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모르는 것은 배워야 한다. 글자를 읽을 줄 알 때부터 책을 접했다고는 하나 책읽기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학창 시절 교과서 이외에 손꼽을 정도의 책만 읽어오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한참 지나서야 책을 읽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학교 공부만으로는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면서, 그리고 잃어버린 삶의 방향 감각을 다시 찾기 위해서 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었다. 그렇다고 자랑할 만한 책쟁이가 된 것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인터뷰한 독서의 달인들의 모습에 다시 한번 반성을 하게 된다.

 

물론 책을 읽는 것이 너무 부담으로 다가와서는 안될 것이다. 그저 편한대로, 가볍게 읽으며 점점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는 달인들의 얘기는 그래서 더욱 와닿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책을 너무 신성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내 편한대로 읽기 시작하는 것이 채 몇 년이 안되는 듯 하다. 그런 마음 변화가 있고 나서야 좀더 책읽기를 나의 생활로 끌어들일 수 있었던 기억이 책을 읽는 동안 공감하게 만들었다.

 

거기에 책읽기를 통해 자신의 잃어버린 꿈을 찾거나 인생의 방향을 본능적으로 알아낼 수 있다는 말은 힘이 되주기에 충분했다. 읽다보면 자기와 공명하는 열쇳말을 만날 수도 있겠거니 하는 마음의 여유를 알게 된다.

 

물론 책을 읽기 위한 생활의 우선순위 조정은 꼭 필요할 것이다. 하루에 두 시간 이상씩 책읽기를 위해 생활을 다듬고 관리하는 독서의 달인들의 모습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된다. 바빠서 책을 못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먼저 읽고 생활을 시작하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조급해하던 마음을 조금은 차분히 가라앉히고 책을 통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꿈을 갖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책을 열심히 읽으면 저절로 생긴다. 진짜 자신에게 소중해보이는 것은 일부러 찾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책은 본능적으로 꿈을 찾게 만들어주는 통로다”

 

요사이 워낙 많이 나오는 말이라 쉬워보일 수 있는 플랫폼이란 말 속에 많은 업체들의 치열한 전쟁의 개념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우리 생활 속에서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고 있는 많은 서비스들이 사실은 치열한 고민과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노력 속에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게다가 잘못된 전략으로 하루 아침에 추락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무섭기까지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플랫폼 전쟁은 우리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하드웨어에만 부가가치를 높이려 하고 있던 우리 나라에게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큰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구글이나 애플처럼 모바일 플랫폼을 앞세워 언제 우리에게 위협이 될지 모르는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거기에 소셜 네트워크로 대표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오픈 정책들은 이 책을 보기 전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 많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와 서비스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서비스 영역을 점점 확대해가는 모습은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느끼는 것을 넘어 언젠가 우리 나라도 종속되겠구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게 한다.

 

이런 점에서 플랫폼 타이탄들의 전략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요새 또 말이 많이 나오는 ‘클라우드’ 처럼 구름 속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서비스 기반을 통째로 점령당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위협 속에서 우리도 나름대로의 플랫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늘 외국에서 만들어진 것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는 할 수 없는 토종 플랫폼 전략을 만들어낸다면 좀더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할 수도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 발가락 양말을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이 책의 저자는 발가락 양말으로 무역업을 하고 있는 사업가였다. 그래서일까. 하루하루 많은 고민과 결정의 순간들이 저자를 에워싸고 있을텐데 책을 통해 그런 문제들을 해결해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거의 매일 한 권의 책을 읽어왔다고 얘기하는 저자의 얘기를 들으며 힘들었을 시간들이 느껴지기보다 책을 통해 새로운 경영방법을 적용해보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나름대로 여유를 즐기고 있는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특히 인상깊은 것은 바쁠듯한 사업가의 길을 걸으면서도 매일같이 서점에 들려 새로 나온 책을 보며 즐기듯 거닐고 있는 모습이였다. 항상 책 속에서 살아가는 그 분의 모습이 그려져 부럽기도 하고 반성하게 되기도 한다. ‘그냥 고민이 될 때 그냥 서점에 가서 둘러본다’는 말처럼 고민만 하기보다는 그저 책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학문적으로, 문학적으로 책을 보는 사람이 아닌 일반인이지만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 속에서 작아보일지언정 주눅들지 않은 자유로운 독서가의 모습을 구경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