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 낯선 장소를 두려워하고 수(數)와 패턴(pattern)의 세계에서 나오지 않으려 하는, 그래서 특수학교에 다녀야만 하는 크리스토퍼라는 한 십대 소년의 일인칭 소설.

자폐증적인 이 소년에게 '타인'이라는 존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기피의 대상일 뿐이다. 크리스토퍼의 관심은 오직 그가 잘 하는 수학적, 논리적 사고이다. 그러던 어느날 늦은 밤, 주인공은 꼬챙이에 찔려서 무참히 살해된 이웃집 강아지 웰링턴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고, 그가 좋아하는 '셜록 홈즈' 처럼 그 자신의 논리력으로 개를 살해한 범인을 찾으려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그가 그토록 믿어 왔던 과학과 논리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상상치도 못했던 경험들을 하면서 그가 마음속에 쌓아 왔던 외부세계와의 철저한 단절에서 오는 안주감마저 박탈당하고 시험받게 된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김동깊게 읽은 사람이라면 일독을 강하게 권하는 바이다. 대화와 사건의 어두침침한 분위기 속에서 영롱하게 맑은 주인공의 순수한 내면을 드러내는 작가의 능력은 놀랍다. 나에게는 이 작품이 마치 현대판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느껴진다. 두 작품은 시대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변하는 세부적인 내용만 다를 뿐, 의미와 상징에 있어서는 놀라울 정도의 공통점이 있다.

낙제하지 않은 과목은 국어(English)뿐이고 명문 고등학교에서 퇴학 당해서 뉴욕 거리를 방황하던 부유층 자녀 홀든과, 수학에 미쳐 있고 장애인 특수학교에 다니다가 자그마한 모험을 겪게 되는 크리스토퍼. 이 두 소년의 이야기에서 나는 소름끼칠 정도의 동질감을 느끼고 또한 그 작가들의 영혼과 소통하는 기쁨을 느낀다.낯선 사람, 낯선 장소를 두려워하고 수(數)와 패턴(pattern)의 세계에서 나오지 않으려 하는, 그래서 특수학교에 다녀야만 하는 크리스토퍼라는 한 십대 소년의 일인칭 소설.

자폐증적인 이 소년에게 '타인'이라는 존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기피의 대상일 뿐이다. 크리스토퍼의 관심은 오직 그가 잘 하는 수학적, 논리적 사고이다. 그러던 어느날 늦은 밤, 주인공은 꼬챙이에 찔려서 무참히 살해된 이웃집 강아지 웰링턴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고, 그가 좋아하는 '셜록 홈즈' 처럼 그 자신의 논리력으로 개를 살해한 범인을 찾으려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그가 그토록 믿어 왔던 과학과 논리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상상치도 못했던 경험들을 하면서 그가 마음속에 쌓아 왔던 외부세계와의 철저한 단절에서 오는 안주감마저 박탈당하고 시험받게 된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김동깊게 읽은 사람이라면 일독을 강하게 권하는 바이다. 대화와 사건의 어두침침한 분위기 속에서 영롱하게 맑은 주인공의 순수한 내면을 드러내는 작가의 능력은 놀랍다. 나에게는 이 작품이 마치 현대판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느껴진다. 두 작품은 시대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변하는 세부적인 내용만 다를 뿐, 의미와 상징에 있어서는 놀라울 정도의 공통점이 있다.

낙제하지 않은 과목은 국어(English)뿐이고 명문 고등학교에서 퇴학 당해서 뉴욕 거리를 방황하던 부유층 자녀 홀든과, 수학에 미쳐 있고 장애인 특수학교에 다니다가 자그마한 모험을 겪게 되는 크리스토퍼. 이 두 소년의 이야기에서 나는 소름끼칠 정도의 동질감을 느끼고 또한 그 작가들의 영혼과 소통하는 기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