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하면 머리를 지끈거리게하는 딱딱하고 어려운 용어와 숫자가 먼저 떠오른다.

이는 아무래도 우리가 회계를 제대로 접해 보거나 배워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일반인에게 회계란 쉽게 다가설 수 없는 학문처럼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회계를 좀 더 쉽게 이해하면서 친숙하게 다가설 수는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돈의 흐름이 보이는 회계이야기>에 담겨있다. 제목만 놓고 보면 도대채 어떤식으로 딱딱하고 지루한 회계를 가지고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인지 짐작이 안가겠지만 목차를 보면 대략 이 책이 어떠한 방식으로 회계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에 대한 감이 온다.

책에서는 회계를 언어로서 배우기 시작하면 딱딱하고 지루한 단어들을 외우고 구문들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회계를 역사, 경제, 인물 등과 관련한 다양한 상식들을 통해 회계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지루하고 딱딱한 단어들을 이야기 속에서 풀어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우발부채라는 용어를 이해시키기 위해 구글과 오라클의 자바전쟁이라는 세기의 소송 이야기를 가져오거나 자산, 재산, 순자산의 이해를 위해 아마존 CEO 제프베조스의 자산 규모를 언급한 언론 기사 일부를 가져와 개념 이해를 돕는 방식이다. 

이 책은 필자가 회계를 막 배우기 시작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업체 등에서 강의하면서 하나하나 모은 내용을 집약하여 나타낸 결과물이라고 한다. 기획에서부터 시작하면 10년, 제대로 쓰기 시작한 시점부터 따져도 거의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세상에 이 한 권의 책이 탄생하기까지 5년의 시간이 걸렸다니... 이 책을 처음 받아보았을 때 이 책의 디자인, 편집, 구성 하나하나가 너무 맘에 들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원하는 정보를 바로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된 목차가 너무나도 맘에 들었었다. 

책의 목차를 보면 이 책이 회계를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를 대략 짐작할 수 있는데 그중 몇몇 재미있는 목차를 뽑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구글과 오라클의 자바전쟁 우발부채', '스티브 잡스는 하지 않았지만 팀 쿡은 했다 자사주', '영화 관객 수는 몇 명이나 돼야 이익이 날까? 손익분기점(BEP), '코카콜라를 되살린 것은? 경제적 부가가치(EVA), '제프 베조스는 자산가인가, 재산가인가? 회계상 자산' 

특히, 회계의 기초용어에 필요한 단식부기와 복식부기, 차변과 대변, 자산=부채+자본, 전기, 결산, 대차평형의 원리에 대해 로이드의 커피하우스 창업기를 통해 이해를 시켜주는 첫째마당은 회계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거 같다. 그 외에도 평소 들어보기만하고 잘 몰랐던 '신주인수권부사채', '충당부채',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통해 용어를 접하다보니 용어 이해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페이지 조금 넘는 짧은 분량으로 단락을 구성한 부분이 내용 이해 측면이나 집중도 면에서 정말 탁월했던 거 같다.

또한 아무리 이야기 형식으로 낯선 용어의 이해를 돕고는 있지만 자칫 지루함에 빠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하여 책 중간중간에 쉬어가기 코너를 통해 색다른 이야기를 제공한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히 인상 깊었다. 비록 이 책을 통해 회계의 모든 것을 다 익힐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회계에 필요한 기본 지식과 용어를 익히는데에 있어서는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이 회계는 어렵고 지겨운 학문이라라고 인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회계란 이런거구나', '회계도 이런식으로 접근하니 배울만 하네'라는 인식의 전환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증여와 상속은 왠지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부자들에게만 귀속되는 단어처럼 들린다. 

나와같이 집도 차도 없는 월급쟁이가 무슨 증여와 상속할 재산이 있겠냐만은 

결코 증여와 상속은 부자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책에서는 증여는 최대한 일찍 준비하고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하고 

상속은 한 가정이 평생 모은 재산의 이동인데 의외로 소홀하게 다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책을 통해 처음 안 사실은 부모 중 한 분이 먼저 사망하게 될 때는 상속재산이 대략 10억 원이 넘으면 상속세 납부대상이 되며, 부모 중 한 분 사망시 배우자가 없는 상태라면 5억 원만 넘어도 상속세 과세대상이라고 말한다. 이 글을 읽고 서울에 집 한 채만 보유하고 있어도 상속세 부과대상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책에서는 상속재산 기준 상속세 납부대상자가 아니어도 절세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즉, 실질적인 납부세액이 없어도 상속세 신고를 해두면 나중에 양도소득세 절세효과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상속세 신고만으로도 양도소득세 절세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과연 일반인들이 얼마나 알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에 뿌듯함이 느껴졌다. ㅎㅎㅎ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챕터1에서는 상속에 대한 이해로 민법상 상속재산 분할과 미리 받은 재산의 처리, 기여상속분의 산정, 유류분 반환청구에 대해 챕터2에서는 상속세애 대한 이해와 절세하는 상속이라는 제목으로 상속세의 구조와 특징, 상속세 과세대상이 되는 상속재산, 사전증여재산 평가액과 상속세 절세, 상속공제를 활용한 상속세 절세전략 등에 대해 다룬다. 그리고 챕터3에서는 증여세에 대한 이해와 절세하는 증여라는 제목으로 증여세의 구조와 특징, 분산증여를 통한 절세 전략, 증여 후 양도를 통한 절세, 창업자금 과세특례제도 등에 대해 다룬다. 이 책의 잽터2와 3을 읽으면서 이 부분만 제대로 이해하고 알아두기만하여도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앞으로 준비하고자하는 상속과 증여에 대한 대부분을 익힐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챕터4에 가서는 상속과 증여 플랜에 필요한 상속 준비 과정에서의 각종 증서와 유언장 작성 그리고 상속세 준비하기, 상속 개시 후 상속절차와 상속재산 규모별 상속플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전 범위에 걸쳐서 별도의 색표기를 통한 사례 제시로 딱딱하고 어려운 상속과 증여에 대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이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상속과 증여에 대해 딱딱하고 지루한 용어의 나열로만 이루어진 그저그런 절세 절약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기대 이상의 재미와 함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보니 이 책을 단 하루 만에 읽었다는 점에서 나 스스로에게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일전에 이 책 외에도 절세와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책들은 도저히 완독을 하지 못할 정도로 지루함과 딱딱한 용어의 나열로 중도 포기를 불러 일으킨 적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토록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쓴 이 책의 저자야 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자산관리 전문가가 아닌가 싶다. '일 잘하는 사람은 알기 쉽게 말한다'라는 어떤 책의 제목을 이 책의 저자에게 붙여주고 싶다. ㅎ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상속과 증여에 대해 너무 무지했고 무관심했다는 것을 새삼 많이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늦지 않은 시점에 이런 값진 책을 통해 앞으로의 삶에 있어 상속과 증여 플랜을 세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된다. 열심히 일해서 일군 나의 재산이 가족 간의 불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 책을 통해 미리 상속과 증여에 대해 기본 지식을 습득하고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