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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연구를 신령과 관련된 신화와 접목시킨 책. 저자의 10년 동안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체계화한 것이다. 신화를 역사와 사상을 평범한 언어로 함축성 있게 담아놓은 기록이라 보고, 이를 풀기 위해 언어보다는 유적과 유물에 초점을 두어 종합하였다. 먼저 신화종교와 불교와의 관계를 살펴보고, 고려의 산천단묘를 찾아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성리학에 흡수한 조선의 기본단묘와 독립성을 유지한 산천단묘를 구분하여 시대와 지역별 차이를 지적하고, 단군신화를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한국사연구를 신령과 관련된 신화와 접목시켰다. 명산대천이나 이에 관한 제의를 정리하고, 국가와 지역 공동체에서 제의를 수행한 祭場인 壇廟를 중요시하였다. 신화를 역사와 사상을 평범한 언어로 함축성 있게 담아놓은 기록이라 보고 이를 풀기 위해 언어보다는 유적과 유물에 초점을 두고 종합하여 네 부분으로 구성하였다. 첫째, 신화종교와 불교와의 관계를 살폈다. 둘째, 고려의 산천단묘를 찾아 복원을 시도하였다. 셋째, 성리학에 흡수한 조선의 기본단묘와 독립성을 유지한 산천단묘를 구분하여 시대와 지역별 차이를 지적하였다. 넷째, 단군신화를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저자는 신화는 왜곡된 역사가 아니라 역사와 철학과 종교와 민속이 미분화한 상태의 원형이라고 주장하였다. 단군과 고조선이 신화냐 사실이냐를 문제로 삼았던 소모성 논쟁을 극복하기 위해, 또한 신화종교는 부드러움과 원초성이 강하기에 배타적 종교를 떠나 신화로 복귀하고, 모든 종교의 성직자를 천진함으로 돌아간 대화의 광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책머리에

서론. 명산대천의 신령과 신화
1. 명산대천과 단묘
2. 단묘와 신화종교와 불교
3. 신화와 설화와 토템

제1장 명산의 신령과 불교의 의존 및 갈등
Ⅰ. 묘향산의 보현사와 단군대
1. 묘향산에 관한 새로운 자료
2. 분류에 의한 내용의 소개
3. 단군의 신당과 유적
4. 묘향산보현사지의 편집

Ⅱ. 구월산의 삼성사와 패엽사
1. 삼성당사적의 저술 경위
2. 삼성당사적의 저술자와 저술연대
3. 당우와 제물의 변화
4. 삼성당과 패엽사의 갈등과 의존

Ⅲ. 한국 명산대천의 대상과 변화
1. 의미와 대상
2. 시대별 변화
3. 변화의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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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고려시대 명산대천의 단묘
Ⅰ. 고려사 지리지의 명소와 산천단묘
1. 고려사 지리지에 수록된 명소의 분류
2. 명소와 산천단묘와의 관계
3. 세종실록의 단묘와 명소와의 관계
4. 예지 변사의 명산대천에 관한 문제점

Ⅱ. 개경 산천단묘의 신령과 팔선궁
1. 개경의 산천단묘
2. 산천단묘의 위치와 신령
3. 송악신령의 실체와 팔선궁
4. 단묘의 훼손과 사회사의 의미

Ⅲ. 세종시 산천단묘의 분포와 제의의 변화
1. 산천단묘의 확립
2. 전국의 분포상황
3. 유형과 증감의 원인
4. 상징물과 제의의 변화

제3장 조선 전기 산천단묘와 그 특징
Ⅰ. 조선 초 산천단묘의 제정과 위상
1. 산천숭배와 단묘
2. 세종시 사전과 단묘의 확립
3. 역대 산천단묘의 위상
4. 산천숭배와 지리설의 상관성

Ⅱ. 조선 전기 경상도의 산천단묘와 그 특징
1. 세종시 지리지별 명산대천의 차이점
2. 세종시 산천단묘순심별감의 보고서와 비교
3. 신증동국여지승람의 산천단묘와의 관계
4. 산천단묘의 특성과 신화종교와의 관계

Ⅲ. 조선 전기 지역별 산천단묘와 그 특징
1. 기본단묘의 확립과정
2. 지역별 단묘와 전통성의 계승
3. 독자성 산천단묘와 그 특성
4. 신증동국여지승람의 산천단묘

제4장 동아시아 민족의 신화와 토템
Ⅰ. 동아시아의 민족학과 민족주의
1. 민족의 개념
2. 동아시아의 민족학과 민족사
3. 동아시아 민족주의의 기원과 형성
4. 동아시아 민족주의의 쟁점

Ⅱ. 묘향산지의 단군탄생과 범토템
1. 저자 설암추붕의 생애와 저술
2. 묘향산지와 사료가치
3. 단군기사의 해석
4. 범토템과 단군탄생

Ⅲ. 동아시아 민족토템과 단군신화
1. 단군신화에 보존된 토템의 잔재
2. 동아시아 민족신화의 토템
3. 藏緬語系 彛語族의 범토템
4. 단군신화와 彛語族 신화에서 범의 위상

Ⅳ. 신화에서 의축설화로
1. 신화와 설화에서 동물의 역할
2. 의축설화와 의견실화의 사례
3. 의견실화와 오수비의 특성
4. 오수비의 사회사와 쟁점

책을 마치며

부록: 지역별 단묘의 분포
[中文要約] 尋　 韓國 神靈的 故鄕
참고문헌
찾아보기>

서론 명산대천의 신령과 신화


머리말

신앙과 종교는 인간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이다. 인간은 신앙과 종교를 가진 동물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에 이르기까지 이를 떠나서 존재하지 않았고, 이를 사상과 이념, 그리고 제의와 축제로 발전시켰다. 민족은 국가가 성공적으로 사회통합을 달성한 경험의 축적이고, 민족의 구심체로 신앙과 종교가 기반을 마련한 경우가 많다.
사회통합을 성공시킨 차원이 높은 사상과 세계종교도 처음에는 신화로부터 비롯되었다. 신화란 선사시대의 종교와 사상, 그리고 조상숭배가 분화되지 않은 사회통합의 매개체였다. 신화와 제의를 합치면 신화종교이고 후에 국가종교나 세계종교에 종속되었으나, 아직도 세계종교와 병존하거나 우세한 경향을 가진 중국의 道敎와 일본의 神道가 있다.
신화는 사상과 종교뿐 아니라, 후대의 역사와 축제, 제의는 물론 예술과 민속이 분화되지 않은 상고사회의 원형이다. 신화는 공간이나 시간, 그리고 인간의 기원에 대한 심오한 의문에서 출발하였다. 상고부터 평범한 언어로 구전되어 상징성과 함축성이 심하므로 의미의 실타래를 풀어내기 어렵다. 종교가 신앙행위라면 신화는 행동의 방향을 설정한 사고의 기반이고 관습과 같았다.
한국사는 우리의 과거와 연결된 경험의 축적이고 꼭대기에는 구름에 싸인 신화의 봉우리와 연결되어 있다. 한국의 역사가들은 구름에 싸인 봉우리에 접근하려고 노력하였고, 이를 덩어리로 감상하고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접근을 어렵게 장애를 일으키는 구름을 걷어내려고 하였다. 필자는 구름에 싸이거나 걷힌 산봉우리가 다양하게 보여 주는 원형 그대로를 감상하고, 여기에서 얻은 神靈의 이야기를 신화라고 이름 부여하였다.
한국사에서 신화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연구되어 왔다. 하나는 산봉우리에 접근하여 신령에 관한 문헌과 기원을 밝히려는 노력이었다. 다른 하나는 구름에 싸인 산봉우리를 탐험하여 고산의 식물과 동물의 생태를 밝히고 광물을 채취하려는 경향이었다. 필자는 이와 달리 산봉우리에 접근하지 않고 멀리서 바라보면서 산 아래 주민들이 望祭를 수행한 전설을 수집하면서 이곳에 제의가 중단된 유적을 찾아 과거의 흔적을 되살려보고, 그들의 신앙과 종교를 분석하였다. 이 글은 산봉우리에 대하여 주민의 사고에 남아 있는 신앙의 흔적을 복원하려는 노력이다.


1. 명산대천과 단묘

지상에는 곳곳에 명산과 대천이 있다. 명산대천은 높이나 길이보다 제사를 지낸 유적과 관련이 있다. 명산과 대천의 대상과 제의는 신화종교의 유산에 포함되어 있다. 제사를 지낸 장소에는 신령을 위한 시설물이 있었고 후대에는 종교시설물의 기원이 되었다. 명산대천의 기원과 조건, 그리고 그곳에 설치된 단묘를 통하여 신화종교에 접근하고자 한다.


1) 산천과 명산대천

山川은 山水와 상통하는 가장 원초적인 상형문자의 결합이다. 산천은 평야와 더불어 만물을 포용하는 공간이고 평야보다 높거나 골짜기를 이룬 낮은 곳이다. 평야에 물이 지나가면 침식으로 산천이 생기고 이곳에 생물이 거센 바람을 피하면서 서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