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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안의 법 상식 밖의 법  | Review 2014.01.04 23: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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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 상식 안의 법, 상식 밖의 법
매경출판(매일경제신문사) | 201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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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전공이지만 여전히 어렵고 또한 스스로도 의아한 부분이 많은 것이 법이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처음 형법을 공부하면서 접했던 피해자 없는 범죄였다. 피해자가 없는 범죄라니 듣기엔 이상해도 성매매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서로 합의하에 성을 사고 팔아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었으니 참가자들은 피해 입은 것이 없다. 하지만 성관련 미풍양속이란 사회적인 법익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법은 이들을 처벌한다. 이외에도 공부를 하면 할수록 법학은 내게 여러모로 아리송하고 복잡하기만하다. 


 물론 여타 분야도 같겠지만 현대인이 사실상 법 없이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법은 의미가 사뭇 다른 것 같다. 상당히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가깝고 대로는 절박하게 필요하기도 한, 그러면서도 닥치기 전엔 남의 이야기 같은. 책의 들어가는 글에도 나오듯이 현재 법률은 하위법령을 포함하면 4324개. 이는 시도 조례를 제외한 숫자임에도 실로 엄청난 갯수이기 때문에 법학전문가인 저자도 생소한 이름에 놀라곤 한단다. 


 실제 어떠한 법률들인지 궁금하다면 검색엔진에 법제처라 치고 웹상에서 즉시 확인 가능하다. 이것저것 검색을 하면 법이 제정되고 개정되고 폐지되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 흡사 태어나 살아 움직이다 결국에 죽을을 맞는 사람의 인생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사람과 이렇게 닮은데다 없이 살 수는 없고 하지만 또 쉽지만은 않은 법을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다양한 법률기관과 관계자들은 지금도 노력중이고 해당 서적도 그러한 활동의 연장선이다.

 

 살다가 분쟁이 날만한 것들을 체계화 시켜 조문화 한 것이 법전의 내용들이라 조문 내용은 추상적이다. 따라서 적용하는 과정에서 간혹 너무 작위적인 경우가 발생하고, 심한 경우는 다수의 공분을 사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 이르기까지 여러 이유가 있겠만 법리적으로 맞더라도 사람들의 이해를 구할 여력까지 갖추지 못해서 그러한 경우도 적지않다. 이럴 때 일반 법감정에 반하면 사람들은 주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쓰기에 저자도 이를 염두에 두고 제목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이 세상사를 그나마 사람들이 덜 힘들여 살게하려면 법은 필수불가결인데다 법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 중에 하나가 사람들이 수긍 할 수 있을만 결과의 도출이어야 한다는데는 동의는하지만 대중도 법과 소통하려는 작은 노력이 있을 때 좀 더 괜찮게 운영되고 빛을 발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이 책은 법이 사람들과 더욱 친밀해지길 기원하는 저자의 마음을 담아서 지은 서적이다. 이해를 돕기위해 간간히 조문 정도가 보조자료로 등장하지만 교양서적이니 만큼 어렵지 않고 문체는 평이하며 간결해 술술 읽힌다.


 법을 경우에 따라 크게 네가지 파트로 묶은 것이 흥미롭다. 해당 서적에선 너무 특수한 법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평소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기를 좋아한다는 저자의 말대로 알아두면 유용한 법률 이야기나 일상에서 실제 접할 가능성이 높은 주제가 많았다. 법학 교과서가 아니니 아주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더 알아보고 싶다면 해당 사안을 가볍게 겁색이 가능하고, 최근 법에 관련된 잇슈나 일반적으로 흔히 언급되는 법관련 이야기를 한눈에 빠르고 쉽게 확인할 수 있었기에 이런 점에서 내겐 충분했다.

 

 PART 1 법의 두 얼굴-억울한 법

사기 당한 제가 모욕죄 가해자라니요? 
남편이 바람을 피워요 
혼인신고, 살아보고 하세요! 
살인죄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1 부부싸움과 살인 
살인죄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2 미신범죄는 살인일까 
살인죄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3 아리송한 살인 
꽃이 왜 마약인가요? 
불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 
운전자폭행 등 가중처벌 
안락사 금지로 인해 살인자가 된 착한 남편 
이런 것도 범죄라고요? 경범죄 처벌법 

PART 2 법이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유리한 법

선한 사마리아인의 법은 없다 
합의가 정말 최선의 방법? 
대머리를 대머리라 하면 명예훼손인가요? 
가해자도 변호사가 있는데 피해자의 변호사는 없다니요? 
저작권, 나의 영원한 권리 
교정시설은 혐오시설이 아닙니다 
언론이 떠들면 곧장 법이 탄생한다 
영장 없이도 연행된다? 
친구의 이름을 몰래? 명의도용 
빌려준 돈, 언제든지 돌려받을 수 있다? 
백의천사의 두 얼굴 
영수증, 버리지 마세요! 
도와주세요 119! 
형사보상금 
폭행? 당신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 
법은 계속 바뀌고 있다 
한국 교정제도가 나아갈 길 

PART 3 악법도 법이라지만…-없어져야 할 법 

낙태 대가가 50억? 
살인죄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4 존속살인죄란? 
의료분쟁조정원이 분쟁을 조장한다! 
셧다운제는 필요 없어요 
당신의 카카오톡을 지켜보고 있다 
간을 주면 안 잡아먹지 
수사는 되고 있나요? 

PART 4 법이 우리를 노리고 있다!-위험한 법 

위증, 당신의 기억은 100%인가요? 
보복이 두려워요 
우리 사랑 허락해주세요 
성전환자는 사람도 아닌가요? 
사이코패스는 우리 곁에 있다 
로비스트법, 만들어야 할까? 
논란이 계속되는 법 날림법 이야기 
호랑이 덫에 사냥꾼이 걸리다 

생각 마무리 

 

 나는 없어져야 할 법 파트에서 최근에 뉴스로 접했던 50억 낙태 사건이 언급된 부분과 존속살인죄를 따로 두지 말고 일반 살인죄와 같이 취급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법이 수학처럼 논리적이고 차가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람들의 실생활에 접해있는 분야이다 보니 실상은 굉장히 감성적이고 치열하게 가치대립적인 부분이 많다. 기술적이고 행정에 관련된 것들이야 돈이나 정치적 등의 이권에 연계되어 있다지만 낙태나 간통이나 존속살인 같은 사안들은 사회 전반에 걸친 도덕과 윤리의 근간에 접해있는 점이 그러하다.                                                     

 법을 전공한 사람들이라면 제목만 봐도 무슨 이야기인지 대번에 알겠지만 비전공자들이라면 굉장히 구미를 당길만한 소재가 많다고 본다. 특히 셧다운제나 교정기관 이전에 관한 것들은 근자에 큰 잇슈가 되었던 사안들이었기에 법이라는 단어에 부담을 느낄 필요 없이 각종 시사문제나 굵직한 사건들을 좀 더 심도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유익한 서적이 되리라 생각한다. 상식을 넘나들든 아니든 법은 생각보다 훨씬 뜨겁다. 엣세이 스타일의 책이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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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 만나는 사상  | Review 2014.01.04 23: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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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 교과서에서 만나는 사상
사계절 | 201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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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루한 사회교과서 때문에 학습에 도무지 흥미가 일지 않는 학생들이라면 정말 즐겁게 사상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사상이란 단어는 생각이란 뜻을 가진 한자어 두 개가 조합된 것으로써 좀 더 쉽게 견해로 바꿔 쓸 수도 있다. 사람이 무언가를 두고서 가지고 있는 생각과 체계를 이야기하는 것.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시대적 상황의 요청이나 그 특이성으로 말미암아 굵직한 사상들이 역사적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겨울밤 등따신 구들장에 드러누운 오래된 부부도 동상이몽을 하며 오래된 지기도 놓이 처지에 따라서 동일한 물건을 두고 다른 마음을 품는다. 하물며 오만가지 색을 가진 인간군상들이 모인 사회에서 짜맞춘 듯 동일한 생각의 모양새를 가진 사람 없음은 분명할진데 교과서에 등장할 정도로 다수의 지지에 의해 사회학적 의의를 획득하여 이름까지 달아놓은 대표적인 생각들이 있다는 점부터 사상은 그 시작부터 자체적인 매력이 있다 생각한다.

 

 서른가지의 생각꾸러미를 다섯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해놓았다. 학창시절 힘들여 익힌 개념들이 쉽고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어 막힘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저자 안광복씨는 대한민국 1세대 철학 교사답게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친절하고 알기 쉬운 예시와 술술 읽히는 편한 문체로 페이지를 채워놓았다. 챕터 말미에 던져놓은 철학화두란과 더 읽어 볼 책으로 구성하여 능동적인 독자가 될 것을 독려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적절한 이미지 자료도 유연한 독서활동을 도왔다.

 

 1. 세상을 이끄는 지도 -정치사상

‘국민에 의한 국가’를 넘어 ‘국민을 위한 국가’로 -공화주의
‘과학적 야만’의 탄생 -계몽주의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꿀 것은 바꾼다! -보수주의
정치적 색깔을 알고 싶다면 ‘자유 민주주의자’인지 물어라! -자유 민주주의
더 많은 자유, 더 많은 평등, 더 많은 정의, 그리고 연대 -사회 민주주의
좀도둑은 있어도 아우슈비츠는 없는 사회를 꿈꾸다 -아나키즘
민주주의의 그림자 -포퓰리즘 

2. 문화의 맥을 짚다 -철학.예술 사상
사랑, 감정, 열정, 자유! -낭만주의
운명을 사랑하라! -니힐리즘
행복은 그냥 피어나는 것 -실존주의
시스템은 우리를 행복하게 할까? -구조주의
해체는 정의롭다! -해체주의
발전보다 웰빙을, 통일보다 다양성을!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은 사회를 변혁해야 한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3. 패권인가, 해방인가? -국가의 이념
백인의 의무를 짊어지라 -제국주의
‘피와 흙’에서 ‘상상의 공동체’로 -민족주의
불안한 민주주의를 흔드는 악마의 유혹 -파시즘
팽창 없이는 타락을 막을 수 없다 -프런티어 정신
정신적 허상의 잔인한 몰락 -대동아 공영권
중국식 사회주의는 현재 진행형 -마오이즘
우리식 사회주의는 필승 불패 -주체사상

4. 풍요로움을 향한 몸부림 -경제이념
축적하고, 축적하라! -자본주의
민주주의가 밥 먹여 주냐! -개발 독재
유교 자본주의를 넘어 ‘동아시아적 가치’로 -신유교 윤리
시장이 없으면 자유도 없다!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영혼 -기업가 정신

5. 사회를 진단하고 미래를 꿈꾸다 -사회사상
서양은 지배하고 동양은 지배당해야 한다 -오리엔탈리즘
유리 천장을 뚫고 무지개 세상을 고민하라! -페미니즘
멈출 수 있는 용기가 달리는 능력보다 중요하다 -생태주의
법과 예산에 의한 지배 -관료주의

 

 가끔 이런 책들 중에서 정치적 성향이나 아주 개인적인 견해를 눈에 띄게 관철해서 중립을 잃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해당 서적은 지은이 스스로 서두에 밝혔던 듯이 말을 아끼거나 둥글려 지나간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자신의 생각과 닮았다 여겨지는 무리 속에서 감정이입을 하며 글을 쓴 모습도 없었고 오해를 살만한 군더더기 설명을 많이 배제하려 노력한 것 같았다. 나는 그래서 더욱 글쓴이의 내밀한 생각과 깊은 이야기가 궁금해서 나중에 그가 기고한 칼럼도 찾아 보기로 마음 먹었다.   

 

 목차를 보면 눈에 읽은 사상들이 많지만 내 이목을 단연 끈 것은 해체주의다. 간단히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것이고 어둠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두지만 실상 빛은 어둠 없이는 존립할 수 없는 현상이다. 선을 그어 양쪽으로 나누어 차이를 만들어 이어서 차별한다. 그 선이란 것이 사실 애초부터 신의 섭리나 진리인지 의구심이 들지만 많은 이들은 이를 따른다. 패션으로 치자면 상표를 안으로 두는 것이 그러한데 실험적이고 도전정신이 충만한 디자이너는 이를 밖으로 내놓은 작품을 모델에게 걸쳐서 런웨이를 활보케 할 것이다.

 

 언뜻 생각하면 허무주의 같기도 하고 제대로 된 기준 없어 불안한 모양으로 느껴진다. 절대적인 것이 없다고 말하면 모든 사람들의 생각은 옳고 가치있는 것이기에 하나의 잣대를 가지고 상처 줄 일도 받을 일도 사라지니 엄청나게 좋아 보인다. 하지만 해체주의가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이원론을 제거하자는 게 아니다. 사실 이원주의가 가져오는 '이상한' 사람들 양산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관심과 문제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과정 자체가 이들의 핵심이라 할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로 대량생산 체제 때문에 다수의 시류에 편승해야만 편리하고 탈 없이 살 수 있는 시대를 살아오다 현재는 디지털 정보화를 통한 맞춤형 시대의 막이 오르면서 이전부터 억압되어오던, 다분히 개성적인 것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레즈비언이나 게이처럼 소수의 성적 취향 문제가 있다. 앞으로 기술이 더욱 첨단화 된다면 무생물인 웹상의 가상인물이나 사람과 비슷한 사이보그와 사랑에 빠지는 경우도 사회적 잇슈가 될지 모른다. 해체주의는 그런 순간에도 우리에게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도록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청소년을 위해서 교과서적인 사상들을 설명한 것이라지만 사회현상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성인에게도 상당히 유익한 양서가 될 것이라 본다. 어느 정도 사상사나 개념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게도 좋은 자극이 되어준 책이었다. 항상 느끼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서는 언제나 이해가 쉽고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즐거움은 덤으로 얹어주니 기억에 오래 남는다. 윤리나 사회과학 수업에 염증을 느끼는 친구들이 읽으면 좋은 바탕이 될 책이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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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자  | Review 2013.11.24 00: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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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 주홍글자
책만드는집 | 2013/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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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미국 문학의 걸작이랑 칭해지는 나다니엘 호손의 주홍글자란 작품이다. 우리에겐 주홍글씨라는 제목이 더 친숙하고 내게도 그러한데 이는 오역에 가깝고 '글자'가 원문에 가까운 표현이라고 한다. 논란은 있겠지만 글씨는 모양새를 말하는 것이고 여기서 가리키고 있는 알파벳은 글자인 만큼 주홍글자가 내 생각에도 좀 더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라 생각한다. 제목 자체가 가진 상징성이 해당 작품에 가장 핵심되는 것이고 강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원전에 가장 적합한 번역을 가릴 필요성이 클 것 같다.

 

참고

 

 해당 서적의 스토리는유명세에 비해서는 그닥 복잡하지 않다. 큰 흐름은 17세기 엄격한 청교도 사회에 마녀재판이 횡행하던 시절 지역사회에 젊고 똑똑하며 명망 있는 옥스퍼드대 출신 딤즈데일 목사가 있었는데, 남편을 두고 먼저 보스톤으로 이주해 온 유부녀 헤스터와 나날이 깊은 정을 나누고, 급기야 여주인공은 사생아인 딸 펄을 낳는다는 것이 사건의 시작이다. 당시 그녀는 나이차가 많이 지는 의사 남편인 칠링워스와 연락이 끊긴지 이년여가 넘은 상황이었으며 사람들은 그가 죽었을 것이라 여겼다.

 

 헤스터는 끝까지 목사의 이름을 발설하지 않았고, 결국 그녀 혼자 불륜의 대가로 간통의 영어 앞글자인 주홍색 알파벳 A를 가슴에 단채 살아가게 된다. 이후 보스톤으로 오는 과정에서 난파와 인디언 사건으로 고초를 겪느라 늦게 모습을 나타낸 남편 로저 칠링워스는 일련의 사건의 충격을 받는다. 남편은 아이의 아버지가 목사란 사실을 알게 된 후 의도적으로 목사에게 접근하여 복수를 꿈꾼다. 와중에 양심에 가책을 느낀 목사는 시름시름 앓다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아이의 아빠임을 밝히고 죽음을 맞이한다. 

 

 뭔가 권성징악이라는 전형적인 전개를 가진 교훈적 고전서였다면 당시 분위기상 도덕적 종교적 죄인들인 헤스터와 목사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고 응징당한다는 내용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하지만 호손은 인물들을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았으며 여기에 고전으로 칭송받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금기에 관해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금기를 어긴 인물들이 어떠한 식으로 스스로를 구원하는지, 그 이후의 사정까지를 묘사하며 독자들에게 종교 이전이나 이후에 문제로 인간 스스로의 양심과 개인적인 구원의 모습에 관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 

 

 전반적인 플롯이 지금의 시선으로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종교적 지배력이 강한 사회 특성상 목사가 간통을 저질렀다는 소재는 상당히 도발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출간시 이러한 연유로 비평가들에게선 찬사를, 도덕주의자들에게선 엄청난 질타를 받았었다 한다. 더욱이 당시 서구사회 분위기는 여성의 지위가 지금과 같지 않아 상대적으로 낮았으데 소설 내에서 남성을 부정적인 위치에, 여성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위치에 두고 그려 비판론에 힘을 싣는데 한몫 했을 것이다.

 

 남성이자 목회자인 딤스데일은 자신이 같이 저지른 죄임에도 불구, 사랑하는 연인이 형을 받았지만 자신은 함구하는 비겁한 남성으로, 사건 이후에도 주민들에게 종교를 설파하는 (비록 마음의 병으로 점차 쇠약해지지만) 위선적인 종교인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와 대조적으로 여성인 헤스터는 딸인 펄을 홀로 키우며 자신에게 마냥 부정적이고 냉대하는 세상을 용기 있게 헤쳐나가는 여성으로 묘사한다.

 

 더불어 그의 남편인 칠링워드는 지성인인 동시에 차가운 피를 가진 냉혈한으로 사람의 딤즈데일의 영혼을 갉아 먹는 악마처럼 활동한다. 중심 인물인 두 남자 모두 청교도의 특색 중에 하나인 남성 우월주의에 따랐을 때 좀 더 괜찮은 처세를 보여줘야 할 것만 같은데 두 사람 모두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파국으로 치닫고 여주인공만이 긍정적인방향으로 나간다는 점이 인상깊다. 더군다나 친구 없이 자유분방하게 키운 펄도 여자아이다.

 

 펄은 둘 사이의 죄를 뜻하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도 있는 헤스터를 다시 사회로 돌아로 돌아와 자기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원동력이자 매개체가 되어준다. 딸아이는 타락과 죄의 근원이지만 구원자이기도 한 것. 아이를 입고 먹이는 것을 제외하곤 자신의 처지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이들에게 모욕을 받으면서도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그러한 선행은 알파벳 A가 간통에서 천사와 능력을 의미하는 글자로 인식하게 만든다.

 


01장 감옥 문

02장 광장
03장 확인
04장 대면
05장 삯바느질하는 헤스터
06장 펄
07장 총독 저택의 거실
08장 꼬마 요정과 목사
09장 의사
10장 의사와 환자
11장 마음의 심연
12장 목사의 철야 수행
13장 헤스터의 다른 시각
14장 헤스터와 의사
15장 헤스터와 펄
16장 숲 속 산책
17장 목사와 신자
18장 넘쳐흐르는 햇빛
19장 시냇가의 아이
20장 미로를 헤매는 목사
21장 뉴잉글랜드의 축일
22장 행렬
23장 드러난 주홍 글자 
24장 결말

 

 호손이 종교를 마냥 비판하고자 만든 작품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그는 인간의 본성이 언제든 부도덕하게 흐를 가능성이 있음을 바탕에 두고 유토피아를 꿈꾸는 지나치게 엄격한 청교도 하에서라면 굳이 간통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선을 넘을 준비가 된 인간의 나약한 본성과 이를 극복하는 인간성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이라 본다. 다시 말해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완전성으로 나아가려는 인간의 의지를 재평가 해야함 말하고 청교도의 도덕적 완벽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청교도는 종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으로 상당히 유익한 강령들을 갖췄다. 모든 직업은 귀천 없이 신성하며 검약을 강조하고 향락을 배격하는 등 건강하고 건전하며 발전적인, 그리고 안정적인 사회가 되도록 일조하는 다양한 기조가 그것이다. 이렇게 긍정적인 면이 있었지만 문젠 계몽주의 사상의 영향으로 인간의 이성을 중시하고 이를 과신하는 경향이 크다 보니 인간의 본성을 지나치게 무시하고 고려치 아니한채 심히 억압적이었다.

 

 심지어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음악이나 소설까지도 금하였다. 성실과 근면도 좋지만 감정과 본능을 방출하여 금욕생활에 다소간 활력이 될만한 출구가 될 수 있는 것들조차 막아버리는 것은 문학작품을 집필하는 호손의 눈에는 종교의 긍정적인 기능을 차치하고서라도 너무 과도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좀 더 드라마틱한 구성을 위해 선악과를 외관상 흠잡을 것 없는 엘리트 목사 딤즈데일에 들려놓고 잠시나마 감정과 본성에 충실한 날 것의 인간으로 묘사한 것.

 

 그리고 학자인 칠링워드는 날카롭고 이성적인 계몽주의 끝날에 세워놓고 용서하지 않고 자기 원칙을 관철하는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그대로 녹여낸 인물로 만들었다. 이런 와중에 가장 인간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가는 것은 헤스터다. 본능에 충실하여 저지른 죄였지만 이성의 힘과 의지로 주변을 살피며 스스로를 구원하고 타자에게 베푼다. 종교이야기 같지만 실상 아주 인간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를 성찰하게 만드는 이야기인 것이다.

 

 종교적 의미가 아니더라도 도덕적이고 철저하기 원리원칙적인 잣대를 들이댄다면 우리는 크든 작든 어떤 명목으로든 모두 죄인이다. 다만 우리 개개인은 죄를 저지른 이후에 그 죄에 대해서 반성하고 밑거름 삼아 어떻게 미래를 가꾸어 나가는지로 다시 재평가 받고 과거에 아로새겨진 흔적 의미를 새로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작가는 목사를 통해 종교인의 모순을 보여준 것도 있겠지만 절제와 집요함을 갖춘 칠링워드를 함께 각 캐릭터를 본성과 이성의 양극단에 놓고 이후 죽음으로 둘을 소거함으로써 양자를 절충하여 조화시킨 헤스터를 부각시킨 뒤 그녀마저 죽고 이후에 남겨진 펄로서 자신이 하고자하는 모든 것을 하나의 점을 집약시킨 것이다. 재미난 점이 헤스터가 죽어서 전남편이 아니라 목사였던 사랑한 남자 곁에 묻힌 것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로맨스 소설을 집필하고자 한 의도도 있었겠지만 인간 본연의 감성에로의 회귀를 갈망하는 작가의 심정을 투영한 결과는 아니었을까.  

 

 신에게 죄의 구원을 비는 것 이상으로 인간이 사회에서 죄인으로 낙인 찍혀 벌을 받는 이후에 어떻게 스스로를 구원하는지를 그린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무엇이 죄인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죄인지

돌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우리 모두 부족하고 불완전하기 때문에 누구나 잠재적으로 죄인의 자리에 설 수 있음을 인정해야한다는 것과 3자의 입장에서 죄를 묻고 벌을 주더라도 험한 과정을 거쳐서 제자리를 찾는다면 다시 일어나지 못하게 할 것이 아니란 점을 다시금 생각했다.

 

 나는 그저 생각한다. 종교적인 측면만 아니라면 사실 구원이라기 보다는 회복이란 단어를 쓰고싶다고. 이성과 감성이 조화되어 균형잡힌 이상적 인간향으로 회귀하는 내용의 책이라고.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일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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