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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저자는 그동안 우리 역사에서 특별히 취급되지 않았던 구한말 격동기 근대 화약이 도입된 것에서 시작하여 해방 후 산업용화약의 발전 과정까지도 매우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이 책은 단편적으로 전해 오던 ‘화약’의 역사에 과학적 지식을 접목시켜 현대인들에게 생생한 화보집을 보여 주듯 한권의 책으로 우리의 화약 역사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듯 이해시켜 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책이다.

염초에서 다이너마이트까지 화약 진화의 역사를 만나다
화약의 역사에 현대 과학의 숨결을 불어넣은 책

우리나라 전통문화 중에 ‘화약’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분야도 드물 것이다. 물론 역사학자들이나 과학자들, 일반인들까지도 ‘화약’의 역사에 대해 단순하고 막연한 생각을 언급한 사례들은 꽤 많이 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역사란 것이 그렇듯이 주로 문헌에 나타나는 과거의 기록을 논하다 보면 과학적으로 구체화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화약’이란 것은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유적이나 유물 등이 증거물로 후세에 전해지는 것이 없기 때문에 더욱 역사가 단절되어 있다.
이 책은 단편적으로 전해 오던 ‘화약’의 역사에 과학적 지식을 접목시켜 현대인들에게 생생한 화보집을 보여 주듯 한권의 책으로 우리의 화약 역사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듯 이해시켜 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책이다.
이 책은 우리 땅에서 화약의 최초 시작에 대한 매우 작은 도화선을 찾는 것에서 시작하여 현대 국가 발전의 근간을 이룬 산업용화약에 이르기까지 화약의 역사를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또한 최초로 ‘화약’에 한정하여 그 역사적 흐름을 고찰했다는 의의도 있지만, 한편으로 화약의 비군사적 이용에 집중하여 역사의 한 갈래를 만들어 냈다는 점이 기존의 무기나 전쟁사에 치중되어 있던 화약의 역사 연구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화약에 대한 역사적 문헌에 현대 과학의 숨결을 불어 넣어 조선시대 화약의 진위를 밝히고 지난 600년간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국가들과의 관계까지도 화약을 통해 생생하게 서술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동안 우리 역사에서 특별히 취급되지 않았던 구한말 격동기 근대 화약이 도입된 것에서 시작하여 해방 후 산업용화약의 발전 과정까지도 매우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특히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치는 과정에서의 산업용화약에 관한 각종 사료들을 수집, 정리한 최초의 성과물이다.
이 책은 순수한 역사서도 아니며 순수한 화약 기술서도 아니다. 그러나 화약 기술자가 아니면 이루어 낼 수 없는, ‘화약장이’의 고집스런 연구와 노력으로 완성된 산업용화약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최초의 화약 역사서이다.

제 I 부 화약의 기원과 우리나라 고대의 화약

제1장 화약의 기원과 발달
1. 화약의 기원
2. 중국의 화약 발명
3. 유럽의 화약 발명설
4. 인도의 화약 발명설
5. 산업용화약의 발달
6. 산업용화약의 응용

제2장 우리나라 고대의 화약 역사
1. 우리나라 화약의 기원
2. 우리나라 최초의 화약 생산
3. 최무선과 화약


제 II 부 조선 전기의 화약

제3장 조선 전기의 화약
1. 조선 전기의 화약제조기술은 왜 전해지지 않을까?
2. 조선 전기의 화약기술

제4장 조선의 화약기술 유출 단속
1. 야인野人에 대한 병기술兵器術 유출 금지
2. 왜구倭寇에 대한 화약기술 유출 방지
3. 일본의 화약기술 습득

제5장 임진왜란과 화약
1. 임진왜란 발발과 화기의 열세
2. 화약제조법 전습傳習
3. 화약 공급 확대 추진


제 III 부 조선 후기의 화약

제6장 조선 후기의 화약
1. 임진왜란 이후 조선의 화약 수급 현황
2. 명나라의 화약 수출 허용과 중단
3. 화약 생산 장려와 염초 사무역
4. 명明·청淸 교체기의 화약 수입
5. 명나라의 화약 수출 재금지
6. 청나라 집권과 화약 수출 전면 중단
7. 국산 화약 증산
8. 신전자취염소방과 신전자초방 발간
9. 화약의 사조私造
10. 조선 말기 화약의 품질관리
11. 화약의 자급자족

제7장 조선의 유황 수급
1. 조선 전기의 유황 수입 현황
2. 유황 수입 중단
3. 조선의 유황광 개발
4. 조선의 유황 채취법

제8장 현대과학으로 살펴본 조선의 화약
1. 조선의 화약제조방법
2. 조선의 염초제조법
3. 함토법의 과학적 이해
4. 염초 추출과 정제
5. 조선의 화약합제合劑법
6. 조선의 화약 조성별 성능 비교
7. 신전자초방의 우수성
8. 신전자취염소방의 함토제조법 재조명

제9장 조선시대의 산업용화약
1. 불꽃놀이와 화약
2. 사냥과 화약
3. 산업용으로의 염초 사용
4. 조선시대의 화약 발파

제10장 조선의 화약 관련 법률과 관제
1. 조선의 화약 단속 법률
2. 조선의 화약 제조 기관
3. 경찰제도 도입과 화약 사무事務 관장


제 IV 부 근·현대의 화약과 불꽃놀이의 역사

제11장 우리나라 근대 화약의 역사
1. 새로운 화약제조기술 도입 시도
2. 산업용화약의 태동
3. 외국인들의 화약 수입 독점
4. 화약류 수입 현황
5. 구한말 산업용화약의 명칭 변화
6. 구한말 산업용화약 수요 현황
7. 일본의 산업용화약 생산 연혁

제12장 일제 강점기 산업용화약
1. 일제 강점기 화약 수요 현황
2. 화약 제조공장의 설립과 화약 생산
3. 일제 강점기 발파기술 보급
4. 일본인들의 화약산업 독점
5. 화약관련 법규

제13장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화약 국산화
1. 8·15 해방과 화약 생산 시도
2. 대한민국 정부의 화약공장 복구 추진
3. 한국화약주식회사 설립
4. 제2의 화약 국산화 성공
5. 화약산업 진흥을 위한 원대한 계획
6. 국산 화약의 보급 확대
7. 최무선과 김종희
8. 1960~70년대 한국화약(주) 화약류 제조시설

제14장 산업용 화약산업의 발전과 변화
1. 산업용화약의 태동기
2. 산업용화약의 성장기
3. 산업용화약의 세대교체
4. 국가산업 발전과 화약

제15장 법령으로 살펴보는 산업용 화약산업 제도의 변천
1.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2. 화약산업 제도의 변천

제16장 우리나라 불꽃놀이의 역사
1. 불꽃놀이의 기원과 발달
2. 우리나라 불꽃놀이 기원
3. 조선의 불꽃놀이
4. 구한말 근대식 불꽃놀이
5. 일제 강점기의 불꽃놀이
6. 해방 후의 불꽃놀이
7. 오늘날의 불꽃놀이

부록
화약사 연표
화약 용어 사전

우리나라 화약의 역사를 논하다 보면 제일 먼저 언급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최무선崔茂宣이다. 이어서 “화통도감火?都監”이 나오고 각종 화약병기火藥兵器들과 함께 전쟁의 역사가 등장한다. 화약은 단지 이들 무기와 전쟁의 역사 속에서 부속품처럼 거론될 뿐이다. 하지만 무기나 전쟁의 역사 속에서 단편적으로 등장하는 정도만을 가지고 이를 화약의 역사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중국에 이어 동양에서는 두 번째로 화약을 생산하기 시작하여 수백 년 동안 화약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화약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역사서가 없는 것은 매우 아쉬운 노릇이다. 특히 산업용화약의 역사에 대해서는 군사용 화약 분야에 비해 더더욱 자료가 부족한 형편이다.
물론 우리나라 산업용화약 역사는 아직 100여 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현대과학의 발달과 함께 군사용 화약 못지않은 변천과 발전이 있었고 특히 최근 수년 동안 우리나라 산업용 화약산업은 유사 이래 최대의 변환기를 거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화약이었던 흑색화약은 물론이고 구한말 이후 산업용화약의 대명사로 통하던 다이너마이트까지도 이미 그 수명을 다하고 생산이 중단되었으며 새로운 화약들이 속속 출현하여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더 늦기 전에 화약병기나 전쟁 역사의 부속물이 아닌 화약에 초점을 맞춘 산업용 화약사火藥史의 정리 작업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따라서 필자는 고려시대 우리나라에 화약이 처음 전래傳來된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해방 후 현대의 화약산업이 자리를 잡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산업용화약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화약의 역사를 정리해 보고자 하였다.

- 저자 ‘머리말’ 중에서



이서李曙의 “신전자취염소방新傳煮取焰?方”이 나오면서 화약의 제조법이 어느 정도 정립은 되었을 것이나 또 다른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함토?土의 부족이었다. 양질의 함토가 충분히 공급되어야만 염초를 만들고 또 화약을 만들 수가 있는 것인데 근본적으로 함토, 즉 원료가 부족하다면 아무리 훌륭한 제조법이 있더라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1635년 이서의 “신전자취염소방”이 보급된 지 30여 년 후 현종 10년(1669) 1월, 『승정원일기』에서 함토의 부족 현상을 잘 설명하고 있다.(주> 승정원일기 현종 10년 庚子(1669) 1월 6일 <前略>煮焰?之土必取人家?汚之地而數十年取土所餘無幾且取土之際軍卒輩不無作弊之事故人皆取沙?諸庭除以此絶無可用之土頃者探取於空闕中蓋出於不得已也聞柳赫然之言則欲爲煮取於開城府云此亦不過一二年而盡也<下略>) 염초를 굽는 흙은 반드시 인가人家의 함오?汚한 땅(소금기가 있는 지저분한 땅)에서 얻는데 수십 년 동안 흙을 채취하여 남은 것이 거의 없고, 또 흙을 취하는 과정에서 군졸들의 작폐作弊(농간을 부림)가 심하자 사람들이 모두 자기 집 마당에 모래를 덮어 놓는 바람에 쓸 만한 흙이 전혀 없어 요사이는 부득이 빈 궁궐 중에서 찾아 취하고 있으나 개성부 유혁연柳赫然의 말을 들으니 개성부의 흙마저도 한두 해를 넘기지 못하고 소진될 것이라 하였다. 이처럼 함토가 부족하여 곤란을 겪고 있을 때 새로운 염초법이 등장하였다. 인가의 함오한 땅에서만 함토를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길가의 흙을 사용하는 방법을 제시한 남구만南九萬의 『신전자초방新傳煮硝方』이 나온 것이다.

- 제6장 조선 후기의 화약 ‘함토?土의 고갈枯渴과 화약 부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