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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특성과 과학기술과 사회와의 연관성에 대한 글을 한데 묶은 책. 1부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사회구성주의 과학사회학의 성과와 그것이 야기한 과학전쟁을 다루고, 2부에서는 급진적 과학운동과 문화로서의 과학,현대과학의 실천적,이론적 쟁점을 다뤘다.

우리는 두말할 것 없는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과학이 가져온 엄청난 풍요와 재난을 호흡하고 있지만, 그러나 그것을 반성하고 비판하는 태도란 낯선 것이며, 그런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과학자는 손에 꼽힐 지경이다.

홍성욱은 박이문·장회익·박성래 같은 선배들의 비판 정신을 이으면서도 그들의 성과를 뛰어넘는 비판적 과학 담론의 제2세대 내지 본격적인 과학 담론을 시작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그에게 과학은 가치중립성을 주장할 수 있는 분야가 결코 아니다. 그는 과학(과학기술)의 가치중립성에 대해 비판적이며 과학과 사회가 갖가지 문화·역사·심리적 기제를 매개로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음을 강조한다. 그는 과학과 과학 환경의 상호작용 내지 상호평형을 강조하는 시각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드러내기 위해 과학사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 책에서도 그런 성격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는 과학을 둘러싼 이론적·실천적 쟁점을 점검하고, 오늘날 가장 중요한 과학 기술의 성과로 간주되는 생명과학과 정보 기술을 다루면서 그의 관심은 발전의 연대기를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과 사회화의 다양한 역학 관계를 따져보는 데에 있다. 예컨대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독점에 대한 소송과 이 소송을 둘러싼 다양한 역학 관계를 분석하면서 지식 기반 사회의 근간이 되는 정보 기술이 독점을 촉진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 접근을 통해 막연한 과학 물신화와 무조건적 과학 회피를 넘는 길을 찾는 저자의 작업은 막연히 뭔가 대단한 곳에 들어앉은 과학에 대해 전혀 새로운 인식의 통로를 보여준다. 과학을 과학 밖으로 열고 과학 밖의 환경에서 오히려 과학으로 가는 통로를 여는 그의 간학문적 시도, 간학제적 시도는 안팎으로 꽉 닫힌 우리 과학 풍토에 신선한 작업임에 틀림없다

홍성욱은 1961년에 태어나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과학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친 후, 현재 토론토 대학 과학기술사철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1992년 미국 과학사학회에서 박사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최우수 논문상인 슈만상과, 1996년 미국 기술사학회의 IEEE 종신회원상을 받았다.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 분야는 19세기 물리학사, 전기기술사, 과학과 기술의 관계, 현대 과학과 사회, 역사방법론, 인터넷의 사회적 영향 등이며 이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 『잡종, 새로운 문화 읽기』와 『남성의 과학을 넘어서』(공동 편저)가 있으며 Making Wireless: Effects, Artifacts and Credibility를 출간할 예정이다.

001. 과학사회학의 최근 동향
002. 누가 과학을 두려워 하는가
003. 급진적 과학 운동
004. 문화로서의 과학, 과학으로서의 역사
005. 포스트 모던 과학 논쟁
006. 과학과 기술의 상호 작용
007. 서양 기술사학의 최근 연구 동향
008. 여성과 기술
009. 몸과 기술
010. 인간복제에 대한 새로운 고찰
011. 사이버스페이스의 재편과 21세기 전망
012. 첨단 기술시대의 독점과 경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