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는 목표가 있나요?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이 책은 나에게 그렇게 묻고 있었다. 처음엔 그냥 키가 작은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기대 하지 않았기에 더욱 그 기대를 크게

만드는 것처럼, 난쟁이 피터는 내 가슴 속에 너무나도 큰 불을 지폈다.

 

나에겐 목표가 있을까... 난쟁이 피터를 읽으면서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던

유일한 질문이었다. 나는 .. 난쟁이 피터와 같은 상황이었다.

책 읽기를 좋아했으며,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사랑하지만 나 살기 힘들어

모질게만 대했던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난쟁이 피터를 읽으며 지금까지

읽었던 어떤 소설의 주인공보다도 감정이입이 잘 되었던 책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피터와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책을 그냥 재미로만, 시간 때우기 용으로만

읽었을 뿐, 그 책들에 대한 내용을 깊게 파고들어가 볼 생각은 해 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올 해는 유난히 책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책들이 내게 많이 오는 것 같다.

물론 난쟁이 피터는 책에 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목표에 대한 주제가 강하지만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나는 피터가 읽은 책들이 더 강하게 들어왔다.

 

나도 피터가 읽은 책들을 읽으면 목표를 정할 수 있을까...

나는 지금까지 뭘 보며 달려온걸까. 사실 난 피터처럼 힘들지도 않고, 뉴욕마냥 각박했던

곳에서 살 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나는 내 뚜렷한 목표도 없이 그냥 마구잡이로

살아오면서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욕부터 했다.

 

나는 내 중심이었다. 목표란 살면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정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목표는 잘 먹고 잘 사자 였고, 나는 지금 두 아이를 키우며 빠듯하면서도

빠듯하지 않게 굶어죽지는 않을만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돈을 많이 모았으면 좋겠고, 돈을  많이 모아서

잘 먹고 잘 살았으면 한다. 그리고 잘 먹고 잘 산 후.. 그 뒷이야기는 생각도 해 보지

않았다. 그냥 무작정의 목표가 그 것이었다. 택시 안에서 피터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진 윌리엄 교수를 떠올려 보았다. 그 교수의 말대로 나는 그냥 허황되고

사치스러운 목표를 정해서 나만 잘 먹고 잘 살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이다.

 

tv에 나오는 불쌍한 아이들을 유심히 본 적이 있는가?

그 아이들은 하루 세끼는 커녕 하루 한끼도 먹기가 힘들다.

그런 아이들에겐 목표가 있을까? 하루 한 끼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서

그 아이들은 목표를 정할 수 있을까? 그에 반해 나는 하루 세끼 다 챙겨 먹을 수

있음에도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한끼만 먹는데... 왜 이러고 사는걸까?

 

목표도 없이, 꿈도 없이...

 

마냥 여전히 늘 그랬듯이 나는.... 계속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걸까..?

피터처럼 그래 저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법대를 가자! 할 만한 용기도 없고,

그럴만한 머리도 되지 않는다. 만약 머리가 됐다 해도 법대를 갈 생각은 눈꼽만

치도 하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나는 현재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지금의 1차 목표는 검정고시 합격이다. 그리고 ... 합격을 한 후에

다음 목표를 정해 볼 생각이다. 물론 미리 목표를 정해 놓는 것도 괜찮겠지만

나는 피터처럼 지식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피터처럼 용기를 불끈 나게 할만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일단은 내가 할 수 있는 걸 시도 한다는

것만으로도 지금 나에겐 큰 용기라 생각하며, 나에게 그 용기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 난쟁이 피터에 감사를 표한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다.

서평을 쓰자면 2주 안에는 읽어야 하는데... 이 책은 2주 안에 이해하기는 힘든 책이었다.

소설은 소설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이지만 어떤 책이든 한 번 읽고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력 대통령 후보였던 총재의 딸이 음모에 휘말려 아버지의 앞길을 막게 되고,

나중에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들을 찾아 다니는 여자의 이야기.

 

아직 끝까지 읽지 못해서 그녀가 마지막에 어떻게 됐는 지 모른다.

물론 안다고 해도 이 곳에 쓰지는 않을 것이다.

그 건 아직 책을 읽지 못한 분들에 대한 매너라고 생각하니까.

 

어떤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이었지만 이 소설을 읽고 나서도 나는 똑같은 생각을 했다.

 

나는 정치에 대해선 잘 모른다. 하지만 그 것을 정치가 아닌 일반 사람들에 삶과 빗대어

상상할 수는 있다 라고...

 

많은 주인공들이 나오고, 많은 조연들이 나온다.

하지만 그 하나하나 놓칠 수 없는 사람들. 아직 끝까지 읽지 않은 나조차도

이 소설의 배역들은 어느 하나 빼 놓을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1장을 읽고 나서 나는 한 편의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용을 형상화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혼자 마음대로 가상 인물도를 만들어 이 배역은 이 사람이 이 배역은 이 사람이.

그만큼 잃어버린 수요일은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손색없을 정도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20대가 읽기엔 좀 지루하지 않나 싶다.

물론 이런 장르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말이지만서도.

일단 내가 읽기에는 좀 지루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흔한 한국의 정치와 사랑과 복수 드라마.

물론 흔한 장르이긴 하지만, 그 내용을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

드라마 형식으로 흥미를 더 가미한다면 지루함을 조금은 없앨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매력적인 배역을 찾지 못했다.

분명 한 사람 한 사람 버릴 것이 없는 배역이지만, 그 만의 매력이 눈에 띄는 배역도 없다.

나는 소설 속의 배역들도 그만의 매력과 개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 매력을 뿜어내지 못한 잃어버린 수요일의 배역들이 조금 더 아쉽다.

 

장편소설을 찾고 있다면 추천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장편소설을 읽는 방법을 달리 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한번에 쭉 읽어나가는 것보다는 1장 2장 나누어서 드라마 보 듯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점인데

왠지 딱 첫장을 넘겼을 때, 어쩌면 내가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는 장르이겠구나

싶은 책은 한 번에 하품을 쩍쩍 해가며 읽는 것보다는 한 날은 4장, 한 날은 3장 요런 식으로

나눠 읽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괜히 시간에 쫓긴다고, 그냥 한 번 읽어보자는 식으로 한 날 다 읽어버린다면

어쩌면 나중에도 똑같은 장르의 책은 눈 여겨보지도 않게 될 것이다.

 

아직 끝까지 읽지는 못했으니 더 자세한 리뷰는 책을 다 읽은 후에 올릴 예정이다.

물론 다 읽고 난 후의 시간이 한달이 될 지 바로 일주일이 될 지는 나도 모른다.

 

 

 

 

 

 

 

 

나는 책을 왜 읽은걸까. 내가 책을 좋아하긴 하는걸까.

수많은 고민들이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머릿속을 뒤죽박죽 뒤 섞어놓았다.

나는 책을 좋아한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책 여행자의 저자 김미라씨처럼 나 역시 학교 도서관에 세워져 있는

책장 사이에 쪼그려 앉아 책 냄새를 맡으며 읽는 것을 좋아했고,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는 시내 서점에 가서 소설책을 찾았다.

 

살던 집을 기와집에서 옥상집으로 새로 지을 때에도

나는 집이 더 좋게 바뀐다는 것보다 내 방과 책장이 생겼다는 사실이 더욱 좋았다.

그 책장에는 어린이들이라면 꼭 읽어봤을 법한 동화책이 잔뜩 꽂혀 있었고,

어려운 말들로 도배가 되어 있는 전과가 있었다.

 

단어가 , 언어가 어려워도 상관없었다.

그냥 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행복했다.

 

책 여행자를 일주일 정도 걸쳐 읽으면서 나는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을 떠올렸다. 책 여행자 속에는 내가 아는 책 이름도 나오지만

내가 모르는 책 이름이 훨씬 많이 나왔다.

 

분명 나는 많은 책을 읽었고, 모두 다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 속에서 유명하다 하는 책은 단 하나도 알 수가 없었다.

 

 

 

 

책을 좋아하지만 저자처럼 책을 찾아다니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냥 내 손에 우연찮게 들어오는 책만을 읽었고,

내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책만 읽었다.

 

나는 단지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이다.

 

내 주변에 있는 서점만 떠올렸고, 그 서점 안에 있는 책들은

충분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책이 그 책 아닌 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화책 같은 경우만 해도 편집과 출판을 걸치며 내용이

이렇게 바뀌기도 저렇게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읽었고, 내가 들었던 내용만을 믿었고

또 다른 내용을 찾아다닐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내가 책을 읽으려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내 꿈은 소설가였다.

소설가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세상 책을 다 읽으면 나는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거라는 착각을 했다.

 

하지만 책 여행자를 읽으며.. 나는 아직도 읽을 책이 많고,

책은 계속 해서 꾸준히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불태워지고, 금서가 되었어도 또 다시 나오고 또 나오는 책.

 

나는 그걸 왜 깨닫지 못했을까.

 

같은 내용이 다른 출판사를 걸쳐, 다른 번역가를 걸쳐 또 다시

나올 거라는 사실을 왜 나는 깨닫지 못했을까.

 

그냥 막연히 아.. 여행을 하면서 외국 서점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책이구나 라고 생각한 나는 참 어리석었다.

첫장을 넘기며, 뭐야 내가 생각했던 책이 아니잖아

라고 말했던 나는 참 어리석었다.

 

 

책 여행자는 그렇게 어리석었던 나에게

정말로 네가 책을 좋아하고 사랑했는 지 생각해봐 라고 말하는 듯 했다.

 

나는 이 책을 덮기 전, 

책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라는 문구를

열댓번 되뇌었다.

 

나는 또 다시 책을 읽을 것이고, 그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이 책을 사랑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내 던질 것이다.

 

책을 정말 좋아하는 애서가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