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Persuasion>은 제인 오스틴의 마지막 작품이다. 다른 작품들과 비슷하게 연애 소설이다. 준 남작의 딸 앤은 스물일곱, 한창때의 아름답고 생생하던 모습은 잃어버리 아가씨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큰언니의 사치와 낭비벽 덕분에 빚에 쪼들리게 되었으니 그들에게 몇가지 지출 삭감안을 내 놓고 그대로 따르기를 '설득'해야 하는게 책의 첫부분이다. 책의 제목에 어울리게 곳곳에는 '설득'이란 단어가 많이 나온다. 당시에는 신분 상승의 수단이나 경제적 방편으로 배우자를 고르는게 일반적이다. 당시 오스틴이 쓰는 '연애 소설'을 폄하하는 시대적 상황에 맞선듯 날카로운 아이러니와 풍자가 잘 나타나 있다.

 

앤에게는 8년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가난한 해군이었고, 함께 하고 싶은 그들의 소망은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의 반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다. 돈도 없고 미래도 불투명한 젊은 남자가 이해타산에 맞지 않았기에 그들은 앤을 '설득'했고 앤은 웬트워스와 헤어졌다. 사실 그 이별은 앤 자신보다 그를 위한 결정이었다. 그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자기 희생이 깔려 있었고, 이별의 아픔에 더해 그의 비난까지 고스한히 감당하는 건 앤의 몫이었다.

 

"신체의 크기에 비례하는 슬픔의 양이 있는 것은 아니다. 크고 몸집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자태를 가진 사람만큼 절실히 마음의 고통을 느끼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러나 온당한 생각이든 아니든 간에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선심 쓰듯 넘어가기 어렵고, 고상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차마 봐줄 수 없으며, 조롱거리를 찾는 사람이라면 덥석 달려들 법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있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8년뒤 웬드워스 대령은 부자가 되어 돌아온다. 전쟁에서 공을 많이 세워 부자가 되었고 번듯한 집안의 후계자가 되어 나타난 것이다. 이제 지참금도 없고 나이가 든 그녀를 그는 쳐다보지 않는다. 이미 그를 따르는 여자들은 많다. 그 모습을 앤은 체념한 듯 바라본다. 결혼시장에서 그는 위에 있기에 그는 그와의 마주침을 피하고, 시선을 피하지만 앤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차츰 그도 그녀를 의식하기 시작한다. 가슴속에 증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웬트워스 대령의 손은 앤을 향해 먼저 움직였다. 피곤한걸 알아채고, 힘든일을 대신해 주고, 도와주게 된다.

 

'앤은 그를 이해했다. 그녀를 용서하지 못하면서도 냉담하게 대할 수 도 없으리라. 지난 일로 그녀를 탓하고 부당할 만큼 크게 분노하고 있으면서도, 그녀는 안중에도 없고다른 사람에게 애정을 갖게 되었으면서도, 여전히 그녀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것은 지난날 가졌던 감정의 편린이었고 대놓고 인정하지 못하는 순수한 우정이었으며, 그가 지닌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의 증거였다.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그녀의 마음은 기쁜 건지 고통스러운 건지 분간할수 없었다.'

 

이상했다. 200년전 영국 지방도시의 이야기인데 지금의 상황과 별로 다르지 않다. 사랑하는 남녀의 고민이나 돈이나 경제력을 우선시 하는 세대들, 나의 내면의 진실보다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위선들이 가득한 세상 등은 지금 이 시대에도 매일 부딪치는 현실이다. 놀랍다. 제인 오스틴이 글은 젊은 남녀의 연애 이야기를 빗대어 세상을 비판하고, 꼬집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가슴 떨리게 하는 것이다.

 

'앤은 자신이 라임에 와서 처음 만난 젊은 청년에게 인내와 체념을 권고하고 있다는 생각에 웃음 지을수 밖에 없었다. 좀더 진지한 마음으로 다시 생각해보니, 수많은 도덕가와 설교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 역시 들춰보면 스스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일에 번지르한 말만 앞세웠던 건 아닌지 염려스럽기도 했다' 

 

웬트워스는 다른 여인 루이자에게 마음을 주려고도 해보앗지만 상처입은 자존심에 그랬던 것일뿐 불가능한 시도임을 늘 알고 있었다. 첫사랑에 대한 감정, 시작은 했으나 끝을 맺을 수 없던 문장들, 반쯤 외면한 눈과 의미심장한 시선, 이 모두가 그의 마음이 적어도 다시 그녀를 향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더이상 분노나 원망, 기피하는 태도는 없었다. 대신에 우정과 관심, 나아가 지난날의 다정함을 엿볼수 있었다. 이제는 깊은 통찰력을 갖추고 성장한 그녀를 그는 분명히 그녀를 사랑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사랑이 싹트려는 두 남녀. 여전히 가족들은 체면을 내세워 앤을 설득해 헤어지게 할까.

세상의 차갑고 불신하는 시선을 이겨낼수 있을까. 앤은 사랑을 확인하려 웬트워스 대령을 설득하는 용기를 낼수 있을까. 사랑하는 여인에게 영향을 미칠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 결합을 바라지 않는데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아니 설득을 당할까....제인 오스틴 그녀의 끊임없는 물음 '세상이 이렿게 혼탁하고, 여성에게는 늘 희생과 고난을 강요하고 있는데 그래도 사랑을 믿고, 희망을 잃지 말라'는 설득에 다시한번 기꺼이 설득당하고 싶다.

둥둥둥...얼쑤! 어디선가 북소리나 꽹과리 소리가 들리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들썩하는 경험을 해본적이 한두번은 있지? 티비에 나오는 유명가수들의 노래에도 반응한 적이 많이 있다구? 하지만 우리 소리, 가락에 몸이 저절로 반응하는 경우하고는 좀 틀리지 않았니? 어깨를 들썩들썩, 발을 동동동,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내 멋에 취해 내 흥에 따라 움직이고, 춤을 추는 사람의 마음을 몸으로 표현하고, 함께 어울려야 더욱더 신명나는 우리춤! 꽃과 나비와 한몸이 되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옛날부터 우리와 기쁨, 슬픔, 즐거움을 같이 했던 우리 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아주 먼 옛날 사람들이 동굴 깊숙이 그림을 그려놓은 동굴 벽화를 배웠거나 본적이 있지? 왜 그랬을까? 고구려 무용총의 <무용도>를 보면 아주 흥겨운 몸짓이 느껴지는데 그 당시의 사람들은 자연 재해나 동물의 습격을 피하기 위해 하늘과 땅에, 숲 속 나무와 동물들에 간절히 마음을 전하는 몸짓이었지. 이렇게 천신, 자연신을 숭배해서 제사장이 음식이나 동물을 제물로 바치고 기도를 하고 방울이나 깃털을 들고 춤을 주는 제천의식도 그래서 나온 것이야.

 

눈을 감고 상상해봐. 알록달록 화려한 궁전 뜰에서 왕과 왕비, 신하들이 잔칫상을 앞에 놓고 궁중 정재를 즐기고 있어, 티비의 사극에서 가끔 나오는 장면이라 상상하기 쉬울걸. 왕실을 찬양하고, 왕의 건강과 나라의 평화를 기원하는 <궁중춤>이라고 해. 화려한 옷과 머리 장식으로 춤꾼들은 흥을 돋우지. 기다란 칼을 들고 무용수들이 춤을 추면서 휘두르는 ‘검기무’, 귀신을 쫓기 위해 처용의 탈을 쓰고 악신을 물리치는 춤을 추는 ‘처용무’, 고려시대 학의 탈을 쓰고 추는 ‘학무’ 그리고 ‘무고’, ‘봉래의’ ‘춘앵전’이 <궁중춤>의 종류들이야.

 

우리에게 제일 익숙한 춤은 <민속춤>이 아닐까. 특정한 형식과 흐름을 가진 춤이 아니라 즉흥적이고, 춤의 주체가 농민, 어민, 천민 등이라 양반에 대한 해학과 풍자가 나타나 있고, 민중의 애환과 설움이 담겨져 있는 춤! 탈을쓰고 민중의 삶의 고통을 춤으로 표현하는 ‘탈춤’, 무당이 죽은 영혼을 위해 굿을 해주는 ‘살풀이춤’, 세상사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욕구를 불교의식으로 표현한 ‘승무’, 대표적인 여성놀이로 손을 잡고 둥글게 돌며 추는 ‘강강술래’가 <민속춤>인데 피지배층의 삶의 중심에서 대변해주고 애환을 들어주던 춤이라 할수 있어.

 

내가 초등학교때 운동회가 다가오면 운동장에서 연습하던게 ‘부채춤’이었어. 부채를 두 개를 들고 폈다, 접었다, 돌리고 흔들고 멀리에 족두리를 쓰고 한복을 입고 춤을 추었지, 멀리서 보면 한 개의 큰 꽃처럼 보일때가 있는데 얼마나 아름다웠는지...그리고 이제는 자주 보기 힘든 장구를 치면서 장단에 맞춰 빠르게 느리게 가볍게 추는 ‘장구춤’도 있지. 우리나라의 최승희가 일인자 였다는 화려한 연회의 궁중춤을 무대로 옮긴 ‘화관무’등은 <신무용>의 종류야.

 

이렇듯 책에는 춤의 종류뿐 아니라 춤에 담긴 역사와 가치를 체험하게 해주고, 우리 문화의 중요성도 깨닫게 해줘. 요즘 아이들은 우리 예전춤을 좀 지루하고, 어렵거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책을 읽다보면 얼마나 신나고, 슬픔도 있고, 즐거움까지 들어 있는지 깜짝 놀랄거야. 우리 한국춤을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사랑하는 계기가 되는 책이 될거야.

미국의 CIA, 소련의 KGB, 영국의 M16, 이스라엘의 모사드, 한국의 국가정보원(NIS)에서 공통으로 늘 등장하는 비밀스런 인물을 무엇이라 부를까? 정답! 바로 ‘스파이(SPY)’다. 우리말로 하면 ‘간첩’!이라 할수 있다. 아이들이 스파이로 나오는 영화를 보고 나도 저런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꿈을 꾸었던 적이 있다. 나라를 위해 적군에 칩입해 비밀을 캐내고, 자신의 존재를 늘 비밀에 붙이고, 늘 첨단 무기를 사용해 적을 물리치고 나중에 나라의 영웅이 되는 스파이는 최고의 직업처럼 보였었다.

 

이 책은 늘 스릴있고, 긴장감 넘치는 스파이의 세계를 알려준다. 스파이의 임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발한 상상력과 치밀한 작전을 소개하고 있다. 유능한 스파이는 언제 어디서나 적의 스파이를 경계해야 하고, 또 적의 스파이를 골탕먹일 수 있어야 하고 비밀을 캐낼 기회도 시시탐탐 노려야 하는데 책에 자세히 나와있다. 한마디로 비밀첩보요원에 관한 모든 것, 호기심과 추리력을 넘나드는 스릴과 서스펜스가 들어있는 스파이 가이드 북이다.

 

스파이라면 아무도 모르게 연락책과 메시지를 교환해야 한다. 적의 계획을 빼냈다면 비밀 암호로 적어 건네야 하는데 드러내지 않고 메모를 전하는 법은 무엇일까, 조심해야 한다. 적에게 감시 당하고 있을수도 있으니 말이다. 만약 공원에서 한다면 위험한 장소와 안전한 장소를 잘 구분해 메시지를 남겨야 한다. 어디쯤이 적당할까. 앗, 국제스파이단의 네명중에 한명이 배신을 했다. 암호를 써서 배신자을 알렸줬다. 암호를 해독하는 법을 알아야 할텐데..우리도 같이 책에 있는 암호를 풀어보자. 연락책에게 비밀 메시지를 알려줄때 도움이 되는 몇가지 얼굴 암호도 있다. 이마를 만지면 ‘위험에 빠졌다’, 턱을 만지면 ‘나중에 만나자’ 입을 만지면 ‘나를 따라와라’는 신호이다. 헷갈리지 말도록!

 

스파이들은 가끔 적을 미행해야 할때가 있다. 물론 자신이 뒤쫓는 다는걸 들키지 않아야 한다. 스토킹, 추적, 미행 모두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주요 기술이 나와있다. 신문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이중 거울을 사용해 어깨 너머의 적을 뒤돌아 보지 않아도 살필수 있다. 책에 사람의 발자국이나 자동차, 자전거가 남긴 흔적을 이용해 해결하는 방법도 나와 있으니 많이 연습하도록!

 

또 스파이는 변장을 해야 할때가 많다. 길이가 긴옷이나 안경, 큰 신발에는 종이를 구겨넣어서 변장을 하자. 반대로 변장하고 있는 상대방도 금방 알아챌수 있어야 한다. 혹시 미심쩍은 용의자가 있으면 달려가 크게 안아보면서 비밀주머니가 있는지 확인하고, 수염이 가짜처럼 보일때는 벌레가 들어갔다며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환자로 변장해야 할때도 있고, 뚱뚱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옷을 몇겹씩 입는 것은 기본이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과정인데도 스파이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첩보 활동을 위한 교육과 훈련을 잘 통과해 훌륭한 tm파이가 되어 주어진 미션을 잘 수행하길. 잊지 말것이 있다. 임무를 완수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방심하면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럼 언젠가는 최고의 비밀첩보요원이 될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