈을 열게 하는 동시에, 인류의 고대문명사가 얼마나 잔혹하고 치열했는지 보여준다.

    인문적 상상의 영토를 넓히자

    이 책의 내용에 당혹감을 느낄 독자도 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드는 의문으로 열린 토론을 한다면 불모지와 다름없는 고대사와 샤머니즘 분야 연구의 초석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이 전하는 많은 이야기는 소설과 영화 등 다른 분야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질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인문적 상상의 영토를 넓히자, 세계 속에서 나와 우리의 좌표를 설정해 보자.

    이 책이 제시하는 몇 가지 고대사의 의문들
    신라의 금관은 왕이 쓴 것일까? 고대에는 그렇게 머리가 큰 사람이 살았던 것일까? 혹시 신상이 쓰던 것은 아니었을까?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지중해, 중앙아시아의 물건들은 과연 문명교류의 결과일까? 고대는 종교가 가장 큰 지배 이데올로기였고, 종교는 전파되어도 교류는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자.
    신라의 금관과 아프가니스탄의 금관은 제조양식이 동일하며, 이 양식은 전 세계에서 경주와 아프간의 하이눔에서 두 군데에서만 발견된다. 왜일까?
    한반도에는 전세계 고인돌의 90퍼센트 이상이 몰려있다. 왜 그럴까?
    만리장성은 중국이 흉노를 막기 위해 쌓은 것일까? (흉노가 쌓은 것이다)
    진시황제와 알렉산드로스는 90년 간격을 두고 태어나 동시대에 전세계를 정복하였다. 혹시 그들이 같은 인물은 아니었을까?
    중국은 예로부터 중원의 지배자라고 했다. 그런데 그것을 기록한 중국의 고대 지도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 것일까?
    초기 고구려, 신라, 백제를 천문 관측 기록은 한반도에서 관측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고구려, 신라, 백제는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고분은 과연 왕들의 무덤이었을까? 천문도와 각종 수렵도, 제단 등… 혹시 다른 용도는 아니었을까?

    집필 기간 5년, 편집 기간 약 2년
    이 책은 놀라운 이갸기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토대가 된 저자의 독서량은 더 놀랍다. 저자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등을 (20대때 읽기 시작하여) 수백 번도 더 읽었으며 중국의 여러 고전들을 통독하였다. 위서 논란이 있는 [환단고기]와 [환단고사]를 편협된 민족주의 시각에 얽매이지 않고 그 가치를 꺼집어낸 것 오로지 저자의 방대한 독서량, 즉 “동과 서의 고대문명 전반에 걸친 넓고 깊은 지식”* 덕분이다
    .
    “제가 처음은 아닙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했어요.
    그러나 모두 부분적인 이야기들이었지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전 그 구슬들을 하나하나 꿰어 목걸이로 만든 것일 뿐입니다.” (저자와의 인터뷰 중에서)

    유물을 바탕으로 한 고고학적 관점의 고대사

    고대사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고고학적 유물들이다. 유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므로 유물을 연구하다 보면 숨겨진 고대사의 진실을 만나게 된다. 1970년대 고분 발굴 현장에서부터 고대 유물을 만나기 시작한(‘저자의 글’ 참고) 저자는 이후 도상학을 공부하고 대학에서 미술사 강의를 하며 고대 유물이 전하는 상징을 밝히려고 수십년간 노력해 왔다. 이미 전작 [한국미술사 이야기]와 일본에서도 번역된 [한국 고대미술문화사론]은 [한국의 시원사상] 등에서 유물과의 대화를 탁월하게 풀어낸 바 있다.

    “내가 이렇게 사마천이나 김부식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고고학의 발달로 유물들이 땅속에서 걸어나와 진실을 이야기해 주었기 때문이에요.
    유물들이 더 많이 발굴될수록 우리는 진실을 더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 발굴 유물을 모두 공개하지 않고 편의적으로 부분 공개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와의 인터뷰 중에서)

    오랜 세월 묵은 숙제와 소설가적 상상력의 결합

    고분 발굴현장에서 본 지중해식 유물들을 오랜 숙제라고 생각한 저자는 문학청년 시절을 보내며 꽤 많은 소설을 썼다(창비의 ‘20세기 한국소설’에도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지금 보면 좀 앞서간다고 할 수 있는 고고학 소설을 쓰기도 했는데, 어떤 것은 TV 드라마로 만들어져 몇 차례 앙코르 방영되기도 했으며 어떤 것은 주요 일간지에 연재하다가 기성학계의 반발로 연재가 중단되기도 하였다. 저자의 고고학에 대한 이번 저작은 단순히 몇 년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십년의 세월을 거쳐 공부하고 상상하고 집필하고 다시 공부하고 하는 과정이 만들어낸 것이다. 편집자의 역량이 모자라 그 이야기를 이 책에 더 잘 싣지 못한 것이 아쉽다.

    논쟁을 만들어냅시다, 진실에 좀더 다가가도록

    “제가 틀린 부분도 있을 거예요. 그러나 틀리면 왜 틀렸는지 이야기해 보자는 겁니다.
    샤머니즘을 미신으로만 치부하니까, 그런 연구를 하는 사람들도 주눅이 들어있어요.
    참으로 중요한 연구인데 말입니다.
    이 책으로 샤머니즘과 고대사에 대한 활발한 논의의 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저자와의 인터뷰 중에서)

    본문중에서

    고려 제17대 인종 때 묘청의 난이 일어났다. 이 사건을 단재 신채호는 ‘조선 역사 일천년래의 대사건’이라고 크게 주목했다. 하지만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에게는 묘청이 죽어 마땅한 대역적이었다. 어느 쪽의 의견이 옳을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므로 김부식의 기록에서 묘청은 영원히 역적이자 혹세무민의 요망한 승려로 저승에 묻혔다. 이제 이 평가가 진정 옳은 것인지를 물을 차례이다.
    (/ 1장 중에서)

    북반구의 위도 40도와 35도, 30도는 천문학자들이 말하는 황금대이다. 고대 문명은 모두 여기에서 흥하고 망했다. 중국의 경우 장강 주위가 30도, 서안이 35도, 북경이 40도이다. 이 세 개의 위도를 각각 남천축, 중천축, 북천축라고 한다. 이 벨트에 있는 고대 문명의 위대한 유적들은 고대사가 샤머니즘 문명의 역사이며 그 본질이 천문학이었음을 말해준다. 한반도는 위도 40도와 35도 사이에 있다. 우리 고대사가 이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 것도 그곳이 천문학의 부도역이기 때문이다.
    (/ 2장 중에서)

    옥황을 지키는 상제가 있던 금성에는 황금지팡이와 천하의 보물인 온갖 구슬로 장식한 금관 그리고 아홉 샤먼신선들의 신상이 진열되어 있었다. 경주의 무덤에서 발굴된 이른바 금관도 바로 옥황의 금관이다. 주목할 것은 황금지팡이에 삼태극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이다. 이 태극이 새겨진 물건이 실은 지중해의 로마 켈트 양식의 공예기술과 결합되어 만들어졌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이는 샤머니즘이 세계적인 제국의 문화였음을 말해 준다.
    (/ 3장 중에서)

    따라서 ‘조선’은 글자 자체에서 우주의 중심을 의미한다. 그곳에 옥황이 있었다. 이것이 기독교 성서에 나타나는 ‘cho’sun’이고 그 뜻은 선민이다. 선민은 샤먼신선들의 정령을 뜻하는 ‘바단물’을 가리킨다.
    (/ 4장 중에서)

    중국 집안에 있던 금성은 4세기 이후의 유물이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 쌈지 조선은 어디에 있었을까. 신라의 영역이 만주의 세 개 성과 중원의 아홉 주였다는 [만주원류고]의 기록을 믿으면, 우리는 중국대륙으로 시선을 옮기게 된다. 그러자면 중국의 옛 지도 한 장쯤은 수중에 있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중국에는 변변한 고대 역사지도가 없다. 5,000년 문명을 자랑하는 중국에 그런 지도가 없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 5장 중에서)

    알타이 산맥 서쪽에 박트리아가 있다. 기원전 6세기경에 그곳은 메디아, 페르시아 제국 시대의 문화 중심지였다. 고조선이 소아시아에서 무너지자 그곳의 샤먼들이 동쪽으로 이동하여 박트리아는 제2의 소아시아가 되었다. 당대에 이곳은 세계 정치의 중심지였다. 그곳을 ‘지상낙원’이라고 부른 이유는 올림피아드가 그곳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이런 정황은 박트리아 일대의 유물이 말해 준다. 쿠샨 왕조의 무덤으로 보이는 박트리아 하이눔 유적에서 발굴한 황금 유물들의 공예양식은 대부분 경주에서 출토된 유물의 양식과 유사하며, 금을 두드려서 얇게 펴는 기술은 아예 동일하다.
    (/ 6장 중에서)

    차탈휘위크 유적의 신전으로 판명된 건물에는 벽화와 함께 소머리상들이 장식되어 있었다. 소머리는 천문학의 상징이고 이곳은 샤먼들이 있었던 부도의 중심이었다. 흥미롭게도 성전 벽면에서는 곰과 호랑이 신상도 있었다. 단군신화의 웅녀와 호녀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유물이다. 웅녀나 호녀가 실상은 인종의 명칭이라는 점은 그곳에서 발굴된 여신상이 말해 준다.
    (/ 7장 중에서)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역사를 말하자면 당연히 전설적인 인물인 사르곤을 이야기해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사르곤이 우리쪽 기록의 환웅이고 중국이 말하는 황제라는 사실이다. 세 인물은 하나의 실체로 이야기되어야 하며 고대사의 뿌리도 하나의 텍스트가 되어야 한다.
    (/ 8장 중에서)

    몇몇 자료에서 취한 수메르어, 엘람어를 결합하면 다음과 같은 문장을 만들 수 있는데, 실로 흥미로운 일이다.
    단군(din-gir) 님(nim)은 신단수(Nammu)를 모신 가람(Kalam)의 석굴(gur)에서 천문 (년 , sar)을 헤아리며 불(pir, bil, bal)로 칼(kar)을 만들거나 달걀(dar-lugal)로 연금술 (도, gir)을 행하며 이때 무당(mu)은 굿판(gud)에서 북(boku)을 치면서 칼(kar)춤을 춘다.

    괄호 속 영문이 수메르어와 엘람어이다. 양쪽 말이 거의 완벽하게 샤머니즘 풍속을 설명하고 있다.
    (/ 9장 중에서)

    이집트는 초나라이다. 이집트라는 명칭이 사용된 것은 그보다 훨씬 뒤의 일로 원래 그 이름은 멤피스란 말에서 기원했다. 멤피스는 ‘프타 신(영혼)의 집’으로 본시 히쿠프타에서 유래된 말이다. 사마천도 초나라 장군 항우를 말하면서 그가 항자국 사람이라고 쓴 바 있다. ‘항자’의 ‘項’을 ‘ph’로 ‘子’를 ‘ch’나 ‘thu’로 읽으면 부도가 된다.
    (/ 10장 중에서)

    주나라 역사가 아시리아 제국의 역사이면, 주나라가 망하면서 생긴 전국칠웅도 당연히 서아시아에 있는 나라들이 된다. 중국 역사를 화려하게 장식한 이 나라들은 어디에 있었을까. 고조선 최후의 무대였던 오늘의 터키 땅으로 눈을 돌려보자. 소아시아의 사르디스가 진이라고 했으므로, 그곳이 바로 고조선 쌈지의 무덤이 된다.
    (/ 11장 중에서)

    고조선의 마지막 단군은 고열가이다. 헤로도토스의 [역사]에서는 키루스 1세이고 아폴로도로스의 [그리스 신통기]에서는 고이오다. 세 사람 이름의 첫소리가 같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쯤에서 천하에 도가 끊기면 뗏목을 타고서라도 동이에 가겠다고 한 공자가 당대에 어떻게 처신했는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이 대목이 중국과 우리 고대사의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공자는 그의 책들을 페르시아 문자로 기록했다.
    (/ 12장 중에서)

    박트리아 일대는 탈의 중심지이다. 탈춤도 이곳에서 박트리아의 북쪽 소그디아나와 몽골로, 그리고 동북쪽 구자와 누란으로, 남쪽 티베트와 중국의 성도로, 다시 한반도와 일본으로 이동했다. 탈춤의 이동경로가 고스란히 태양마차의 이동로인 것이다. 탈의 원형은 샤먼들이 속세와 접촉하는 의례용 도구이다. 고대의 태양신전이나 이른바 무속에서 신을 모시는 성황당에 탈이 보관되어 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천사가 지상으로 내려갈 때 그곳 신전벽에 걸린 탈을 썼던 것이다.
    (/ 13장 중에서)

    진시황은 ‘시황제’라고 기록된다. 문자 그대로라면 황제가 처음 탄생했다는 뜻이다. 사마천에 따르면 시황제는 코가 높고 눈이 길며 어깨가 딱 벌어졌다고 하니, 중국인의 외모와는 달랐다. 시황제는 알렉산드로스의 경우와 똑같이 한나라, 조나라, 위나라를 먼저 쳤다. 중국어는 ‘황’을 ‘쾅’이라고 발음하므로 사실상 ‘시쾅데’는 ‘시칸더’와 맞바꿀 수 있다.
    (/ 14장 중에서)

    오광은 이렇게 외쳤다.

    왕후장상의 씨가 어찌 정해져 있겠는가

    탈레스가 말한 맹물사상(데모스)과 다르지 않다. 이 말의 뜻은 그리스의 민주주의를 말한다. 유방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그리스주의를 건국의 이상으로 삼았다. 기록은 이 장군들의 전쟁에서 유방이 승리함으로써 천하가 다시 헬레니즘 시대가 되었음을 말해 준다. 쌈지 세력이 무너지고 있었다.
    (/ 15장 중에서)

    위만조선과의 전쟁은 오늘의 중국 땅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다. 산둥반도에서 발해를 지나 한반도로 온다는 것인데 왜 모든 병력을 배로 이동시켜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산둥반도와 한반도는 육로로도 얼마든지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마천이 기록한 위만조선과의 전쟁은 오늘날의 가자 지구 앞바다에 있는 고대 해군기지 티레에서 에게 해를 거슬러 올라가 소아시아 서쪽에 존재했던 위만조선과 벌인 전쟁이다.
    (/ 16장 중에서)

    불행히도 파르티아 역사는 주인 없는 역사가 되었다. …… 신채호는 백제가 삼국 가운데 가장 전쟁을 좋아했던 나라라고 했다. 김부식의 기록에서도 백제사는 처음부터 말갈과 한나라와의 전쟁으로 시작한다. 불행하게도 그 기록에는 전쟁의 원인이 쓰여있지 않다. 역사가로서는 직무유기를 한 셈이다. 백제는 파르티아이므로 그 역사가 페르시아, 로마와의 전쟁으로 점철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쌈지의 역사는 서아시아, 소아시아, 중앙아시아를 거쳐 오늘의 중국대륙으로 이동해 왔다. 이 시대를 중국은 오호십육국 시대라고 부른다. 왜 중국은 이들을 흉노라는 말 대신 오호라고 적을까?
    (/ 17장 중에서)

    무령왕릉은 무덤이 아니고 제천의식을 행하는 소도였다. 규모로 보면 가지에 해당한다. 신채호의 주장에 따르면 이는 신소도가 아니고 작은 소도인 셈이다. <동이전>은 소도에서 천군이 제천의식을 행한다고 하고 이를 별읍이라고 했다. 또 [설문]은 별읍을 나라이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모이는 집회장소’라고 했다. 예배당과 같은 곳이다. 무가에서는 이런 곳을 탑산 이라고 하는데, 무당은 그곳에 사람들을 모아 놓고 푸닥거리를 했다.
    (/ 18장 중에서)

    고구려는 오늘의 섬서성의 장안과 우즈베키스탄의 장안, 그리고 한반도의 평양을 하나의 트라이앵글로 설정하고 상황에 따라 그 지점을 오고갔다. 대월지의 장안에서 평양을 잇는 북위 40도의 직선로는 황금횡대로 태양마차가 이동하는 태양신의 길이다.처음 카스피 해 동쪽(요동)은 그들이 가고자 했던 태양신의 낙원이었다. 하지만 낙원은 자꾸 동쪽으로 이동하여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들어갔고 급기야 낙원은 한반도가 그 종점이 되었다.
    (/ 19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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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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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5년 함남 함주에서 태어난 박용숙朴容淑은 중앙대학교 국문학과와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U.C. 버클리 아시아센터 연구교수를 거쳐 동덕여자대학교 미술학부 교수를 지냈다. 1959년 [자유문학]을 통해 소설가로 데뷔했고,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당선과 예술 종합월간지 [공간]을 편집하면서 미술평론가로도 활동했다. 엄청난 독서와 세계에 대한 깊은 인문학적 인식을 바탕으로 문학과 미술평론, 미술사학과 고고학 분야를 넘나들며 학문과 상상력을 접목시켜 왔다.

    청년시절부터 샤머니즘을 중심으로 고고학과 무속에 지대한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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