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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궁문이라는 화가의 책을 은근히 좋아한다. 스페인 여행기를 우연히 접하여 읽기 시작하면서 자전거 생활1,2도 주문해서 읽을 정도였다. 그의 문체는 화려하거나 그렇다고 간결하거나 친절한 것도 아닌데 은근히 그 징징거림과 늘어짐이 매력이다. 자기 변명이건 합리화이건 궤변이건 그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게 처음에는 왜케 징징거리지?하면서 좀 불편했다가 금방 동화되어 버리는 느낌이랄까? 하여튼 우연히 접한 그의 책을 통해 화가로서 살아가는 그의 삶은 과연 어떨지? 나름 궁굼하기도 하던 차, 그의 소설 '정상적인 생활'이 나왔다. 당근 읽어보았지.

그의 자전적 소설인거 같다. 1인칭 주인공시점과 전지적 작가시점? 뭐 그걸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소설을 이어간다. 그가 화가로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그 주된 이야기인데, 가난한 예술가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진짜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하는데 집 밖으로는 한발자국도 안 나가고 집안에서 움추려 생활하는 그의 삶을 보며 수많은 현대인의 방황하고 고뇌하는 생활도 같이 느껴본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뭔가를 해야만 하는데, 그것은 아는데 막상 하기는 어렵고, 남한테 기대자니 타인이 알아서 해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먼저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자니 그것도 못마땅하다. 그렇다고 내게 뭔가 엄청난 것도 아닌데 말이지...

화가인지 작가인지 이제는 본인도 다른 사람들도 헷갈려하는 아저씨. 본업은 화가이지만 그의 글이 더 유명해지면서 겪는 현상...ㅋㅋ 에세이 자전거 아저씨를 통해 국내여행을 할 때도 항상 알뜰하게 여행하시길래 돈이 많은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삶의 주관을 갖고 꿋꿋하게 그림그리며 살아가는 줄 알았다. 그치만 겉보기엔 그 삶이 자유롭고 평탄해보이고 별 고민없어 보일지라도 모든 사람이 그렇듯, 남화가님도 삶의 무게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누구나 삶의 무게를 등에 지고 사는것은 같나보다. 다만 그 삶의 무게를 어떻게 요리하며 함께 이 생을 살아가는지가 관건인거 같다.

다들 막연함을 무서워한다. 어떤 위기감, 알수없는 미래에 대해 현재 대한민국인들은 굉장히 스트레스 받아하고 그 여파로 안정최고지향주의로 공무원직종이 최고 직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삶이란 무엇일까? 그저 돈이면 다 되는 것일까? 삶에 휘둘려 정신없이 살다보면 어느새 시간은 다 지나가있고 나이만 내 옆에 있게된다. 각자의 삶의 철학을 되새기며, 삶의 곤궁함을 너무 싫어하지 말아야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대책없이 가난하고 아프고 남한테 피해주는 것은 아니되겠지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