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라면 EBS <공부의 왕도>라는 프로그램은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공부를 하며 꿈을 찾아가는 중학생과 고등학생,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공부의 왕도>는 고등학생들에게는 직접적인 공부의 팁을, 중학생들에게는 의지를 심어주고 공부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이런 <공부의 왕도>프로그램에 지체장애 1급 학생이 출연했다고 한다. 그 주인공은 서울대 경제학부에 재학중인 김찬기이다. 공부를 즐기는 그만의 <공부의 락>비법이 궁금해서 나도 모르게 책장을 넘겼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소름돋은 부분은 저자가 생존률 2%라는 희박한 확률에 주사위를 내던지며 척수 수술을 받을 때였다. 자가 호흡 확률이 2%, 생존률 2%라는 험난한 수술을 받고도 신의 계시처럼 살아난 김찬기. 아마 그건 그가 아직 이생에서 할 일이 남았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아마 그가 경제학을 선택한 것도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그는 책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한 것은 '공부를 통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삶을 살자'는 신념의 연장선이다"라고 말했다. 경제학을 통해 사회복지 정책 입안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이유로 그는 경제학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가 서울대학교 지원서에 써 냈다는 지원동기를 보고 갑자기 내 자기소개서가 떠올랐다, 아직 완성하지 못한 채로 남겨져 있는 나의 자기소개서. 나도 얼른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치외교학과, 부산국제고등학교에 대한 나의 소망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나는 아무래도 학생이라 책을 읽을 때 공부팁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읽게 되는데, <공부의 락>에서는 "초심을 잃지 말라"는 조언이 가장 와닿았다. 계획을 꼼꼼하게 세우고도 지키지 않는 건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시작할 때는 장대하게 전교 1등이라도 해낼 수 있을 것 처럼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지도 열정도 흐지부지해지면서 또다시 포기하는 과정을 학생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것이다. 이런 우리에게 그는 그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그는 이런 문구를 붙이고 읽었다고 한다. 딴생각을 한다 - 시계를 본다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한다 - 딴생각을 하지 않는다 - 공부를 계속 한다 -꿈을 이룰 수 있다 이 장을 읽고 나는 독서실 내 자리에 휑한 벽면이 떠올랐다. 지금이라도 초심을 잃지 않게 자극이 되는 이야기를 붙여놓아야 겠다.
나는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자극 받는 부분이 있다. 이런 이들도 치열하게 공부하는데 더 좋은 조건을 가진 나는 지금 무얼 망설이고 있는걸까.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지금, 걱정된다는, 두렵다는 말로 넘어가려고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슬럼프라고 하지만 김난도 교수의 말처럼 그냥 공부가 하기 싫은 걸지도 모른다. 아직 늦지 않았다, 공부의 락, 나도 찾을 수 있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