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성이라는 작가에 대해...

그가 쓴 책으로는 '꿈꾸는 다락방'을 처음 읽었다. 읽고 난 느낌은 한마디로 '속았다'는 느낌...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느냐에 다들 먼저 의문이 갈 것이다.. 그가 쓴 꿈꾸는 다락방 이전에 론다 번이라는 사람이 쓴 '시크릿'이라는 책을 먼저 읽어 본 것이 아마 그 이유가 아닌가 싶다. 나는 그 두 책의 차이를 솔직히 말해 아직도 모르겠다. 그런데 작가 본인은 자신의 책과 시크릿과는 천지차이라며 그것도 180도 다른 이야기라고 또 시크릿은 틀렸다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하는데 그만 아연실색 했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으로 그 때 나는 이지성이라는 작가를 궤변론자라고 단정지어 버린 듯 하다..

그래서 인지 그가 쓴 다른 책은 사실 아무것도 읽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그런 류의 책이 아닌 듯 했다. 그리고 또 들리는 바, 이 책은 요즘 뜨고 있는 인문학에 대한, 그래서 꼭 읽어야 할 책이라며 너도나도 추천을 해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주문하게 되었고, 첫 페이지를 넘기게 되기까지 몇 달이 흘렀다. 작가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래서 이 책의 첫 장은 화장실에서 넘기게 되었다. 화장실에서 볼 일 보면서 조금씩 읽자고 생각한 것이다.. (작가에게 이쯤에서 좀 미안해진다... ) 그런데 웬 걸??? 이 책은 화장실에 앉아 야금야금 읽혀지는 책이 아니었다.. 화장실에서 볼 일 다 보고 나오면서 들고 나와 거실 소파에 앉아 단숨에 다 읽지 않고는 잠도 못자게 만드는 책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작가 이지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이런 책을 쓸 정도의 작가라면 작가의 자질은 충분히 갖추었겠구나....

두 번 읽고 세 번 읽고 계속 읽어서 그리고 그가 제시한 고전을 한번 섭렵해 보아야겠다는 야심찬 계획까지 세우게 되었다..

아이들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끝으로 작가에게 좋은 책 써 줘서 감사하다는 말도 꼭 전하고 싶다..

몇달 전 문학동네의 '책과 노니는 집'을 읽은 뒤 문학동네에서 수상한 도서를 모두 읽어주리라~ 결심을 했는데 이제서야 두번째 책을 읽게 되었다.

내가 서점에서 궁녀 학이를 집어 든 이유는 시대적 배경이 책과 노니는 집과 같은 조선시대 이기 때문이었다. 궁녀 학이는 도대체 어떤 이야기 일까? 그림과 제목만으로도 첫 흥미를 끌기는 충분한 것 같다.

조선후기 우리의 서글픈 역사의 한 켠, 아릿한 슬픈 이야기를 감질나게 그려낸 문영숙 작가..

학이가 여덟살에 궁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이며, 승은을 입지 못하고 홀로 쓸쓸히 가례를 올려야 했던 이야기... 조선이라는 시대에서 너무나도 멀리 떨어진 시대를 살고 있는 나에게는 새롭고 신기하기만 한 이야기...

생각해보면 100년정도 밖에 안된 이야기인데, 그 100년이라는 세월동안 우리나라는 참으로 굴곡많고 극적인 상황을 많이 겪었다. 불과 100년 전에는 대통령 대신 왕이 있었고, 다른 나라를 괴롭히는 악질 제국주의 국가들이 있었고, 종교는 탄압 받았으며, 신분이 나뉘어져 있었고, 여자의 사회활동에는 제약이 많았다. 어디 그뿐이랴..

자라면서 나는 내가 조선시대에 태어나지 않은걸 감사히 여겨본 적이 있다. 이유는 나는 여자니까... 이다.

책을 다 읽고나면 왠지 아이들 데리고 경복궁 구경을 가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ㅋㅋ

새로 지었다던 건천궁엘 가면 고종황제의 아내사랑을 느껴볼 수 있을런지...

우리 아이들도 저 책을 다 읽으면 나와 같은 감동을 받을런지...

경복궁을 거닐면서 우리 아이들도 나와같은 생각을 해 줄런지...

기대된다....

얼른 책 읽어라.. 얘들아.. 우리 서울 구경가자~~

궁녀학이

김어준이라는 이름은 내가 아직 결혼하기도 훨씬 전이니까 15년 정도 전에 '딴지일보'라는 인터넷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름이다. 딴지일보를 읽으면서 좀 특이하다는 그리고 말투가 좀 자극적이라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김어준이 최근에 '나는 꼼수다'라는 스마트폰용 방송이라고 해야하나? 그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면서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꼼수다를 들으면서 내가 잘 몰랐던 정치의 뒷얘기들을 알아듣기 쉬운 말로 해주니까, 비록 말은 좀 거칠지만, 가려운 등을 벅벅 긁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네들의 여과없이 거친 말투도 들으면 들을수록 구수하다.. 아니 사실은 좀 여과 시켰으면 좋겠는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그 거친 말투 때문에 안티가 생기고 있다는 점도 좀 받아 들였으면 싶다. 하지만 중요한 건 말투가 아니라 내용이니까.. 담고 있는 그릇보다는 그 본질에 중심을 둔다면 그네들의 말투도 적응이 될테다. 그랬던 김어준이 책을 냈다고 해서 우연히 읽어보게 되었는데.. 인터넷방송의 쉬운 말투가 글로 읽으니 처음엔 좀 적응이 안되었다.. 그리고 어려웠다.. 하지만 곧 적응이 되면서 그 책에도 푹 빠지게 되었다. 방송만으로는 김어준의 매력을 다 느끼지 못했다면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에 대해 80프로는 와 닿았다고 해야하나... 아.. 물론 이것도 성급한 결론 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책이 주는 감동은 또 따로 있다. 이 사람을 다시 보게 되었다.. 오랜 시간을 한 길로 꿋꿋하게 걸어왔을 생각을 하면.. 안쓰런 마음도 생긴다.. 그리고 외로웠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읽으면 그런게 느껴진다.. 이사람도 많이 외로웠겠구나.. 그리고 많은 사색을 했겠구나...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