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로에 먼지 폴폴 날리며 한두시간에 한대쯤 버스가 다니는 시골서 사는 나에겐 흔하디 흔한 야생화따위...이름모를 풀꽃 따위...관심 저~~밖이었다..벛꽃 흐드러지게 핀 지금이야 말할것도 없이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노랑...분홍...빨강..하양..꽃들이 지천이다...이름이 거...뭐였더라...이름이 있긴 한거던가...

그러던 차에 지인의 선물로 받은 이 책은 참 요상하였다...늘 보던 풀꽃들이...버젓이 살아서

내가 좋아하는 글들속에서 나름 당당히 한자락 차지하며 나부끼고 있었던 것이다...

글속에 언제부터 자리하고 있었는지도 모를 풀꽃들...은교에 쇠별꽃이 나왔던가? 소나기에 마타리꽃이 있었던가....생판 처음보는 글씨처럼 당황하였다...그리고 이내 책속에서 난생처음으로 풀꽃들이 흥미진진 살아숨쉬기 시작하였다...

책을 받아들고 단숨에 읽어 내려가며 책속의 배경을...주인공을..상황을....그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꽃을 알고 나니 이미 오래전 읽어 어디 뒀는지도 모를 문학책들이 다시 보고싶어졌다...그리고 꽃들에게 미안해졌다...미처 몰라서 미안해..아참...울 집 뒷산의 생강나무야...이제까지 산수유인줄 알아서 정말 미안해...

이 책은 중 3 우리딸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교과서에 시험문제용으로 읽히던 고루하던 책들이 우리딸 마음에 정말 아름다운 문학으로 다가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이 책을 통해...고루한 책들이 그 속에 담긴 풀꽃들과 함께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꼈으면 좋겠다..

주저없이 다른 독자들에게도 추천하고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