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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에 들다』는 김원욱의 시집이다. 김원욱 시에서 ‘비양도’는 단순히 그의 시를 관류하고 있는 소재이거나 제재로서의 섬이 아니다. 그의 내적 갈등의 화두로서 ‘기억하라, 영혼 하나 달그락거릴 때 삶은 허망한 썰물로 쓸리나니 더는 삭힐게 뭐 있겠나. 자, 이제 완벽한 묵언이다.’ 그의 말처럼 그의 삶의 화두엔 묵언뿐이다.

“기억하라, 영혼 하나 달그락거릴 때 삶은 허망한 썰물로 쓸리나니 더는 삭힐 게 뭐 있겠나”
김원욱 시에서 ‘비양도’는 단순히 그의 시를 관류하고 있는 소재이거나 제재로서의 섬이 아니다. 그의 내적 갈등의 화두로서 ‘기억하라, 영혼 하나 달그락거릴 때 삶은 허망한 썰물로 쓸리나니 더는 삭힐게 뭐 있겠나. 자, 이제 완벽한 묵언이다.’ 그의 말처럼 그의 삶의 화두엔 묵언뿐이다. 절대의 고독, 절대의 허무, 절대의 고립감의 대상으로 ‘비양도’는 그 자신이 겪지 않으면 안 되는 절대적 삶의 대상으로서 그가 처하고 있는 상황의식 속의 체험적 피조물로 끝없이 표류하며 떠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한기팔(시인)

“스스로 섬에 자신의 몸을 가두고,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천형 같은 그리움을 먹으로 갈아 시를 쓰는 사람”
오래 섬에 살며, 섬이 되어가는 사내가 있다. 스스로 섬에 자신의 몸을 가두고,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천형 같은 그리움을 먹으로 갈아 시를 쓰는 사람. 달이 오면 달과 함께 술잔을 들고, 파도가 오면 파도의 몸으로 울면서 한사코 자기만을 바라보는 사람. 김원욱의 시에서 시적자아는 늘 그런 모습이다.
철저히 고립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유배 보내지도 않았고, 아무도 그를 배척하지 않았기에 그의 안치는 자발적이다. 아니 그는 늘 그에게 갇혀 있기에 위리안치라는 말이 적절하다. 그는 소통 불가능한 섬 생활을 지속하면서 자기의 내면을 파고들어간다. 그렇게 막장의 광부처럼 자기 안의 굴속으로 들어간 사내의 눈에는 온통 그리운 것들뿐이지만, 섣불리 그리움에게 다가가지도 않는다. 아니 다가갈 수 없다. 다가간다고 해서 어떤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침묵한다. 아니 침묵해야 한다고 선언한다. ‘삶은 허망한 썰물로 쓸리나니 / 더는 삭힐 게 뭐 있겠나 // 자, 이제 완벽한 묵언이다’ (?달, 썰물에 지다?)
― 이대흠(시인)

5 | 시인의 말

제1부 순례를 꿈꾸며
13｜적요
14｜순례를 꿈꾸며
16｜인드라
17｜그리운 비양도
18｜신비스런 날
19｜노을이 있는 풍경
21｜그 꽃잎 흔들려도
22｜용암지대에 와서 1
23｜용암지대에 와서 2
24｜지상의 길은 보이지 않고
25｜가을산
26｜7월
27｜체포되어 온 봄
28｜함박눈 내리던 흐린 날의 기억
29｜할망당에서 잠시 길을 잃고
30｜용암지대에 와서 3

제2부 유배의 시간들
게가 있는 풍경｜33
비룡암 가는 길｜34
비양도 갯메꽃｜35
고등어｜36
두모악, 감나무 아래서｜37
그곳에 그가 있었네｜39
작은 성지｜41
섬, 빛깔에게 묻는다｜42
문득, 봄날｜43
신새벽을 바라보며｜44
한 여자｜45
애기 업은 돌 1｜46
애기 업은 돌 2｜48
공평했던 그 여자｜50
달, 썰물에 지다｜51

제3부 분홍 울음
55｜비양도 일몰
56｜게들처럼
57｜해바라기
58｜펭귄의 노래
60｜달콤한 양식의 추억
61｜씨 없는 것들에게
63｜섬이 내게로 오네
64｜어느 일요일
66｜나는 자랑스러운 이 땅의 남자다
68｜풍랑주의보
69｜지네와 함께 꿈꾸다
70｜월하독작
71｜망상에 대하여
72｜나의 목소리
73｜새들과 함께

제4부 능소화, 아버지
억새에게｜77
송악산｜78
그 저녁｜79
섬은 아프다 한다｜80
촛불은 타오르고｜81
오름에 오르면 또 다른 오름이｜82
불빛은 점령군처럼 밀려오고｜83
인간, 벼랑 끝에 서다｜84
철쭉꽃｜85
추억의 여름날｜86
저항의 밤｜87
홀로 선 섬｜88
그날이 오면｜90
하현｜91
능소화｜92

해설 / 섬이 되어 부르는 노래(이대흠)｜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