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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모습의 사회적 상황을 각계각층의 인물들의 캐리커처를 통해 표현한 책. 안중근 의사의 캐리커처에서는 성직자들의 모순을, 린다 김의 캐리커처에서는 법 적용의 모순을, 미테랑의 캐리커처에서는 외규장각 도서 반환문제를, 홍석천의 캐리커처에서는 소수의 성문제를 표현함에 중점을 두는 등 180여 명의 인물을 통해 제각기 연관있는 사회상의 여러 냄새들을 각각 그 인물의 캐리커쳐에 담아 표현하고 짧은 글과 함께 수록했다.

이 책 [이슈 포인트!(issue point)]는 국내외 특정 인물들의 캐리커처를 통해 우리 시대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이슈(issue)를 보여주고 있는(?) 아주 특이한 책이다. 흔히 이슈란 어떠한 논쟁거리나 쟁점을 의미하는 것이며, 캐리커처란 어떠한 사건이나 인간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풍자한 그림이나 글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이슈 포인트!(issue point)]는 이 두 가지 요소를 결합시켜 독특하게 표현해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TV나 신문, 잡지 등의 언론매체를 통해 우리 시대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이슈들을 접하게 된다. 대부분의 이슈들은 직·간접적으로 어떤 특정 인물들과 관련되어 있다. 또 그 특정 인물들 대다수는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종교적으로 우리 시대 우리 사회를 주도하는 인물들인 경우가 많다(물론 아닌 경우도 많다).

자연히 특정 인물들의 언행은 자의든 타의든 항상 어떤 상황을 만들어내거나, 혹은 어떤 상황과 결부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만들어낸 상황이든 그들과 결부된 상황이든, 그 상황은 우리에게 관심의 초점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들 또한 그 상황의 상징으로, 즉 상황 속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비쳐지게 된다.

이 책 [이슈 포인트!(issue point)]의 기본적 구성 의도는 바로 그것의 표현에 있다. 즉 우리에게 잘 알려진 특정 인물들을 상황이 전제된 표정의 캐리커처(혹은 캐릭터)로 형상화시켜 우리 시대와 우리 사회를 한번 되돌아보는 것.

이를테면 "무기 로비 사건"으로 우리나라 정·관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린다 김"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우리나라 사법부의 법 적용의 한계와 그 모순점에 대해서, "김태정" 전 검찰총장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대한민국을 무려 6개월 이상 공황으로 빠뜨렸던 "옷 로비 사건"의 꿰맞추기 수사의 부당성에 대해서 언급한다. 공인으로서 최초로 커밍아웃한 "홍석천"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소수의 성 문제를 거론하고, "누드 사진집"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는 "김희선"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누드(Nude)를 바라보는 우리의 비뚤어진 시각에 일침을 가한다.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과 "황영조"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의붓자식과 정실자식이 이룬 쾌거의 차이에 대해서, 애틀랜타 올림픽과 시드니 올림픽에서 레슬링 2체급을 석권한 "심권호"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정작 은메달 딴 여고생 사격선수만도 못한 예우를 받는 기현상에 대해서 꼬집는다. "안중근" 의사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당시 성직자들에게 살인마로 낙인찍혔다가 김수환 추기경의 재조명 취지 발언과 함께 복권되는 모순을 지적하고, "도조 히데키와 김상희 할머니"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아직 청산되지 못한 아픈 과거 정신대문제를 상기시킨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퇴임 후 악만 남은 듯한 고집스러운 면모를 한편의 한시(漢詩)로 일필휘지하는가 하면, '정주영" 회장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사마온공의 한시(漢詩)를 빌려 현대의 후계 구도를 놓고 벌어진 형제간의 첨예한 갈등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대통령 선거에서 케네디와 박빙의 승부를 벌였던 "닉슨"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최근 "부시와 고어"의 해프닝을 빚대면서 위국승복의 미를 말한다.

쿠바 혁명을 함께 성공시킨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그 뒤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가야 했던 두 혁명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대장정 끝에 중국의 혁명을 완수한 "모택동"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문자 개혁으로 중국 인민의 문맹 퇴치를 위해 힘썼던 독서광 모택동의 일면을, 중국 정치사의 불굴의 오뚝이인 "등소평"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중국을 개혁·개방하고 경제 부흥과 중국 인민의 생활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에 대해서 논한다. "교황 요한 바오르 2세"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에반젤리움 비태(생명의 복음)를 전하며, "테레사 수녀"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인도의 가난하고 병든 자들과 운명을 같이한 성녀의 삶을 하나의 돌덩어리 같은 삶으로 정의한다. 그런가 하면 "달라이 라마"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주변 강대국의 헛기침에 정작 그의 입국조차 허락 못하는 우리 정부의 한심한 꼴을 탄식하기도 한다.

"미테랑" 전 대통령의 캐리커처를 통해서는 세계 제일의 문화대국으로 자부하는 프랑스의 추악한 문화정책과 거기에 소극적으로밖에 대응 못하는 우리 정부의 문화정책을 질타한다.

[이슈 포인트!(issue point)]는 위와 같이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물 캐리커처들(약 180여 명에 이른다)을 통해 연상되는 여러 모습의 상황을 흥미 있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서양화가 강형구의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의표를 찌르는 글은 우리가 지금껏 지녀왔던 선입견과 편견을 완전히 뒤흔들고 만다.

사실 우리에게 알려진 특정 인물들은 대체로 사진(드물게는 초상화)이나 자료필름, 혹은 TV 보도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접한 인물들은 우리에게 다소 정형화된 이미지로 비쳐지게 마련이다. 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되레 식상감을 주기도 한다.

거기에 반해 특정 인물들을 독특한 개성과 이미지가 부여된 생동감 있는 캐리커처(혹은 캐릭터)로 표현해낸 이 책 [이슈 포인트!(issue point)]는 사진이나 자료필름, 혹은 TV 보도 등으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충격과 감동을 준다. 무엇보다 캐리커처의 표정 하나하나가 너무도 생생해서 마치 살아 꿈틀거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그 캐리커처 표정 속에 숨겨져 있는 다양한 모습의 상황을 들여다보는 재미 역시 아주 쏠쏠하다.

저자 소개
강형구(姜亨九)
1954년 충북 영동 출생.
중앙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현재 순수 전업작가로 극사실주의(Photo-Realism) 기법에 바탕을 두고서 "얼굴"을 주제로 한 대형 작품제작에 전념하고 있다. 그리고 금년 9월초 "예술의 전당" '조선일보 미술관" "삼성 갤러리아(분당)" 등에서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다.

보기에 앞서… ...4
고흐/취미는 즐겁고, 전공은 괴롭다 ...16
윈스턴 처칠/"노벨 평화상"이 아닌 "노벨 문학상" ...18
소피아 로렌/채플린이 평한 "소피아 로렌" ...20
니체/억울하고 분통터지는 "니체" ...21
김용옥/알아듣게 잘 설명하는 "김용옥" 씨 ...22

- 중 략 -

키신저/"럼스펠드"의 "대통령 참모학" ...308
흐루시초프/"과학무기"의 양산 시대 그리고 "우주 경쟁" ...310
호메이니/신은 만져지는 형상이 아니다 ...312
미테랑/"프랑스 국립중앙도서관"과 미테람세스" ...314
히로히토/일본은 역사 앞에 겸손하자! ...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