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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강사 일이라는 것을 하면서 몸에 사리가 아마 100만개 정도 나올거라는 말을 자주 한다. 처음에는 내가 아는 것을 어떻게 가르치면 될까?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이 좀 잘 알아들을까? 하는 고민에 수능 때 보다 더 열심히 공부한 것 같다. 그것도 아는 내용을 공부하는데도 얼마나 오래 걸리고 집중 하게 되는지.. 이제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기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힘들어 지는것은 아이들과의 관계의 문제다. 내가 어렸을 때는 그래도 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어느정도 통하는게 있고 아이들 역시 수학 잘 하는 누나의 이미지가 강했던 것 같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이제 아이들이 말하는 어른이 모습이 보일 때 내가 그토록 싫어 했던 수학 좀 한다는 선생님들의 모습으로 바뀌어 버린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과 소통이 먼저가 아니라 부모님들에게 걸맞는 강사의 모습으로 이제 친구같은 선생님이 아니라 부모님이 신뢰하는 강사의 모습... 그 모습으로 바뀌자 나는 처음으로 아이들과 불화로 직장을 나와야 하는 일이 생겼다. 어찌나 슬프던지...

이 일을 하면서 아이들과 부모와의 소통.. 그리고 가치관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들 역시 잘 하고자 하는 욕구 남들 에게 이기고 싶어하는 승부욕은 다 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런 모습을 보이면 고리타분해 보이는 인간, 반에서 겉도는 아이, 공부만 하는 찌질한 인간의 모습으로 생각해 버린다. 하지만 부모는 그런 모습을 바라고 있다. 모르면 선생님께 무조건 질문해. 쉬는 시간은 놀지만 말고 복습 정도는 해야 하지 않니? 너는 놀기만 하니?

내가 아직 가정이라는 것을 꾸리지 않아서 인지 모르겠지만 때로는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마음을 이해 할 수도 있다.

아이들의 생각과 부모의 생각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사교육을 담당하는 나는 어느 편도 들수 없다.

그래서 오늘 같이 엄마와 아이의 생각이 부딫히고 엄마가 완벽히 아이의 머릿속에 생각을 바꿔버리는 일이 생길 때 나는 침묵할 수 밖에 없고 이 때까지의 고생이 헛것으로 돌아가 버리는 지금의 마음이 슬프다. 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