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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드 롱사르(1524-1585)와 그 작품세계 전반을 소개하는 책. 롱사르는 르네상스 시대의 생각과 문학, 그리고 정치와 역사의 우여곡절을 언어의 힘으로 재현해 낸 시인이다. 그는 자기 시대의 지적 흐름들, 인간의 다양한 정열과 본성, 인간에게 감추어진 세상의 본질, 그리고 인간세계와 신들의 세계가 합일을 이루는 과정 등이 시라는 공간 안에서 서로 어울려 노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책은 시가 인정을 받지 못하던 시대에 시를 창조하는 사람의 위상 및 시의 가치를 드높이기 위해 시어의 역량에 의지하며 시를 썼던 한 시인의 초상과, 자기 시대를 언어로 담아내려는 부단한 시적 열정 및 의지의 궤적을 정리하였다. 다양성과 통일성이 조화를 이루는 롱사르의 시세계는 어둠과 빛이 교차하였던 르네상스를 살아간 한 시인의 시선을 반영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생각과 문학 그리고 정치와 역사의 우여곡절을 언어의 힘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며 시로써 재현해 낸 한 시인, 피에르드 롱사르를 만나게 된다. 그는 자기 시대의 지적 흐름들, 인간의 다양한 정열과 본성, 인간에게 감추어진 세상의 본질, 그리고 인간세계와 신들의 세계가 합일을 이루는 과정 등이 시라는 공간 안에서 서로 어울려 노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에게 언어는 세상의 중심에 인간이 있으며, 그 곁에 시인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의존수단이었다. 시가 인정을 받지 못하던 시대에 시를 창조하는 자의 고귀한 위상과 시의 가치마저도 드높이기 위해 그는 시어의 저 설명할 수 없는 역량에 의지하며 시를 써 나갔다. 그래서 그의 시적 창조는 삶과 우주에 대한 치열하고도 명석한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비록 그가 경험한 세상과 인간 그리고 우주의 모습이 언제나 한결같지는 않아서, 국왕의 찬양, 사랑의 고통과 기쁨, 신들의 영광과 천체의 움직임, 정치적 질서와 화합, 죽음을 극복하는 시인과 같은 여러 소재들이 다루어지고 있을지라도 그 저변에는 언제나 이 다양한 길을 부단하게 걸으면서 자기 시대를 언어로 담아내려는 한 시인의 시적 열정과 의지가 흐르고 있다. 다양성과 통일성이 조화를 이루는 그의 시세계는 어둠과 빛이 교차하였던 르네상스를 살아간 한 시인의 시선을 반영하고 있다.

책머리에

1장 새로운 서정시의 탄생《오드집Les Odes》
1.《오드집》출판의 의의
2. 찬양의 시인
3. 영감과 자연
4. 다양성의 시학
5. 시인의 새로운 위상
6. 언어에 대한 믿음

2장 세상의 모든 사을 위한 여정《사랑시집Les Amours》
1.《사랑시집》탄생의 배경
2. 페트라르카풍 시의 유행
3. 카상드르와 숭고한 사랑
4. 마리와 새로운 사랑
5. 사랑시의 관능성
6. 사랑의 영감

3장 철학으로서의 시《찬송시집Les Hymnes》
1. 작품 구성과 작성의 이유
2. 시집의 정치성과 종교성
3. 철학으로서의 시
4. 신화의 가치와 시인의 사명

4장 시대의 고통을 기록하는 시인《논설시집Les Discours》
1. 궁정시인의 역할과 시집 발간
2. 암울한 현실 속의 시인
3. 현실의 불행을 기록하는 시인
4. 시인의 위엄과 글쓰기

5장 궁정축제와 궁정시인의 시적 비전
《가면극시, 전투시, 결투시Les Mascarades, Combats et Cartels》
1. 궁정시에 대한 평가
2. 궁정축제의 정치성
3. 1565년 궁정축제의 배경
4. 궁정시인의 황금시대 해석
5. 궁정시인의 지상의 철학
6. 1571년 궁정축제의 배경
7. 국왕 찬양과 신화의 해석
8. 궁정시인의 목소리
9. 시적 공간으로서의 궁정축제

6장 역사와 시인의 글쓰기《라 프랑시아드La Franciade》
1. 서사시의 구상
2. 서사시의 내용
3. 서사시 실패의 이유
4. ‘진실임직함’의 미학과 미완의 서사시

7장 마지막 사랑노래《엘렌을 위한 소네트집Sonnets pour Hélène》
1. 작품 출간의 배경
2. 정숙한 여인 엘렌
3.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
4. 상호 소통을 위한 사랑

8장 죽음에 맞서는 시인《마지막 시집Les derniers vers》
1. 죽음과 자연
2. 죽음의 극복을 위한 시
3. 죽음의 침상에서 태어난 시
4. 살아 있음을 위한 시

9장 불멸의 시인과 망각의 시인《전집Œuvres》간행과 사후평가
1.《전집》의 간행
2. 사후의 평가

롱사르의 생애와 작품 연보
롱사르 연구를 위한 주요 참고문헌

그러나 너의 그 단단한 냉정함에 못 박혀 고정된
그 수많은, 수많은 고통들을 견디리라,
가장 잔인한 것도 내겐 가장 감미로우리라.

세상을 창조하신 자께서
자신의 완벽하신 모습을 자로 재어
자기 신전의 궁륭들을 장식하시며
나에게 명했다, 너의 노예가 될 운명을.

우리는 롱사르의 독창성을 바로 이 지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페트라르카 시의 특징을 이루는 열정과 고통의 뒤섞임이라는 일종의 모순어법은 롱사르의 시에서도 자주 발견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페트라르카풍 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랑의 거부에 절망하는 시인이나, 나긋나긋한 감상에 빠지는 시인은 등장하지 않는 것이다. 코드화되어 지나치게 부자연스러운 감정의 표현, 외면치레와 같은 표현들, 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 내는 어딘가 모르게 정교한 것 같지만 실은 어긋나는 표현들이 섞여 있는, 예를 들어 “불길 한복판의 얼음장 같은 내 가슴”이라고 말하는 글쓰기,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자기 삶의 모든 조건으로 삼아 그곳에 안주하는 글쓰기를 롱사르는 극복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그의 고통의 토로 곁에는 언제나 고통을 극복하려는 기쁨과 행복에 대한 의지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본문 69~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