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피의 글씨기 완전정복 책을 처음 접했을 때 2가지 느낌을 갖게 되었다.하나는 완전정복이라는 표현에 뭔가 기대할 만한 것이 있겠구나라는 것, 둘째는 만화 그림이 있기에 이거 좀 가벼운 책이 아닌가 하는 마음도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중간쯤이라 말할 수 있겠다.
저자인 몬티 슐츠는 스누피가 나오는 만화 <피너츠>를 그린 찰스 M. 슐츠의 아들이며 <강가로 내려가>를 쓴 소설가이다.
책 도입부는 몬티 슐치가 아버지를 회상하는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다. 찰스 슐츠가 40년 동안 만화를 그린 것과 그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겸손한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지인들과의 일화에 대해서 나타내고 있다.
글을 통해서 그가 얼마나 문학을 사랑했는지, 그리고 한 사람의 삶이 그 자녀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며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와 교육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깨닫게 한다.
'어둡고 바람부는 날이었다'. 스누피가 글쓰기를 고민하는 장면이 만화로 나온다. 책은 이렇게 글쓰기에 대한 에피소드가 몇 컷의 만화로 시작된다.
그리고 시드니 셀던, 잭 캔필드 등 유명환 작가들이 글을 쓰는 스누피에게 여러가지 충고를 전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마치 글을 쓰려고 마음 먹은 사람들이나, 초보 작가들에게 부드러운 말로 위로하는 글을 나타내고 있다. 최소한 글을 읽는 순간에는 그런 스누피가 나인 것처럼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주제별 제목과 내용이 유익했으나, 특정 부분은 제목에 비해 내용이 쉽게 공감되지 않는 것들도 있었다.
이건 내가 관심갖는 분야와 다르기 때문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몸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와 '연애소설에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법'은 공감도지 않고 좀 따분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다니엘 스틸이 쓴 '새벽 세 시에 찾아오는 영감을 기다리지 마라'는 그 제목만으로도 마음가짐을 다시 잡게 하는 표현이었다. 마치 훈장어른이 제자에게 회초리를 대듯이 예비 작가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흔히들 예술가로 대표되는 작가, 음악가, 화가라는 사람들을 보면서 일반 사람들으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천재적인 영감이나, 특별한 경험을 통해서 위대한 작품이 나오는 것으로 곧잘 생각하지만, 그러한 결과물이 있기까지 그들이 흘렸을 땀과 노력의 시간들, 때로는 좌절했을 법한 힘든 나날들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다니엘 스틸은 글쓰기는 예술가적인 유희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글감을 찾기 위해 얼마나 분투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아침 9시부터 작업을 시작하고 12시간 이상 타자치는 삶을 통해서 이것이 현실임을 직시하게 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
고 그 고통과 괴움의 시간이 오래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책을 썼을 때의 그 기쁨이 어떠한지, 해냈다는, 결국 다 썼다는 느낌이 어떠한지도 알려주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잭 캔필드는 '퇴짜 맞지 않은 베스트셀러 작가는 없다'에서 거절 편지에 대한 실랄한 사례를 보여준다. 3백5십 통이 넘는 원고 거절 편지를 받은 루이스 라모르, 27군데의 출한사가 거절했으나, 6백만권이 파린 <멀베리가에서 내가봤다고 생가해봐>를 쓴 소스 박사의 이야기, 마가렛 미첼의 불멸의 고전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25군데의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았다고 전한다.
이것을 보면 성공이라는 화려한 결과물 뒤에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그들의 집념과 노력이 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내가 만약 출판사로부터 수백번, 아니 단 열번이라도 거절의 편지나 전화를 받았다면 어떻게 했을까. 그것이 남의 일로 볼 때는 무덤덤하게 볼 수 있지만, 거절당한 당사자가 나였다면 그 현실을 인내할 수 있을까. 그렇다라고 말하기가 참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갔기에, 그 험난한 길을, 거절의 시간을 이겨낸 위대한 선배들이 있기에 할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을 가진다.
나 역시 예비 작가로서 꿈을 꾸고 있다. 하루하루 쉬지 않고 그 거절의 역경을 이겨낸 다면 오늘과 다른 내일 내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