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은 일부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창의적인 인간들을 볼때면 부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언제나 문제가 생기면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제대로 나아가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데 비해 주변의 친구나 동료들중에는 너무도 쉽게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런 과제들을 풀어나가는 능력을 가진 친구들을 보면 많이 부러웠다.

 

부모님들이 잘하는 표현대로 "재는 뭘 먹고 저렇게 창의적인 능력을 가진 것인지" 내지는 그런 능력을 "타고 난 것이" 부러웠다.

 

 이후 자라면서 창의력도 훈련의 결과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어떻게 하면 창의적일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은 드물었다. 그냥 "창의적" 에피소드를 몇 개 나열하고, 열심히 고민하라는 정도...

 

 "이매진"은 창의력이 발휘되는 상황 및 여건을 개인적인 측면과 집단의 측면으로 구분하여 소개를 하고 있다.

개인적 창의성의 부분은 창의성이 발휘되는 상황에서 뇌와 뉴런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래서 어떤 상황들에서 창의적인 능력들이 향상되는 지를 설명하고 있다.
 단, 각각의 상황들이 필요한 시점이 다르고, 어떻게 보면 서로 상충되는 부분들이 있다는 점. 언제나처럼 다시 난해해지는 순간이다.

 전체적인 개념으로 요약하자면, 결국 창의력은 우뇌가 작동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서, 모든 걸 판단하려하거나 고민에만 매달려 있지 말고, 한 발짝 떨어져서 뇌가 제약적인 생각에 얽매이지 않도록 해주는 것.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생각이 옮겨다닐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흔히 말하는 안다는 것에 눈이 멀게 되는 "지식의 덫"과도 연결되는 개념이다.

 

  두번째 집단 창의성의 부분은, 사람들간 자유로운 소통이 집단 창의성을 높인다는 내용이다.
이 부부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된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자유로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을 이야기 듣게 되고, 이를 통해서 내가 알고 있던 내용과 접목이 되면서 기존에 생각하던 한계를 넘어서게 되는..  창의적 회의시의 이야기..

 집단 창의성의 예로 소개되는 픽사와 3M의 이야기가 재미 있었던 것 같다.

 

 요점은 그런 것 같다. 창의력이라고 하는 것은 발생하는 기저를 안다고 해도 어려운 문제이지만 좀 더 방법론적으로 접근을 할 수가 있는 것 같다.  물론 그 방법이라는 것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새로운 자극을 계속해서 주고, 아는 것에서 벗어나(창의적 생각을 억제하는 부정적인 통제를 벗어나) 통합적으로 생각하고..

 역시 창의성이란..  어렵다....

집단 창의성의 예로 이야기하는 픽사의 초기 작품 [틴토이]

장난감이 생각할 조카의 이미지를 생각하고 만들었다는 대목에서 빵 터졌다.

이 조카는 이제 커서 이 이야기의 아기가 본인임을 알겠지.

서평, 이매진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를 하는 시대가 되면서, 최근 신문을 통해서 자영업자들의 실패 사례들을 종종 접하게 된다.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직장에서의 생존에만 매달려 있거나 혹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안정적임에 안주하고 있다가,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맞이한 은퇴에 손쉽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모작의 아이템으로 프렌차이즈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으나..  결국 그 준비되지 않음으로 인해 창업 실패에 봉착하게 된다고 한다.

 

 현재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또 몇 년뒤에는 현 직장에서 은퇴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런 사연들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때로는 수명의 연장이란 것이, 비참한 말년을 연장하게 되는 저주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다가 본 도서를 접하게 되었다.

 저자는 말을 한다. 젊어서는 시간이 부족해서 미래에 대한 생각과 준비를 못하고, 그로 인해 나이 들어서는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 무기력하게 보내게 되기 때문에, 전체 인생을 두고 미리 미리 다음에 닥쳐올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그리고 적당한 연령대에서 해야할 고민들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인생을 4단계로 나누고 있는데, 재미난 건 그 시작점이 30살이란 것이다. 30세 이전은 대학을 다니고 졸업해서 결혼을 할 무렵에 해당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인생의 단계에서는 포함을 시키지 않겠다고 한다. 일견 그럴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저자의 나이대와 경험에 맞춰서 인생의 단계를 나눈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 실제 저자가 1단계의 끝으로 규정하는 45세때 저자는 병으로 쓰러지면서 인생과 시간에 대한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을 하고 있다 )

 

 저자는 거의 모든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열심히 달리기만 하는 시점에서, 미래를 위하여 속도를 변속해야 하는 시점인 "더블 스탠다드"라는 개념을 설파하고 있으며, 이후 3, 4단계인 원숙기, 제로 출력기에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지.. 그래서 그 이전 단계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 지를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그 준비도,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이 된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보니, 아직 1단계인 수렵기에 머물러 있으면서 막연한 미래에 대한 걱정을, 단지 걱정만을 하는 입장에서는, 약간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처럼 들리는 대목들도 있다.

 

 하지만 인생의 후반으로 갈수록 빠른 속도가 아니라 느림이 필요하고 적응을 해야 한다는 제안은 언제나 "빨리 빨리"를 외치는 한국사회와 대별했을때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 온다.

 

 

타임콜렉터, 시간계획

 섹시하고 정렬적인 춤사위와 함께 폐부를 찌르는 아련한 선율의 음악이 공존하는 탱고.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탱고라는 것은 "여인의 향기"에서 보았던, 라틴 댄스 종류중의 하나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으나, 이 책을 접하면서 탱고란 것이 단순한 춤만이 아니라 음악이고, 아르헨티나의 역사이며 문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르헨티나 드림을 꿈꾸며 고향 유럽을 떠나 중남미의 끝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사람들의 고독과 외로움 끝에 탄생한 춤..  탱고..

 탱고의 커플이 상체를 밀착해서 춤을 추는 것은, 좀더 가까이 타인의 체온을 느끼고 싶었던.. 외로움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이주민의 절대다수가 부두에서 일하던 하층민의 남자였던 탓에 탱고는 하층민의 문화로 시작이 되며, 초기에는 남자와 남자가 춤을 추었다고 한다.

 여성 인구가 유입이 되면서 남자와 여성이 추는 춤으로 발전을 하게 되었으나, 초기에는 남녀 성비가 맞지 않았고, 한 곡의 탱고곡이 끝나면 파트너를 보낼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을 열정적으로 함께 하고 떠나보낸다.

 만남이 짧고 헤어짐의 시간이 정해져있기에 정렬적이면서도 안타까운 몸부림이 되는 것이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러므로 탱고의 춤사위는 그들의 몸부림이며, 탱고의 음악은 그들의 절규다. 섹스가 육체를 위로한다면 탱고는 영혼을 위로한다. 그래서 탱고는 슬프다."

 

 하층민의 문화로 시작된 탓에 아르헨티나 상류층에서는 백안시하던 탱고는, 유럽에서 탱고의 유행이 불면서, 역으로 아르헨티나 상류층의 문화로 역수입이 되게 된다. 남이 하는 것이 더 좋아보이는 것은 만국 공통인 인간의 본성인가 보다.

 

 저자는 탱고의 발생, 탱고클럽, 탱고가 발생한 산 텔모와 라 보카에 대한 설명을 거친 다음, 탱고의 시대적 변천사를 아르헨티나의 역사와 탱고 예술가들의 명멸과 함께 설명을 하고 있고,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이곳 저곳들에 대한 안내도 알차게 수록이 되어 있어서, 탱고에 대한 입문서와 부에노스 아이레스 여행기를 함께 읽어 나가는 느낌이었다.

 

 특히나 내 머리속에 아르헨티나의 이미지를 심어준 영화 "해피 투게더"( 장국영/양조위 주연 )에서 두 주인공이 탱고를 추었던 곳이라는 작은 탱고 클럽 Bar Sur는 꼭 들려야 할 곳이라고 마음먹게 만든다.

 

[ Bar Sur 내부 모습 ]

 

 그리고 오페라 하우스를 서점으로 변화시켜 놓은 아테네오 서점 또한 꼭 들려봐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탱고 관련 자료를 찾다가 일본의 소설가가 탱고에 매료되어 2주간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한 경험으로 소설을 출간한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 작가가 묵었던 호텔에 동일한 기간을 체류하는 계획으로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떠난다. 저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부럽고,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그렇게 자유로이 떠날 수 있음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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