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뉴스공장과 다스뵈이다의 열혈애청자라 이영채교수님을 알고 있었고 방송을 통해 일본의 정치적 상황이라든지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빠르고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신다고 느꼈다.

그래서인지 책의 출간이 반가웠고 일본 현지에서 오래 살아온 전문가의 목소리로 지금의 일본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 듣고 싶었다. (책을 다 읽었으니 유투브를 봐야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모두 궁금할 것이다. "왜 일본은 과거를 반성하지 않을까?" "선진국이라며? 독일의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잖아?" 역사적 팩트를 왜 인정하지 않으려고 저렇게 발버둥칠까? 의문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전쟁과 침략으로 도배된 일본의 역사와 순혈주의에 가까운 배타적 민족성, 천황의 존재가 가지는 비근대성과 역사의 흐름과의 대치, 자기모순에 빠져 현실부정과 거짓말쟁이가 되어가는 현재의 모습을 동시에 보게 되자 연민이 느껴졌다.

이는 현재 문제인정부가 주체적으로 한일관계를 풀어나가고 있고, 우리나라의 정치,경제,문화적 위상이 과거 어느 정부때와 비교하더라도 세계적으로 높아져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우월감마저 들었다.

난 70년대 초반에 태어났고 내일이면 50이다. 일본이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을 당시에 자랐고 일본을 따라가려면 30년은 더 걸린다는 말을 밥먹듯이 들었다. 일제 가전제품과 약, 화장품,에니메이션에 대한 동경과 반공교육 덕분?인지 8.15광복절 때 말고는 딱히 일본에 대한 반감도 없었던 것 같다. 일제침략은 역사속의 장면일 뿐이였고, 생각해보면 학창시절 역사시간에 실제로 대한제국의 무능과 일본에 의한 철도 건설 뭐 이런 것을 배우며 일본이 우리나라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부정하기 힘들다. 그만큼 근대역사가 무시되던 시기였다. 친일, 자학사관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일까?

아무튼 이영채교수님의 말씀대로 우리 나라의 미래가 일본과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위안부, 강제징용, 수출규제 등의 일본의 행태를 보면 괘씸하기 짝이 없고 더 강하게 압박하고 대응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단절과 반목은 더 큰 위험만을 초래할 뿐이다. 일본에는 아베를 비롯한 극우주의자뿐아니라 재일조선인과 일본 내 선량한 국민들, 진보적인 운동가들이 있다. 갈길은 멀지만 함께 만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많아질수록 우리 대한민국과 아시아는 역사속에서 더욱 위대해 질 것이다.  

 

우리는 인생의 어느 시기가 되면 스스로에게 질문해야하는 때를 만나게 된다. '어떻게 살 것이가'라는 질문은 그 중의 하나 일 것이다. '왜 사나?'라는 질문보다 좀 더 성숙하다고 하겠다.

'어떻게'라는 관계대명사는 사실 사람을 좀 당황스럽게 만든다. 그것이 삶의 문제라면 더욱이 그렇다. 젊은 시절에 이 질문은 돌이켜보면 불안하고, 불확실한 현재와 미래 앞에서 감히 할 수 없는 질문이었던 거 같다. 닥치는대로 살아야 했으니까. 그 당시 힘든과정이었겠지만 좀 더 이 질문에 진지하게 다가갔다면 지금의 삶이 어땠을까. 반대로 이 질문을 70-80의 노년에게 한다며 어쩌면 실례일까 싶기도 하다. 개개인이 걸어온 고유의 삶을 바탕으로 후회와 성공경험을 나열하며 설교아닌 설교를 할지도 모르겠다.

 50이 다 되어가는 지금 나에게 이 질문은 어쩌면 시기 적절하다. 유시민작가도 50넘어 쓴 책이다. 아직 아이들을 더 키워야하고, 돈도 더 벌어야하고, 건강도 챙겨야하고...이런 철학적인 질문에 답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뭔가 내 삶이 흘러가는 방향에 의구심이 들거나 반복되는 어떤 패턴에 빠진 것 같이 느껴진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삶을 선택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가족때문에, 돈때문에, 사회적 시선떄문에 포기해 온 것이 많다. 또 수많은 타인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괴롭히거나 안도하며 살아왔다. 그렇다면 난 세상 속에 휘둘리면서 살아온것이 아닐까. 진정으로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제대로 꿈꿔보기나 했을까. 타인의 욕망을 쫓아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누가 나보다 나무를 잘 키우는지 남들은 얼마나올라갔는지 처다보느라 정작 자신의 나무는 자라지도 못하고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한 개인의 삶은 그 자체로 유일하며 고유하며 각자는 각자의 나무를 심고 키워서 오르면 된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깨달은 하나다.

 유시민작가님의 인생스토리를 읽으며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사셨구나!라고 느껴져 위로가 되고 에너지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문득 어느 날, 나에게 말이 걸고 싶을 때 이 책이 함께 있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리뷰 끝~~~

2001년 12월에 발간된 이 책이 2013년 1월 64쇄에서야 나에게 오게 된 것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는 것이었을까? '마크툽'

64쇄라는 어머어마한 숫자를 접하면서 또는 그동안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나는 왜 이제야 이 책을 만나게 되었을까? '마크툽'

정말이지 나는 지금 딱 적절한 타이밍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그렇게 예정되어 있었던 것 처럼. 현실에 묶여 나 자신에 대한 막막함이 지배적이였던 시절에 이 책을 접헀더라면 '자신의 신화'라는 것이 너무나도 허황되게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다.

산티아고는 자신이 여행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으며, 양치기의 삶을 선택했고,그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으며, 마음에 드는 여인과의 재회의 순간도 기다리고 있었다. 어쩌면 구지 '자아의 신화'따위를 찾지 않아도 별 탈없이 잘 살지 않았을까? '꿈'과 '표지'를 만나기 전에는. 꿈에 대해 궁금해하지만 않았다면 그는 그냥 '양치기'로 살았을텐데 말이다.

자기가 살고 있는 삶에 대해 '난 나의 신화를 이루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런 생각조차 못하고 사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며, 꿈따위에 이끌려 자신의 삶을 바꿀 용기가 있는 사람도 거의 만나보기 힘들다.

그러나, 이따금 내가 의식하지 못한 가운데 나의 무의식은 내가 가고싶어 하는 방향을 이따금 의식으로 나타내어 나를 휘저을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나는 어디로 가야하나?''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물음을 스스로 던지곤 한다. 하지만, 그 무의식은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동반하기 때문에 의식에 방어되어 다시 무의식을 깊은 바다속으로 잠겨버리게 하고 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과정을 연속적으로 겪으며 살아갈 것이다. 나역시도 마찬가지.

이 책에서 내가 얻은 것은 일상에서 나타나는 '표지'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시작이자 출발이므로. 나에게 의미있게 내미는 손길들과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며 유사한 모습으로 또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들에 집중하는 것이다. 즉 자신의 마음과의 대화와 일상에서 지속적인 의미찾기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다음은 용기일 것이다. 산티아고가 이집트의 배표를 끊은 것. 나의 신화가 의 현재의 삶과 완전히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하더라고 그것을 향해 한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다름아닌 용기일 것이다. 세상사람들은 무모함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어쩌면 그릇가게의 주인이 현명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자기의 신화를 알지만, 간직하고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산티아고라는 표지를 보았음에도 그는 현실에 만족하였다.

그것은 간절히 원함과 아님의 차이이며,우주가 그것을 이룰 수 있게 돕고 안돕고는 나중 문제일 것이다.

오늘도 나는 내 마음이 가는 곳에서 나의 보물을 발견할 수 있기를 여전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