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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여러분 기뻐해 주십시오. 우리 학교가 시범 학교가 되었습니다.
무슨 시범 학교냐 하면, 시험도 없고, 숙제도 없고, 학교느 일주일에 세 번만 나오고, 방학은 무지하게 긴 그런 시범 학교입니다."
나는 요즘 우리들한테 인기짱인 개그맨 흉내를 내었다. 윤재가 키득키득 웃었다. 그런데 이렇게 신나는 학교에 학생이라곤 달랑 윤재 혼자인 것이 아쉬웠다.
윤재 옆에 앞발을 세우고 앉아 있는 도꾸가 눈에 들어왔다. 의젓한 모양새가 학생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도꾸, 너도 오늘부터 학생이다."
나는 진짜 교장 선생님처럼 위엄이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본문 中
문을 닫은 산골 마을 분교를 소재로 속속 폐교되어 가는 우리 농촌 마을의 교육 현실을 조명한 어린이 동화책.

사라져가는 시골 학교에 관한 살아 있는 동화! 작가만의 뚜렷한 동기와 취재를 통한 현장감이 잘 맞물려 완성도 높은 한 편의 동화가 탄생하였다. 중견 동화작가 이금이의 소중한 체험에서 비롯된 장편동화 『아주 작은 학교』가 바로 그것이다. 어렸을 때 자주 놀러갔던 시골 학교에 대한 추억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작가는 얼마 전, 전교생 네 명에 선생님 한 명과 기사 아저씨 한 명이 전부인 강원도의 한 분교를 방문하였다. 6학년 아이들이 졸업하고 나면 나머지 아이는 혼자 남게 되고, 그 아이마저 졸업하면 저절로 폐교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하고 나니, 작가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쓸쓸함과 허전함을 느꼈다고 한다. 누구에게든 추억이 서려 있는 장소가 사라진다는 것은 큰 아픔이다. 그리고 그게 가장 소중한 유년의 추억이 담겨 있는 ‘학교’라는 공간의 상실이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때문에 이 동화책은 어른들이 읽어도 좋다. 굳이 시골에서 자라지 않았더라도 이 동화를 읽다 보면 어느새 자신이 다녔던 학교에 대한 향수에 촉촉이 젖게 될 것이다. 화단에 심어진 이름모를 식물들, 나이 든 살구나무, 키 작은 철봉, 방과 후 텅 빈 운동장, 사택……. 이 모든 것은 직접 보고 쓰는 것과 보지 않고 쓰는 것의 차이를 확연히 느끼게 해 주며, 점차 사라져 버리는 것들의 소중함을 나지막한 목소리로 일깨워 준다.

송화리 가는 길
잠자는 학교
푸른 종소리
일어나 학교야
혼자 남은 아이
아주 작은 학교
작가의 말
작은 학교 이야기

엄마의 출산과 동시에 정우는 아빠와 함께 아빠의 고향에 가게 된다. 아빠와 칠촌뻘 되는 할아버지의 칠순 잔치 때문이다. 여동생 고니에게만 쏠린 관심들로 인해 정우는 저 혼자 따돌림을 당하는 기분을 느끼며 뾰로통해 있다. 더구나 시골로 가는 게 못마땅해서 송화리로 가는 차안에서 아빠에게 내내 툴툴거린다. 아빠는 그런 정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교인 송화 국민 학교 자랑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막상 송화 국민 학교에 도착하고 보니, 학교는 잡초만 무성할 뿐 휑해 보였다. 때마침 학교 운동장에서 혼자 놀고 있는 아이가 얼마 전 이 학교가 폐교되었음을 말해 준다. 그 후 곧장 잔칫집으로 간 정우와 아빠는 친척 할아버지 할머니로부터 송화 국민 학교가 폐교가 돼 버린 사정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다음 날 새벽 정우는 멀리서 어렴풋이 들려오는 종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다. 할머니는 어제 본 그 아이가 송화 국민 학교에서 종을 치는 소리라고 귀띔해 준다. 정우는 그 아이가 왜 폐교의 종을 치는지 궁금해 새벽안개를 헤치고 학교로 뛰어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