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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신작 무코다 이발소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저자 이름만으로  믿고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일상생활에 소소한 이야기를 잘 이끌어주는것 같다.

 

도마자와는 탄광덕에 번성했던 마을인데 석유로 전환되면서  마을이 쇠퇴하기시작했고, 아이들도 떠나고 마을은 몇몇 노인들이 지키게 되었다.  열곳이나 되었던 이발소는 이제 두곳만 남아있다.  

그중 하나 무코다 이발소의 주인 야스히코는 쉰세살의 이발사이다.  아버지로부터 이발로를 물려받은 후 부부는 이발소를 도마자와에서 꾸려오고 있다 . 야스히코는 삿포로에서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허리디스크로 일을할수 없게 되었을때 삿포로의 일을 접고  이용기술을 배워서  아버지의 뒤를 잇게 되었다.  어느날 아들 가즈마사가 도마자와로 돌아오겠다는 말을 한다.  이발소를 대를 잇겠다고 도마자와에 왔다.

 

 가즈마사는 1년정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벌고 다음에 이용학원을 2년다닌후 스물여섯에 이발사가되어  아버지의 이발소를 이을꺼라고 한다.  저녁에는 청년단에서 회의도 하고 마을을 살려보려는 회의도 한다.  하지만 하루에 손님이  한명, 두명정도인 이발소를 잇는다는건 힘든일이다.

 

요즘 많이 격는 시골의 이야기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시골에는 고령화가되었으니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을꺼 같다. 누군가 가업을 잇는다면  대단하다 칭찬도하지만 솔직히  자기 자식이 내려와 미래가 없다고 느껴지는 마을에서  가업을 잇는다면 좋아하지는 않을듯하다.  모두들 떠난 도시를 지키려고, 아버지의 가업을 이으려고, 마을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이들은 어딘가에 있을텐데 관심을 조금만 더 가지면 나아질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렸적을 우리동네가 생각이난다.  동네가 수몰되면서  절반이상이 시내로 떠났고,  시골에는 몇몇집만 남아있게되었고,  학교도 작은 학교가 되었고,  아이들도 줄었다.. 점점 떠나더니 지금은 학교도 없어졌다.  친구들도 모두 떠났지만  아직 마을을 지키고 있는분들이 계셔서 가끔 찾아가면 추억도 이야기하고 반가운 얼굴도 만날수 있어서 좋다.  마을을 지키는 분들이계서서다행이다.

 

그가 집을 나서면 동네 전체가 긴장한다!

 

[오베라는 남자] 책을 받아들고 처음 몇페이지를 읽을때만 하더라도 위의 저말에 정말 깊은 공감을

하고 있었다. 동네의 모든 일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들지않는듯한 남자..우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오베같은 사람이 만약 우리동네에 있더라면 정말 스트레스 장난아니겠다는 생각..

동네의 모든 일에 간섭을 해야한다니..으악이다 싶었는데 이남자, 알면 알수록 전혀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랬다. 아내에게 말을 걸면서 얼어붙은 땅을 툭툭 찬다는 말이 나오면서

오베의 아내가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는것이 나타나고 그 남자의 전부였던 세상이 어느날

돌연 사라졌다는것을 인식하게 되면서 이 남자의 깊은 외로움에 감정이입이 되기 시작한것이다.

무채색의 삶을 살던 그의 인생에 다양한 빛을 입혀주던 아내였기에 그 아내를 잃은 상실감은

말할수없을 정도로 컸을테고 그로 인해 오베는 자살을 준비하게 되는데..남에게 폐를 끼치는것을

싫어하는 원리원칙주의자답게 자신이 죽은후에 일어날 상황들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이제 실행만

하면 되는 단계인데 바로 그것들이 이웃에 이사를 오게되면서 돌발적인 상황들이 발생한다.

제발 조용히 죽게 좀 내버려두라고..이 망할 인간들아..아마 오베가 그것들과 친해지기전에 들었던

생각은 이것일것 같다.그러나 오베의 바램과는 다르게 그것들은 오베의 삶 깊숙하게 들어오게되고...

 

오늘도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오베는 상종하지말아야할것과 마주친다. 오베의 집앞에 오줌을 싸고

있는 저 똥개란 녀석과 고양이에게 돌을 던지는 저 똥개의 주인이란 여자..언제이고 저 똥개에게

뜨것운 맛을보여줘야지..그러나 당장 오베에겐 특별하게 할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자신의 삶을 마감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것..예전에는 못만들어내는것이 없더니 요즘에는 어떻게 된 일인지 사람이나

물건이나 제대로 된 것들이 하나도 없다는것을 새삼 실감하는 오베였다. 죽겠다고 준비한 밧줄마저..

오베를 배신할줄이야..그런데 저 주차금지구역에 들어오는 트레일러는 또 어디에서 기어들어오는것인지.. 운전을 글로 배웠는지 저따위로 도대체 뭘 하겠다는것인지..결국 오베는 그 트레일러의 멀대를

대신해서 트레일러를 제대로 세우는데 성공하고 그 트레일러에서 내린 임산부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들려 오베에게 보낸다. 낯선 음식이고 먹고싶지도 않았지만 오베는 그 음식들을 냉장고에 보관한다.

왜냐하면 오베의 집에서 먹는 음식을 버린다는것은 원칙에 위배되는 일이니까말이다.

 

오베의 인생에 가장 영향을 끼친 사람을 대라고 한다면 아마도 오베의 아버지와 오베의 아내였던

소냐를 들 수 있을것이다. 아내의 죽음이후 급격하게 말을 잃어가긴 했지만 오베의 아버지는 매우

부지런하고 원리원칙에 가까운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 그런 아버지의 영향을 오베가 고스란히

물려받은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었고..그 원칙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면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자 아버지의 월급을 반납하는 일을 말할수 있을것같다. 아버지가 출근한 날과 출근하지

못한날로 나누어 나머지의 임금을 반납하다니..그돈이 자신의 돈이 아니라 반납하는것이 원칙이라는

오베를 설득할수없었던 임원은 오베에게 아버지대신 일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게되고 그 이후로 오베는

학교로 돌아가지않은채 그곳에서 일을 하게된다. 해야 할 일과 해야 하지 말일..세상이 딱 그렇게

구분이 되어있더라면 좋았겠지만 세상사는것이 어디 그리 단순해야말이지..그런데말이다. 또 우스운게

세상사는일이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듯이 뜻밖의 화가 때로는 뜻밖의 복을 불러오기도 한다는 말이다.

오베가 만약 그런 음모에 휘말리지않았더라면 오베의 운명인 소냐를 만나는일은 없었을것이다.

객실청소부로 근무하면서 우연히 보게된 소냐..그녀를 보기위해 오베는 몇달간 잠을 줄여가며 소냐의

통근거리를 함께하게되고..첫번째데이트날 자신이 소냐에게 거짓말을 했다는것을 고백하게되는데..

소냐는 무엇으로 오베의 진면목을 알아볼수 있었던것일까..소냐에게 호감을 표하며 접근하던 남자들은

만났지만 그 누구도 오베와 같을수는 없었다. 아마 소냐의 아버지의 이야기가 나왔을때 잠시 살펴본

바로는 소냐의 아버지와 오베의 색깔이 비슷해서일것도 같고..유채색인 여자와 무채색인 남자의 만남..

오베는 소냐를 통해서 빛깔로 세상을 볼 수 있었던것 같다. 유쾌하고 밝고 긍정적인 아내와 원리원칙을

고수하며 약간은 고집불통인 남편..그러나 그들은 누가 뭐래도 가장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던듯하다.

갑작스런 사고로 소냐가 아이를 잃고 휠체어 신세를 지게되기는 했지만 둘이 함께였을때 오베는

가장 빛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소냐가 없는 삶이란 색을 잃어버린 느낌..그래서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소냐의 옆으로 가기만 하면 되는데..갑자기 들이닥친 그것들의 존재란..

 

이제는 오베의 인생의 후반부인것 같다. 어쩌면 오베에게 주는 소냐의 선물일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갑자기 오베의 삶이 너무도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옆집에 이사온 식구들의 부름에 달려가야

할 일이 생기는가 하면 상처입은 고양이를 보살펴야하고 선로에 빠진 남자를 구해내기도 해야하고

고장난 자전거부터 환풍기, 그리도 라디에이터까지 오베의 손길을 필요로하는것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실의에 빠져있던 오베가 더이상 실의에 빠져있을 시간이 없어진것이다.그리고 오베가 가장 가지고

싶어했던것..자식들..소냐와 오베가 간절히 원했지만 사고로 가질수없었던 자식..그 느낌을 오베는

이웃인 파르바네를 통해서 경험할수 있게된다.오랫동안 반목했던 루네와의 어설픈 화해..

모르는 사람들은 루네와의 화해는 불가능할것이라고 하겠지만 오베는 알 수 있었다. 루네와의

화해가 이루어졌음을..그들은 가장 비슷한 형태의 남자들이었으니까..

처음에는 답답하고 짜증나는 캐릭터더니 보면 볼수록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마력을 가진 남자 오베..

그는 성실하게 한평생을 살아온 우리시대의 아버지들과 참 많이 닮아있었다.

비록 원리원칙에 대해서는 조금은 다른 입장을 고수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올해 만났던 수많은 로설의 주인공들을 물리치고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꼽을까하는 생각을 잠깐하기도

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것은 아닌것같고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

누군가에게 올해 꼭 읽어야 할 책을 추천한다면 [오베라는 남자]도 당연히 그 추천목록에 들어갈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