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알게한 건 아나운서 손미나이다.

잘나가던 아나운서. 손미나. 그녀는 어느날 훌쩍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났다. 영어, 스페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그녀이지만 정작 방송국에서는 외국어를 쓸 일이 없었고 공부를 할 틈이 없어서 1년 휴직을 하고 무작정 떠나버린 스페인.

처음부터 여행이 목적이었을까? 공부가 목적이었을까?
그녀는 미리 유학수속을 밝고 간 것이 아니라 무작정 스페인으로 가버렸다. 그리고 현지에서 여행을 하다가 그제서야 공부에 대한 미련을 떨칠수없었는지 현지에서 직접 학교를 알아보고 입학을 한다. 바르셀로나 대학 언론한 석사를 1년간.

세계 여러나라에서 방송, 기자, 미디어관련일을 하던 사람들과의 학업은 쉽지는 않았지만 열정적인 그녀에게는 힘들어도 즐거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 누구보다 정열적인 그녀. 스페인은 어쩌면 그녀에게 딱 맞는 나라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무언가 열정이 솟구칠 때 가고싶은 곳을 주저없이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무언가 현재의 나로부터 벗어나고싶을때 떠오르는 곳은 딱히 없다. 그냥 이나라 저나라 안가본데를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지..
그래서 더더욱 그녀가 부러웠는지도 모른다..

한번쯤은 내가 누구일까를 고민하며 어딘가 나를 모르는 곳으로 숨어버린다거나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싶을 때가 있다. 그러다보면 내 모습을 찾게되곤 하니까. 손미나는 그렇게 떠난 새로운 곳에서도 역시 방송인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스페인에서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현지인을 능가하는 취재까지 감행하는가 하면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을 보면 그렇다.

만약 내가 새로운 곳에 간다면 나는 어떤 나를 발견하게 될까. 나는 아마도 IT업이라던가 마케터로의 삶이 그대로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 내 모습이 궁금해서 자꾸만 자꾸만 또다른 세계로 가고싶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가 부러웠던 것은
"혼자서’ 아무런 두려움없이 무작정 떠나버렸다는 점이다.

나는 혼자 여행을 가보았고 이번에 또 준비하지만, "완벽한 혼자"는 늘 아니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일부 동행한다거나, 현지의 친구를 잠깐이라도 만나는 그런 여행이었으니까. 이번이 꼭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가능할까? 정말 다 버리고 나 혼자만 철저히 혼자서만 여행을 한다는 것이... 그리고 그곳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지금 손미나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방송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렇게 1년간 나를 찾는 여행을 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부럽다.
나에겐 과연 1년 휴직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싶다. 그런 회사가 요즘 얼마나 될까..

스페인, 나에게 맞는 나라는 왠지 아닐 것 같지만.
손미나 그녀의 여행담을 접하고 나니 이 나라도 왠지 꼭 한번은 가줘야할 것 같다.
그녀가 소개한 곳들을 다니며 그녀가 느꼈던 그 자유와 열정을 나도 한번은 느낄 수 있길 바라며..

이 여행책은 손미나의 여행에세이는 아니지만,
그녀가 다녔다던 곳곳에 대한 설명이 잘 나타나있어서 내게 여행가이드가 되어주는 책이다.
손미나가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이 책은 나의 몸을 움직이게 하는 책이라고나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