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의 어느 상사는 단적으로 이런 말을 했다.

"이메일 쓰는 것만 봐도 이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인지, 못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이메일을 예로 들어 말한 것이지만, 사실 그것은 보고서라고 통칭되는 직장인의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당시 이메일 만으로 어떻게 판단이 되는지 의아했지만,

직장인으로 연차가 더해 질수록 그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대면 보고가 주를 이뤘다면 현대, 아니 오래 전부터 이메일을 통한 공지나 보고가 일상이 되었는데

막상 메일을 받아보면 무슨 말인지 두번 세번 읽어야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었고,

같은 메일을 받았는데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가 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또한 말로 설명하라면 잘 하는데, 막상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거나

횡설수설한 장황한 글쓰기로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의 요지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힘든 경우도 종종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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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게는 숙명이며, 일잘러의 척도가 되는 직장인의 글쓰기.

그것을 배운 적도 없고 정확히 알려주는 이도 없을 뿐더러 직장에서도 그것을 알려주는 이가 없으며,

직장생활을 하면서 보고서를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더라도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알 수 없고

이를 배우고자 하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를 만난 적도 없었다.

그런데 근래 들어 MZ의 문해력에 대한 논란이 생기면서 직장인의 글쓰기나 보고서 작성법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지만, 이렇다할만한 자료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글쓰기에 대한 책이라면 대부분 대입을 위한 논술작성에 대한 책이었기에 나와같이 직장인으로서의 글쓰기, 즉 보고서 작성법에 대한 책이 발간되었다기에 본 이 책은 어느 정도 나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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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파트 1에서는 오피스 문해력 테스트가 제시되어 있어, 자신의 문해력 수준을 셀프평가해 볼 수 있었으며, 파트 2에서는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반적인 문해력과 오피스 문해력, 즉 직장인의 문해력에 대한 차이를 말하고 있다.

파트 3에서는 문해력의 본질이라는 제목으로 핵심과 논리, 스토리텔링부터 구성에 이르기까지의 내용과 보고서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 작성해야 한다는 내용, 그리고 문해력 날개달기 라는 제목으로 문해력을 높이는 글쓰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파트 4에서 말하는 종류별 문해력 키포인트였는데, 이 파트에서는 보고서의 종류에 따라 공문서, 기획보고서/계획보고서/검토보고서/사업제안서/행사보고서, 상황보고서/결과보고서, 요약보고서/회의보고서, 보도자료, 이메일/문자로 직장에서의 글쓰기 종류를 총 6가지로 분류하여 각 글쓰기 특성에 맞는 작성 방법과 주요 포인트를 알려 주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직장인 맞춤형 글쓰기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지 저자가 궁금해졌는데,

알고 보니 유퀴즈온더블럭이라는 프로그램에 "문서의 신"으로 출연했던 유명한 분이라는 말을 듣고 나니

직장인이 작성해야 하는 보고서의 종류를 정확하게 알고, 그 각각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특히나 이론적인 솔루션에 국한되지 않고 실제 작성된 수많은 보고서의 내용이 예시로 제시되었으며, 일반적인 문장과 보고서 문장이 비교되어 제시되니 어떤 차이가 있고 문장을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의 차이가 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보고서를 "쓰는" 입장에서는 약간은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저자의 솔루션이, 막상 두 개의 비교 예시를 접하며 보고서를 받아 "보는" 입장이 되어 보니 두 문장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고 왜 보고서 작성법이 중요한지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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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만 해도 사업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어느 누구도 참고할 수 없는 샘플 보고서를 제공해 주지 않고 그냥 쓰라는 지시를 받아 막막했었는데, 이 책을 이전에 보았다면 더 좋은 보고서를 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 책의 표지나 제목을 보면 쉽게 다소 가볍게 느껴져서 술술 읽고 덮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가며 명확한 가이드와 예시문으로 인해 이 책의 진지함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냥 쓰라"고 말했던 직장 선배들의 말과 달리 보고서는 "그냥"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어떤 단어 어떤 문장으로 썼는지에 따라 보고서의 수준이 확연히 달라짐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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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으로서 글을 쓸때마다 막막한 사람이라면, 보고서를 쓰려고 프로그램을 열었지만 시작을 못하고 깜박이는 커서만 노려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참고할 만한 샘플보고서 없이 일단 무작정 써야만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수많은 샘플보고서를 접해 볼 수 있을 것이고 어떻게 방향을 잡고 어떻게 구성을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창시절-물론 지금도 그렇지만-나는 질문이 참 많은 학생이었고, 영문법을 배울 때 나는 문법을 암기하기 보다 이해를 하고 싶어 했다.

예를 들어, to 부정사가 뒤에 오는 동사들을 외우라고 하는데, 왜 이 동사들은 뒤에 to 부정사가 오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고, 그 물음에 대한 답은 "그 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쓰니까 그냥 외워!"라는 것이었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암기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당시의 나였기에 그때부터 영어를 멀리 했던 것 같다.

뒤늦게서야, 언어는 이해의 영역보다 먼저 단어와 문법을 포함한 암기이 영역이라는 것을 깨닫고 암기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그때 마주친 벽이 바로 콜로케이션이었다.

단어 암기의 가장 큰 산은 하나의 단어가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고, 활용을 하고, 뒤에 오는 단어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동사였고 특히 콜로케이션... 이것은 정말 뜻으로 이해를 하고 암기를 하면, 나중에 뜻을 고려했을 때 이것도 저것도 말이 되는 것같아 기계적으로 나올 정도로 암기를 해야했음에도 막상 보면 또 헷갈리는 미로처럼 느껴졌다.

예를 들어, decide라고 하면 뒤에 오는 단어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decide + to 부정사: ~할 것을 결정하다.

decide + on + 명사: ~에 관하여 결정하다.

이렇게 나란히 있으면 비교해서 외울 수 있는데, 보통의 경우 각각의 곳에서 저 표현을 각각 암기한 경우에는 나중에 문장에서 둘 중 하나를 봤을 때 의미가 헷갈리는 것이었다. 뒷 단어의 의미로라도 구분이 되는 경우라면 다행이나 대부분 의미로 구분되지 않아 정말 기계적으로 튀어나오도록 암기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 암기한 것으로 보여도 보일 때마다 다시 암기를 하다보니 암기되기 보다는 영어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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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학습자의 이런 괴로움은 나만 겪는 것이 아니었는지, 단어를 기준으로 콜로케이션을 정리하여 비교할 수 있도록 나온 것이 바로 이 책인데, 「마지막 기초영문법」으로 유명한 김정호 선생님이 바른영어사에서 출간한 책이이었다.

예전부터 듣기로 영어에서 동사를 정복하면 영어의 반 이상이 끝난다고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이 책에서도 동사부터 학습하면 문장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영작도 원할해 진다며 동사 학습의 필요성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내가 동사를 암기할 때 반복해야 했던 그 지점, 비교해서 암기할 수 있도록 동사별로 정리가 되어 있으면서 뒤에 오는 콜로케이션의 차이가 바로 눈에 띌 수 있도록 빨간 색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리고 특히 눈에 띈 것은 각 콜로케이션에 따른 예문인데,

보통의 경우 영어 문장-해석 순으로 배치하는데 반하여 이 책은 해석-영어문장 순으로 배치하여 영작을 고려한 배치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한글해석-영어문장 공통으로 동사 부분은 파란색으로 표기하고, 구조설명에서 빨간색으로 표기된 콜로케이션 부분을 예문에서는 형광처리하여 문장의 구조가 바로 눈에 들어오도록 처리하였다.

게다가 각 페이지의 제일 하단에는 박스에 해당 동사의 파생어까지 예문과 함께 표기해서 동사를 기준으로 하는 콜로케이션이지만, 거기서 확장하여 다른 품사의 단어까지 함께 암기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꾀하였다.

다른 여타의 단어장이 각각의 단어와 뜻, 파생어, 예문을 위주로 구성한데 비해 이 책은 단어의 시작을 동사에 두고 거기에서 문장구조를 이해하도록 하고 영작과 독해에 도움이 되도록 시각화하며, 어휘력확장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다른 책이 품사와 상관없이 사용빈도를 기준으로 배열된 단어책이라면 이 책은 동사+사용빈도를 기준으로 하여 배열되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단어책이지만 문장구조와 영작까지 여러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빈도수으로 동사 391개를 기반으로 하여 콜로케이션과 파생어까지 한다면, 책의 제목은 "탑보카 Top Voca 1편 핵심동사 콜로케이션"이지만, 동사에 한정되지 않은 단어책이라고 볼 수 있고 QR코드를 삽입하여 mp3와 부가 학습 자료까지 제공하여 이동시에도 책을 펼치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으며, mp3로 인해 청취력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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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이 동사를 암기함에 있어, 매번 암기해도 헷갈리는 학습자라면 콜로케이션에 따른 의미의 변화와 차이를 한눈에 비교해서 암기할 수 있는 이 책의 구성이 꽤 효율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또한, 동사의 사용방법과 구조에 대하여 명확하게 이해하고 단어공부를 통해 영작까지 잡고 싶은 학습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