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유쾌하게 읽은 책이다.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삶과 죽음에 대한 얘기들을,

아빠와 딸의 대화로 풀어놓은,  책으로,

철학에 관해 관심은 많았지만,

어려움을 느꼈던 나에게는, 안성맞춤의 책이었다.

 

 

과연 훌륭한 죽음은 무엇일까?

나는 지금 훌륭한 삶을 사고 있는 걸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내 삶을 돌아보면서,

훌륭하다는 건 뭔지에 대해서 또한 생각해보는 계기였다.

 

 

나는 한번도 가족과 섹스와 죽음에 대해서 논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에선 아버지와 딸이,

재밌고도 즐겁게 섹스와 죽음에 대해 얘기하는 모습에,

다소 낯설기도 했지만,

독특하면서도, 금기를 깨는 모습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삶을 일종의 운이라 생각하는,

태어날 때 좋은 환경, 좋은 머리, 좋은 유전자를 타고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얘기를 읽었을 때는,

그래 맞아, 고개를 끄덕대면서도,

왠지 모를 슬픔? 거부감?이 느껴지기도했지만,

이게 현실이구나...하는 마음도 들었다.

 

즐거운 책이다.

철학이라도 하면 딱딱하고 고리타분할 것 같은 예상을 뒤엎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든 책이다.

 

나중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참나원!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울화통이 터지긴 처음이다.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그냥 눈 감고, 귀 닫고, 그냥 모른 척 살면 좀더 편안할까?

참으로 씁쓸해지는 책이다.

 

 

 

괴벨스는 1%의 진실에 99% 거짓을 섞어 말을 했고,

괴벨스의 말은 라디오를 통해,

국민들의 머리와 가슴을 사로잡는 작전을 펼고,

정권의 나팔수로..

거짓말도 계속하면 참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무섭다.

이 세상에 진실이란 과연 있는 것일까? 싶을 정도로,

알고 있었던 사실도 있었고,

처음 듣는 사건도 있었지만,

참..분개하는 내용들로 가득한 책이었다.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수지김의 이야기였다.

예전에도 이 사건을 접한 적이 있었는데,

얘길 제대로 읽고 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가족들은 얼마나 억울했을 것이며,

수지김은 죽어서도 억울함에 구천을 떠돌았을 것이다.

그래, 영혼만은 결코 대한민국을 용서하지 않았길...

 

 

반값으로 하면 학생들이 공부를 안한다?

하..

지금은 등록금 버느라고 공부를 할 수가 없는 지경인데..

이 노릇을 어쩌란 말인가...

제발 지키지 않을 공략은..하지좀 말길..

이젠 선거때만 되면 떠다는 공략...지겹다.

 

 

또 하나,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장의 사진에 충격을 받았다.

 

 

모레로 가득했던 한강에서 물놀이도 가능했었다.

아... 한강도 모자라 이젠.. 4대강 마저..

끔찍하다.

 

우리는 다시 한강에서 맘놓고 수영할 수가 없다.

저렇게 깨끗한 물에서...

우리 밑의 세대들에겐 대체 어떤 금수강산을 물려주겠다는 것인지,

다른 건 몰라도, 환경은, 파괴된 환경은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인데...

어쩌란 말인가..

 

 

 

1%에게 똥침을 날리는 99%의 필독서라...

과연, 우리는 똥침을 날리 수 있을까?

 

똥침을 날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선거 잘하는 거?

그래, 우리가 똥침을 날릴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일 수 있겠다.

눈을 크게 떠야하겠다.

자꾸 거짓을 말하는 사람들 속에서, 진실을 보려면.

 

보는 내내...가슴이 먹먹해지는 책...

그리고 국민으로서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 보게 만든 책이다.

불안감, 상실감, 혐오감, 허무감, 고독감 ...

평소에 우리가 느끼면서도,

지나치기 쉬운 감정들을 작가는 잘 끄집어내보였다.

 

우유 속 잡균을 어찌 셀지 몰라 피해망상 걸린 환자 이야기..

상상 선거를 통해 궁극의 보잘 것 없음을 느끼고..

애타게 기다린 아버지의 선물이 고작 매직펜이었던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며 느끼는 허무감을 보여준다.

평소엔 무뚝뚝한데, 생일 카드는 꼬박꼬박 보내는 친구를 비유하면서, 위화감을 설명하는 작가..

 

가장 재밌게 본 것은,

전철 안에서 느닷없이 코피가 터졌고,

별안간 터진 코피는 멋지 않아, 코피 터진 사람은 초조함을 느끼며..

특이한 사람을 마주쳤을 때 느끼는 위화감...

 

우울한 내면 심리를 보여 주면서,

작가는 웃게 되는 상황을 고개 끄덕이게 표현해놨다.

그래서 어쩜 기분 나쁠 수 있는 감정들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게, 삶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쉽게 쉽게 읽히면서도,

다 읽고 나면, 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불안, 상실, 혐오..고독..

이런 걸 아예 모르고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런 감정들이 없으면, 얼마나 시시하고 재미없는 인생일까,

이런 생각도 들게 만든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