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사찰음식에는 오래전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다만 쉽게 접할 수 없는 요리가 사찰음식인지라 가끔씩 특집으로 TV에서 방송하는 걸 보는 것으로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십 몇년 전에 사찰음식을 처음 접했는데 오랜기간 암으로 투병 중이셨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였어요
절실한 불교신자셨던 어머니가 절에 아버지를 모시고 천도제와 49제를 하며 극락왕생을 빌면서
저희 남매들을 데리고 다녔는데 그 때 사찰음식을 처음 맛보게 되었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슬픔에 빠져 식사를 제대로 할수도 없었던 상황에
정갈하면서 고운 사찰음식을 눈물을 흘려가며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참으로 희안했던건 그 사찰음식을 먹으면서 깊은 슬픔이 사라지고 마음이 정화가 되면서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어요
그 이후로는 사찰음식을 접할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3년전 여동생의 위암 수술로 그 때부터 사찰음식에 더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된거 같아요
암은 가족력이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아버지에게도 가족력이 있어
대부분 암으로 투병 중에 돌아가신 분들이 많은 와중에
가장 가까운 여동생까지 위암으로 수술을 받아야 해서
암이 남의 일이 아니겠구나 싶었답니다
남편도 음식을 제 때 먹지 않고 거르기 일이고 자주 아픈 제가 가족력까지 있어
혹시나 여동생과 같은 병에 걸릴까봐 제 건강를 염려했어요
암에 좋은 음식을 찾다보니 가장 좋은 음식이 사찰음식이 아닌가 싶었어요
책을 읽다보니 선재스님도 간경화로 1년 시한부 선고를 받으셨더군요
선재스님도 가족력이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식단을 바꾸고 식습관을 바꾸면서 사찰음식으로 17년동안
그 상태에서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 생각하면 그저 고맙다 며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 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내셨네요
이 책은 단순 사찰음식 레시피만 담긴 책이 아니었어요
이 책은 세 마당으로 나뉘는데
첫째 마당에서는 몸과 마음을 살리는 사찰음식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계세요
나와 같은 환자를 만들지 않기 위하여...로 스님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요
절에서는 우리 몸을 법당이라고 하는데 법당이 건강해야 희망이 있다고 하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해요
사찰음식은 수행자들의 깨달음의 음식으로 수행하려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집중력과 지혜를 증득할수 있고
채식과 자연식을 통해 생명존중의 사상을 체득하는 것도 사찰음식을 통해 얻는 작은 깨달음이라 전하고 있어요
청정, 유연, 여법하게 삼덕을 갖춘 음식을 온 정성을 다해 식재료의 불성으로 온전히 살려
정갈하게 만들어 부처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것이 수행의 완성이라 하시며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요리를 하고 먹는 사람도 음식을 부처님처럼 대하라고 하시네요
약이 되는 양념들과 천연조미료에 대해서도 알려주시고 계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둘째 마당에서는 음식은 약이므로 때를 거르지 말고 꼭 챙겨 먹으라고 나와 있어요
때에 맞추어 먹는 음식은 모두 약이 된다 는 뜻으로
저 같은 경우엔 때를 거르는 경우가 많아서 이 부분은 꼭 고쳐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몸에 좋다는 비타민,영양제,홍삼등을 챙겨 먹기 바빴는데
그것보다 때를 맞추어 음식을 잘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약이 되고 건강해 질수 있다는 걸 배우게 되네요
식습관이 병을 기른다에서는 식습관은 암뿐만 아니라 모든 질병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ㄷ
기름에 튀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유방암, 빨리 먹는 사람은 위암,
육식을 많이 하는 사람은 대장암, 편식하는 사람은 자궁암에 걸린다는 통계가 있으므로
고기를 먹을때는 반드시 세 배 정도의 야채를 함께 먹고
고기를 꼭 먹고 싶을때는 삶아서 기름기를 빼고 먹을것울 당부하셨네요
사찰음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삼천 년의 지혜가 담긴 음식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식습관을 고치면 병고에서 벗어날수 있다고 해요
부처님께서는 육류를 먹지말라고 하셨는데 음식이 성품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해요
생명존중 사상이 담겨있는 사찰음식을 대하면 마음 또한 순해진다고 합니다
과식과 폭식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뿐만 아니라 운명을 나쁘게 하니
자연식인 사찰음식을 먹고 소식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도울수 있다고 해요
셋째 마당에서는 사찰음식의 백미에 대해 소개하고 있어요
한국의 사찰음식이 한국의 전통음식 문화에 기여한 점들을 보자면
1.채식문화의 발달에 기여,
2.다양한 장류 및 튀김 류, 부각 류, 간장, 된장, 고추장등의 장류 개발
3. 김치,장아찌등의 저장 음식의 발달
4. 다양한 약용 식품을 섭생하는 방법이 강구되어 국민들의 건강 유지에 기여
5. 천연조미료 사용법을 개발 보급
등 사찰음식에 한국 전통 음식 문화에 참 많은 기여를 하고 있었네요
음식은 우리와 똑같은 성품을 간직한 불성 존재다.
음식의 재료를 다룰 때도 부처님을 만난 것처럼 공경하는 마음으로 다듬고
씻을 때도 온 정성을 다해야 한다.
나물 부처님이 다칠까봐 살살 흐르는 물에 씻든지 물을 받아 씻고
수채에 씻겨 내려가는 한 톨의 쌀도 없게 하려 애쓰고
버섯 헹군 물, 고추가루 헹군 물도 버리지 않고 불성을 살려 쓰는 것이 사찰음식의 정신이다.
자연과 우주의 생명을 담은 밥상 앞에서 수많은 부처님들의 정성을 생각하며
스스로 부처의 성품을 기를 것을 다짐하면서 음식을 먹으면 우리의 마음도 맑아지고
우리가 사는 이 땅도 맑고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책에 소개되고 있는 사찰음식들은 색이 곱고 모양도 자연 그대로의 멋을 살리면서
독특하고 아름답게 보였어요
보는 것만으로도 먹지 않아도 몸이 건강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요
그냥 음식 레시피가 아닌 몸에 약이 되는 음식들을 골라서 소개해 주셔서
이 음식은 어느 병에 좋은 음식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저에게는 불교식 생소한 언어들이 있어서
가끔 어렵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선재스님이 상세히 다 설명을 해 주셔서
불교에 대해 잘 모른다 하여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선재스님의 들려주신 사찰음식과 불교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참 내용이 충실하고 무엇보다 배울게 참 많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 보고 덮는 책이 아니라 곁에 두고 여러 번 자주 보면 더 좋을 책이라서
자주 펼쳐 보시기를 권합니다
선재스님의이야기로버무린사찰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