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 아메리카의 침묵

 

책이 가지고 있는 무게란 과연 무엇일까?

무심코 책장에 꽂힌 책들을 살피면서 책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무게를 가름해 본다.

당연히 크고 두꺼운 책이 가장 무거울 것이다. 그러나 책의 무게를 단순히 저울이 나타내는 표시 만으로 그 책이 담고 있는 것을 오롯이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인 김송희 박사와의 인연은 그의 전작 ‘세계화 속의 한국교육’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그 책을 참 감명 깊게 읽었었고 그에 대한 서평을 올렸었는데 그에 대해서 감사 메일을 받았다. 작가로부터 감사의 말을 처음 들어본 나로서도 엄청 고마웠었다.

‘아 작가들도 자신의 책에 대한 서평을 읽어보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1년 여가 흐른 지난달 중순 즈음에 김송희 박사님으로부터 새 책이 나와서 선물하고 싶다는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그리고 그 달 25일에 책 다섯 권을 받았었다.

나는 이 책을 다 읽은 연후에야 네 권의 책을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선물에도 책임이 따르기에 혹시 함량에 모자라는 것을 선물하는 실례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좋은 책을 기증받아 주변에 소개할 수 있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사실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조금의 실망감이 있었다.

최근 미 서브 프라임 사태 등 미국과 세계 경제에 관한 많은 책들이 나왔고 그 책들 중에서 나도 몇몇 권들을 읽어왔기 때문에 그런 류의 책과 별반 다르지 않은, 시류에 맞춘 책 정도로 여겼기 때문이다.

앞서 책의 무게를 운운한 것도 나의 그러한 잘못된 시각을 반성하기 위함이며, 책은 겉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 한 번 더 절감한다.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이다.

많은 책들이 자신의 주장을 가르치려 하고 주입시키려 하기 때문에 실패하게 되는데, 그러므로 책은 독자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 좋은 책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김송희 박사의 책은 전작도 그렇지만 이번 책도 그러하다.

딱딱해질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여성 특유의 부드럽고 섬세한 필치로 하나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그 상황에 대해 읽는 이의 생각을 물어 온다.

나는 물음에 직면하면 잠시 책을 덮고 그 물음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 본다. 그리고 작가의 생각과 비교해 보기도 한다. 그러면 내 생각이 옳아 보일 때도 있고 작가의 생각이 옳아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답은 없다. 왜냐하면 서로 다른 생각들이 부딪히고 깎이면서 보편적인 답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꼭 옳은 것은 아니지만…….

 

나는 책을 읽으면서 과연 미국은 정의로운가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정의는 그들의 정의일 뿐 우리의 정의는 아니었다.

왜 세계는 미국과 서방 중심의 세계화를 해야 하는 걸까?

세계화가 과연 옳은 것일까? 세계화가 이 시대의 또 다른 바벨탑은 아닐지에 대해 생각 해 본다.

나는 이러한 생각들을 이 시대를 사는 누구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비극의 나쁜 점은, 악인들의 잔인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인들의 침묵에 있다.”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이 아니더라도 시대의 비극을 막는 이 시대의 진정한 정의가 되기 위해 함께 읽고 함께 고민하며 행동하기를 바란다.

 

정의, 경제, 부자

예언자

 

책이 쉽게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어느 부분에서는 종교의 전도사와 같이 이끄는 것이 좀 불편하게도 느껴진다.

작가의 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도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좀 추상적이라고 해야 할까? 아마 나의 이해력이 좀 많이 부족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작품을 해석하는 사람들은 정말 뛰어나다.’ ‘어떻게 그 작품에서 그런 분석을 할 수 있을까?’

작품을 읽으면서 이해되지 않던 부분이 작품 해설과 작가의 소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아!’라는 감탄사가 나오니 나의 감성을 의심할 밖에.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철학자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작가를 소개하는 곳에서는 화가에 더 가깝게 느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깨달은 것은, 책을 읽기 전에 적어도 작가의 연보에 대한 것을 먼저 안다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나는 책 읽는 것을 참 좋아했다.

그 시절 책을 팔러 온 사람에게 카탈로그에 나온 책은 우리 아들이 이미 다 읽은 책이라고 말하던 어머니의 그 말씀이 생각날 만큼 많은 책을 읽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가정 환경을 탓하며 책 읽는 것과 공부에서 조금씩 멀어져 갔고 그렇게 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내가 다시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내가 얼마나 세상에 무지 했었던 가를 깨닫는다.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고, 깨달아야 할 것이 너무 많고, 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등한시 한 것에 이제야 겨우 반성한다.

 

짧고 깊은 철학 50

 

머리에 떠오른다고 그것이 다 생각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갈대’라는 파스칼의 말을 믿고 싶겠지만, 과연 인간들 중에 몇몇이나 올바른 생각이란 것을 하면서 살아갈까?

하루 종일 이런저런 망상 속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하루를 마칠 때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도통 떠오르지도 않는다. 그럴 때쯤이면 내가 생각 없이 하루를 보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특히 요즘은 스마트 폰 시대이다 보니 기계조작에는 능해 졌을지 몰라도 스스로 생각하는 힘은 더 많이 사라졌다. 쉽게 말해 요즘 사람들은 무슨 문제를 결정할 때도 자신이 하는 게 아니라 SNS 등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고 결정하기도 한다. 그러면 그들은 과연 누구의 인생을 살고 있는지 나는 묻고 싶기도 하다.

예전의 학창시절에 ‘국민윤리’라는 교과목을 배운 기억이 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과목이 있기는 한 건지 궁금하다. 물론 정해진 틀에 의해 막연히 주입시키는 그런 ‘윤리교육’은 지양되어야 한다. 다만 학생 스스로가 스스로 생각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시킬 수 있는 교과목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인간이 민주주의나 자본주의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수단과 도구로 전락해버린 요즘에서 그 스스로의 독립된 개체가 목적이 되기 위해서는 생각할 수 있는 사색의 힘을 길러야 하는데, 그 훈련이 바로 철학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러한 생각이 솟아나는 가운데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여, 그것도 모자라 또 다른 대학을 또 수료하고서도 겨우 취업을 하는 젊은이들. 그 취업의 최종 목적이 대기업이라는 말을 들을 때면 좌절감이 먼저 든다.

왜 그리도 자본주의의 도구가 되려하는지…….

얼마 전, 한 젊은 사람이 말하길 ‘박근혜만 아니어도 잘 나갔을 텐데’고 했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이 그 사람의 무엇을 제한한 것일까?

그렇게 해서라도 기껏해야 자본가의 끄트머리밖에 안 되는 것을 하기 위해 불평만 하는 것을 보면서 ‘저 사람은 과연 자신의 삶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을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모든 교육이 사람들을 자본의 소모품이 되게 하는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그 교육을 받은 사람이 더 이상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을까마는, 그러기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생각의 힘을 길러야 한다.

이 책 ‘짧고 깊은 철학 50’은 그렇듯 생각 없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생각하는 선대와 현대의 철학자들을 불러들여서는 생각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쌓고 싶어도 누리는 모든 지식을 다 알 수는 없다.

그러므로 그러한 지식을 함축하고 있는 책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기도 하다. 우리의 자라나는 세대가 자신의 꿈이 ‘대기업 취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생각의 힘을 키워야 한다. 많이 배운 노예가 되지 말고 스스로의 꿈에 도전하고 실천하는 자기 삶의 주인이 되게 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 정도는 이러한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