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아들과 3달정도를 함께 보내면서 매일 한시간정도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나눈 것을 정리한 것이다.

아버지 티찌아노 테르짜니는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으로 독일의 <슈피겔>이란 유명한 신문의 특파원으로서 역사의 현장에 가 있었다.  베트남이 공산화 되는 현장에 있었고, 크메르 루즈의 캄보디아에서 총살을 당할 뻔한 경험도 했었고, 중국의 문화혁명이란 광풍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결국 히말라야에서 정신적인 스승을 만나 모든 것을 초월하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그는 젊은 시절 자신의 멘토 내지는 롤모델로서 중국의 마오 쩌뚱과 인도의 간디를 꼽았으나, 마오는 중국이 공산화된 후, 문화혁명을 통해 과거를 청산한다는 명분하에 많은 지식인들을 숙청하고 책이나 문화유산들을 파괴하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는 것을 본 이후, 그 한계를 인식한다.

인도란 나라는 나에게 있어서도 신비스러운면을 가지고 있는 나라란 이미지가 있는데, 여기서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p 267)


  인도는 천의 얼굴을 갖고 있어. 구원인 동시에 저주이고, 파괴인 동시에 창조지. 그래서 인도는 밑 빠진 독이기도 해. 치밀하게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방향감각을 상실할 수 있는 곳이야. 많은 젊은이들이 제정신을 잃거나 일종의 광기에 빠져. 아니면 차란 다스처럼 사두가 되고.


우리나라에도 류시화 시인을 통해 인도의 명상서적들이 소개되면서, 한창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적도 있었고, 요가가 소개되면서 동네마다 요가를 하는 곳이 생겼다. 심지어는 네팔에 갔다오는 것이 배낭여행의 필수코스인 것 처럼 여기지는 시기도 있었다. 


첫 부분을 읽을 땐 다른 여느 인생에 관한 책들과 비슷하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보게 됐는데, 점점 읽어가면서 그와는 다른 관점에서도 이야기를 하는 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부분은 기자로서 외국에 취재를 나가게 되면, 그 나라와 관련된 역사나 그밖의 서적들을 가져가거나 읽고 갔다는 점이다. 그리고, 보도자료만 보고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현지인들과 만나고 그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몇단의 박스기사가 아니라 신문 한 페이지정도를 차지할 만한 정도의 기사를 썼다는 것이다.

원래 기사란 그렇게 작성되야 하는 것이 맞지만 요사이 우리 신문 기사들을 보면 기획기사들이 갈 수록 줄어드는 것 같다. 설사 있다해도 형식만 기사고, 내용은 온통 간접광고인 기사가 흔해서...

신문기사 작성법을 가르쳐 주는 아카데미보다는, 사건을 통찰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 주는 역사관련 서적을 읽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간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