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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구조주의의 헤겔 비판과 반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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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포스트구조주의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철학의 전망
오늘날 철학을 비롯한 전통 학문들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불리는 일련의 현대 프랑스 철학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그 관심과 탐구의 영향은 순수 이론 분야인 철학을 넘어 역사학이나 문학, 나아가 문화, 예술 전반에 걸쳐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다시금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였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전처럼 관심을 끄는 대상이 아니게 되었으며, 이미 "흘러간 사상"의 길로 접어드는 듯하다.
물론 한 시대에 태어난 사상이 자신의 시대적 역할을 다하였을 때, 그 생생함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우리에게 지금 "흘러간 사상"으로 평가받는 포스트모더니즘이 과연 올바른 이해 위에 수용된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졌을 때, 우리는 부정적인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즘과 현대 프랑스 철학이 과연 동일한 것인가 하는 물음에도 마찬가지이다. 현대 프랑스 철학이 국내에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방식으로 수용된 내용과 관점에 대하여 우리는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한 사상을 지양하고 넘어서는 시점에 있어 반성의 대상이 무엇인지, 그 정체성이 혼란스럽다면 올바른 평가와 지양은 불가능하다. 바로 여기에 이 책을 내게 된 근본 동기가 있다. 반성할 대상 자체의 혼란스러움을 어떻게 벗어나며, 나아가 새로운 철학의 전망을 어떻게 얻어낼 것인가?

이 책은 헤겔 철학에 대한 포스트구조주의 철학의 비판이 가지는 철학적 함축을 다각적으로 규명함으로써, 한편으로 헤겔과 포스트구조주의 각각의 정체성(identity)과 차별성을 구체적으로 해명하고, 다른 한편으로 양자의 합리적인 핵심을 상호 보완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전망을 확보하려고 시도한다.


포스트구조주의에 대한 비판적 분석, 포스트구조주의와 헤겔 철학 간의 논쟁
포스트구조주의가 한국 사상계의 한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포스트구조주의에 대한 연구와 논의는 한 단계 더 진전될 필요성이 있다. 지금까지 포스트구조주의에 대한 연구는 주로 이 흐름에 속하는 사상가들의 이론들을 소개하거나 해설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포스트구조주의가 사회적 실천과 연관을 맺어가고 있기 때문에, 포스트구조주의에 대한 연구는 더 이상 이른바 '가라사대'의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포스트구조주의는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는 100% '수입품'에 불과하다. 수입상들은 제품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조그만큼의 언급도 없이 장점만을 열거하며 한 개라도 더 팔려고만 해왔다. 차이, 노마드 모두 아직까지 수입 완제품에 불과하고, 자율주의도 수입된 서구의 자율주의이지, 이 서구의 자율주의로부터 자율적인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언제까지 계속해서 서구 사상을 수입해다 한국 지식시장에 내다 팔기만 할 것인가?
이 책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면서 포스트구조주의에 대해 그 반대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 반론을 제기하여 포스트구조주의의 이론적 한계와 난점을 드러내보려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포스트구조주의가 들뢰즈의 말대로 "누구에 반대"하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면, 포스트구조주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달리 표현하면 포스트구조주의가 무엇에 반대하고 있는지를 알아야만 포스트구조주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포스트구조주의가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적은 현대성의 성격으로 규정되는 철학의 경향이다. 포스트구조주의는 이 현대성의 철학에 대해 거의 전면적인 전복적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그런데 특히 현대성의 철학 속에서도 포스트구조주의가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것은 "내가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것은 헤겔주의와 변증법이야"라는 들뢰즈의 언급에서 단적으로 표현되고 있듯이 헤겔 철학이다. 그래서 이 책은 "포스트구조주의의 헤겔 비판과 반비판"을 주제로 잡아 논쟁의 구도를 포스트구조주의와 헤겔 철학 간의 논쟁으로 설정하였다.


이 책의 학문적 성과 및 기여: 포스트구조주의의 이론적 문제점들에 대한 비판, 수입 완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비판적이고 주체적인 수용
1990년대 초 포스트구조주의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이제 포스트구조주의가 한국 사회에 실천적 연관성을 맺어가면서 한국 사상계의 한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트구조주의에 대한 연구는 이론으로서의 설득력과 한계를 고찰하는 비판적 연구의 수준으로 진전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트구조주의에 대한 연구가 아직도 서구 포스트구조주의 사상가들의 주장들을 소개하고 해설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포스트구조주의 운동을 주도해온 대표적 연구자들이 서구 사상에 대한 사대주의적 의식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아니면 그대로 수입해서 바로 팔아도 장사가 잘 된다는 상업적 계산에 의해 지적 안이함에 안주하려는 것이 아닌지를 의문케 한다. 이 책은 포스트구조주의의 동일성 비판과 차이의 철학의 주장에 대해, 포스트구조주의의 욕망론에 대해 헤겔 변증법의 관점에서 반론을 시도하여 포스트구조주의의 이론적 문제점들을 비판적으로 제시하고자 하였다. 우리는 포스트구조주의의 100% 수입 완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연구가 의의를 갖는다고 믿는다. 나아가 이 책이 계기가 되어 한국에서의 포스트구조주의 연구가 비판과 논쟁을 통해 무비판적인 종속적인 수용에서 비판적이고 주체적인 수용으로 진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동일성, 차이, 욕망의 재구성, 조명 및 비판적 검토
이 책은 협력 연구 방식을 통해 크게 3대 영역("존재론", "사회 및 정치철학", "미학")으로 구성되며, 또한 각 영역은 저마다 자기 영역에서 '헤겔 철학에 대한 비판과 반비판'을 구성하고, 이로부터 '통합적인 전망'을 제출하기 위하여 개별 연구를 종합적으로 성찰한다. 연구 방법론을 놓고 볼 때 기본적으로 3대 영역 내부에서 다시 조를 갈라, 포스트구조주의 쪽의 비판을 검토한 다음, 헤겔의 입장에서 있음직한 답변을 구성하고, 양자 사이의 가능한 논쟁을 통해 둘이 서로 어떻게 보완될 수 있는지를 모색하며, 나아가 양자를 통합하는 하나의 패러다임을 구성하고자 한다.

첫 중심 주제는 동일성과 차이의 범주였다. 우리는 포스트구조주의를 통해 동일성이 "근대사회의 근본적인 지배 양식"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런데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포스트구조주의가 지적하는 동일화 지배 양식의 구체적인 내용(대상)이 "욕망"이라는 사실이 부각되었다. 이에 우리는 "욕망"이라는 범주에 집중하여 그 사회 철학적인 의미를 검토하는 후속 연구를 하였다.

포스트구조주의 욕망 개념은 또한 "지배 양식으로서의 동일화"에 저항하는 힘으로도 이해된다. 즉 동일화 지배 기제의 실질적 내용이 욕망이라고 한다면, 이로부터 동일화 지배 기제를 바꿀 수 있는 내용 또한 욕망으로부터 나올 수 있다는 논지이다. 그리하여 지배적 욕망으로부터 벗어나는 차이의 욕망, 즉 욕망의 다원화를 시도함으로써, 지배 기제에 대항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사회 구성 양식을 창출할 가능성을 얻을 수 있다는 추론이 나온다. 포스트구조주의자들의 욕망 논의는 이러한 맥락에서 긍정성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포스트구조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욕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포스트구조주의가 전제하는 욕망은 무한한 차이를 내포하는 한편 어떤 동일화도 받아들이지 않는 다. 따라서 그것은 무한히 소모적이면서도 주관적 또는 개인주의적인 차원에서 그칠 수 있다. 그렇다면 욕망에 기초하는 개인주의가 과연 어떻게 타자의 욕망을 존중하는 공동체의 성격을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놓인다.

그래서 이 책은 욕망을 '이성화'하려는 측면에서 근대성을 대표하는 헤겔의 사상을 재음미한다. 물론 헤겔의 시도는 욕망 문제를 주체의 의지철학으로 되돌려버린 작업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욕망은 오직 이성의 제어 아래에서만 긍정성을 얻는다. 나아가 개인의 욕망 충족은 이미 욕망의 사회적 관계로부터 제약되어 있고 사회적 규제 및 자기 규제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제한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동시에 우리는 욕망을 '이성화'하는 헤겔의 견해에도 분명히 긍정적인 계기가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그는 욕망을 이성으로 도야시키려 했으며 개인의 욕구 충족을 위한 불가피한 상호 의존 체계로서의 시민사회를 이성적 국가를 통해 지양시키려 했다.
따라서 이 책은 욕망에 관한 포스트구조주의와 헤겔의 대립을 재구성하고 그 사회 철학적 의미를 조명하려 한다. 이 책에서는 기본적으로 헤겔의 관점에 서서 포스트구조주의 욕망 이론의 한계를 지적하되, 후자가 전자에게 부여한 비판 가운데 긍정적인 측면을 수용하고 있다. 그리하여 헤겔의 합리적인 핵심을 구제하는 동시에, 포스트구조주의의 타당한 비판점들을 수용하여 헤겔 철학의 가능한 변형 및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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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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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학교 철학과 교수. 독일 보쿰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논문으로 헤겔의 전통 형이상학 비판―존재 논리와 본질 논리의 부정 형식의 차이를 통한 고찰, 헤겔 철학에서 반성의 전개와 변증법의 형성, 선험적 인식과 사변적 인식(1)―칸트와 헤겔의 모순율 해석 등이 있고, 저서로 Reflexion und Widerspruch(Hegel-Studien Beiheft 41), 『헤겔의 정신현상학』, 『철학탐색―철학 용어와 이론의 간략한 해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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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학교 철학 강사. 독일 부퍼탈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논문으로 인륜성의 비극, 노자철학과 변증법적 사유 등이 있고, 저서로 Vom Ideal zur Reflexion (Cuvillier Verlag, Göttingen), 『교육공화국』, 『논리의 탄생』, 『삼위일체 논술』, 『PSAT언어논리 솔루선』, 『PSAT언어논리 실전 모의고사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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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논문으로 단체이익과 공익의 통합을 위한 규범적 논의, 독일 인사행정의 원리에 관한 연구 등이 있고, 저서로 Hegels Begriff der politischen Gesinnung - Zutrauen, Patriotismus und Vertrauen(Königshausen & Neumann, Würzburg), 『분권과 개혁』(공저), 『국제질서의 패러독스』(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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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대학교 철학 강사. 프랑스 파리1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논문으로 「흰 그늘의 시간성(La Temporalité de l’ombre blanche) (Cahier de poétique, CICEP, Paris), 「시몽동: 생성의 철학, 사이버공간을 보충하는 미학적 공간, 개체와 전체의 관계에 대한 존재론적 고찰 등이 있고, 저서로 『노자에서 데리다까지』(공저), 『예술과 연금술: 바슐라르에 관한 깊고 느린 몽상』, 『철학, 예술을 읽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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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교수. 프랑스 파리12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논문으로 예술과 해석―하이데거-고흐, 푸코-마그리트, 들뢰즈-베이컨, 미메시스, 재현 그리고 해석 등이 있고, 저서로 『폴 리쾨르의 철학』, 『해석의 갈등―인간실존과 의미의 낙원』 등이 있으며, 역서로 『번역론―번역에 관한 철학적 성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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