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자제 했지만 소량이나마 네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쉬이 작품에 흔들리지 않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미연시를 하면서 딱 두번 마음이 흔들린적 있었는데, 그 두번중 한번은 가텐계 그녀라는 작품이였고 또다른 작품은 이 책의 저자가 맡았던 화이트 앨범 2 IC 였다. 대놓고 NTR이였던 가텐계 그녀는 제쳐두고 화이트 앨범 2 IC 부분은 내 마음을 심하게 흔들기 충분했는데, 그 때 입은 내상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아직도 CC를 다 플레이하지 못했을 정도다. 이렇듯 마루타 후미아키의 경우 독자의 마음을 흔드는데 특이한 재능이 있는것 같다. 문제는 그 흔드는 방식이 감동이 아니라 독자의 심정을 갈기갈기 찢는데 있다는 점인데, 그래도 사에카노의 경우에는 본인이 후기에도 언급했듯이 최대한 낮은 연령을 배려해서 쓰기도 해서 그런일 없지 않을까 하면서 방심하고 보고 있었는데 이런.. 아무리 많은 연령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작가의 본성은 숨길 수 없나보다.

물론 결과론적으로 8권 이후의 이야기로 이어 나가기 위해 준비한 것이 독자에게 전해오는 충격을 완하시켰지만, 중간 부분에 있는 하나의 큰 분기점은 주인공에 몰입하고 있었을 독자들의 마음을 갈가리 찢어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6권과 7권 초반의 에리링의 모습을 보고 방심했던 독자라면 더욱이.

개인적으로 충격이 컸던것 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인공에 심정적으로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상당히 가볍게 글을 써내려가지만, 그 가벼움 속에 독자는 주인공들에게 쉬이 동화되고, 기쁨과 슬픔을 같이 느끼게 된다. 그렇기에 캐릭터들에게 배신당했을때 충격이 두배가 된다. 그리고 마루타 후미아키는 그런 곳에 무척이나 능한 작가임을 이 책에서 다시한번 증명했다. 악랄하다. 그렇기에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7권을 보면서 상당히 재밌었지만, 동시에 상당히 불쾌했다. 그나마 전연령 대상인 라이트노벨이였기에 불쾌하고 말았지, 만약에 리미트 없이 써내려가는 미연시같은 장르였다면 다시 한번 흔들리지 않았을까?

 

 

파격적인 소재와 광고를 바탕으로 독자를 끌어모았던것에 비하면 소재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뭐 나름대로 즐거운 작품이였다. 작가의 쓸데없는 배려심만 제외하고 본다면.

작가 본인이 후기에서 언급했듯이 아마 주인공은 일부러 망가뜨린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작가가 생각한 가장 이상적인 주인공을 만들려고 했음에 틀림없다. 물론 제대로 만들어지지도 않았지만, 그러한 점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주인공에 대한 여러가지 설정은 독자에게 기묘한 이질감을 줄 수 밖에 없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러한 이질감을 당연한것으로 바꾸기 위한 장치일까, 아니면 뭔가 중요한 복선일까 1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여튼 그러한 부분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작가는 주인공의 과거를 필사적으로 독자에게 설명하려고 든다. 그리고 그러한 필사적인 설명은 잘 풀어나가는 이야기에 오히려 크나큰 이질감을 준다.

어차피 위대할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을 그냥 보여줬다면 주인공에 대해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 갈 수 밖에 없었다면, 적어도 1권에서는 의미없었던 과거이야기는 이야기의 흐름을 보나 설정을 보나 독자에게 끊임없는 괴리감을 제공한다.

사실 류세린이란 작가를 개인적으로 평하자면 작품별 편차가 매우큰 작가라고 보는데, 이러한 편차는 사실 장르나 이야기적으로 일정 부분에 작가가 특화되어있다는데서 비롯된다. 당장 데뷔작이라 볼 수 있는 엔이세만 하더라도 본편보다 오히려 외전이 재밌다. 소드걸스도 차라리 엔이세보단 낫다. 세계관을 짜는데는 적당히 능한편이지만, 그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제대로 이용을 못한달까. 반대로 세계관이 제공된 공간에서 글을 써내려가는 것은 꽤 재능이 있고 재미가 있는편이다.

어사일럼은 그런의미에서 작가가 잘하는 부분과 못하는 부분이 미묘하게 크로스하면서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과거이야기나 초반부는 본인이 세계관을 만들고 그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필사적으로 전개하려드니, 파격적인 설정을 제외하면 전혀 타당하지도 못하고 재미도 없다. (물론 생각없이 보면 못봐줄 정돈 아니다) 반면에 후반부에서 세계관과 크게 관련없이 캐릭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짜내려가는 부분에 한해서는 나름 만족할만 하다.

그렇기에 쓸데없는 배려심이다. 잘하는 부분이 있고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부분에 대해서 적당한 컨트롤이 필요하겠지만, 잘하는 부분도 열심히 써내려가고 못하는 부분도 열심히 써내려간다면, 특히 못하는 부분에 한해서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그건 단순히 쓸데없는 배려에 그쳐버리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짜증과 흥미가 공존했다. 물론 개인적으론 그 짜증이 흥미를 넘어섰기때문에 2권을 사진 않을것 같지만, 사실 작가의 배려심에 큰 거부감만 없다면 꽤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도하다.

 

주의사항 : 아랫글은 일부러 글을 길고 읽기 어렵게 써놓았습니다.

판타지와 1차 세계대전이라고 하는 매니악한 세계관을 보다 깊이 있게 탐구하여 융합해내고 그 결과로써 전장을 멋지게 그려낼 수 있는 작가의 존재는 상당히 희귀하다고 생각되지만, 문제는 이 작가가 독자를 배려하지 않고 글을 써내려갈때 가져오는 결과는 그야 말로 파멸적이다. 치밀하게 짜여진 많은 전쟁소설들이 다 그렇듯이, 전쟁이라고하는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를 보여주기 위해서 다양한 시점을 운용하는것은 작가로써 필연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밖에 없지만, 문제는 이러한 다양한 시점을 써내려갈때 작가의 뇌내망상이 당연히 독자의 머리속에 있다고 가정하고 글을 써내려나간다면 독자입장에선 작가가 뇌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글을 써내려 갔는지 필사적으로 파악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하는 만큼 이야기에 몰입하는게 불가능해진다.

주인공인 타냐가 나오는 부분만큼은 타냐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만큼 유녀전기라고 하는, 일종의 유녀를 이용하는 작가의 도구적 선택에 있어서 즐겁게 글을 읽어내려갈 수 있다면, 타냐 외 인물이 등장하는 글을 읽게된다면 무조건적으로 선 제시되는 제목을 통해서 시간적 장소적 배경을 바탕으로 무슨 내용이 나올지 이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야만 글을 이해 할 수 있다. 문제는 아마 1차 세계대전이라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배경을 조금이나마 희석시키고자 했던것인지 아니면 세계가 다름을 필사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가 있는것으로 보이지만 어설프게 바꿔놓은 이름은 배경이 바뀔때마다 맨 앞페이지에 적혀있는 지도를 살펴보게끔 만들고 있으며 읽는 내내 이러한 노력이 뒤따라함은 물론이거니와 그러한 독자의 필사적인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전황을 파악하는데 심각한 어려움이 느껴지는것은 내 이해력이 부족해서일것이라고 믿고싶을 정도이다. 

그러나 비극적이게도 오락소설을 즐기기 위해서라고 가정한다면 충분할정도의 이해력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하는바, 작가의 문제도 아니고 내 자신의 문제도 아니라면 이러한 비극적인 문제가 번역가에서 비록되는것인가 생각해보았으나, 번역가 한신남이라는 이름은 설사 어느정도 비판을 받고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번역가임에 틀림없기에 이 문제는 번역가에서 비롯되는것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결과론적으로 작가가 배려가 부족하다. 차라리 1권처럼 설명에 전념한다면 다소간에 지루하더라도 책을 읽어나가는데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2권에 와서는 설명을 대신할 여러가지 시점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강제로 책을 읽게 만든다.

내용이라도 아싸리 재미가 없다면 때려치겠지만 가끔씩 나오는 타냐의 모습은 머리속에서 유녀라는 상황과 결부되어 기이한 삐뚤어짐을 낳음으로써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드는바, 4일에 걸쳐서 꾸역꾸역 읽게 만들었다. 600페이지에 이르는 긴 내용은 좋게 보면 타냐의 이야기를 한껏 즐길 수 있는 600여 페이지의 여분이 있는것이지만, 나쁘게보면, 참으로 애석하게도 타냐의 이야기를 즐기기 위해 600페이지나 되는 내용을 읽어야 한다는것이다.

요컨데 약간의 작가의 배려가 있었다면 아주 즐겁게 글을 읽을 수 있었을텐데 불구하고 작가가 일체의 배려심을 배려하지 않은체 글을 쓰는데 재미를 붙였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