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른 인생을 새로 시작하기 위해서 이제부터 시간을 아끼리라. 이 결심은, 끝이 갈고리처럼 굽은 가시처럼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단단히 박혔다.'[93p]

시간도둑 회색신사가 이발사 푸지를 찾아간뒤 푸지씨의 가슴속에 새겨진 말이다. 그후 푸지씨는 손님들에게 미소도 짓지 않고 이야기도 하지않고 1분1초를 아껴 일을 했다. 하지만 점점 더 시간은 모자라지고 그는 편집증에 걸린 사람처럼 시간을 더욱더 아껴쓰게 되었다.

'하긴 시간을 아끼는 사람들이 옛 원형극장 인근 마을 사람들보다 옷을 잘 입긴 했다. 돈을 더 많이 벌었기 때문에 더 많이 쓸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무언가 못마땅한 기색이나 피곤함, 또는 불만이 진득하게 배어있었다.'[95p]

'하지만 시간은 삶이며, 삶은 가슴속에 깃들여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면 아낄수록 가진것이 점점 줄어 들었다.'[98p]

 

책에서 옮겨쓴 이 부분들이 '모모'라는 이책이 우리에게 주고싶어하는 핵심 문장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언제부터 인가 시간을 아끼기 위해 버둥대며 살고있다.

그게 언제부터였을까... 아마 아이 시기가 지나고 중학교 즈음부터,

아님 입시전쟁이 본격 시작되는 고등학교때부터 였을까... 아무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내 인생에 대한 소홀함, 아님 방치 처럼 느끼며 편집증 적으로 무언가를 찾아 하려고 했던것 같다. 아무 할거리가 없으면 과자 봉지 뒤에 씌여있는 하릴없는 글거리라도 읽고 있어야 직성이 풀렸다. 왜 이렇게 필사적으로 시간을 아끼며 살아가야 하는것일까...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앉아서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기다리는 모모에게는 시간이 아주 많은데, 시간을 아등바등 아끼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더 없는 것일까...

 

시간에 쫓겨 시간을 제대로 즐길줄 모르는 사람들. 다시말해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며 이 책의 작가 미하엘 엔데는 이 책을 썼을것이다. 시간을 느긋하게 쓸수록 시간은 더 많아지고 삶은 더 윤택해 지는데.

 

요즘을 사는 모든 사람들에겐 꿈이 하나씩 있다. 언젠가 다른 인생을 시작할꿈. 그래서 지금은 그저 시간을 쪼개며 바쁘게 아등바등 살아가지만 언젠가는 느긋하게 시간을 즐기며 지금까지 고생해 벌어 논 돈을 느긋하게 쓰며 풍요롭게 살 새로운 인생을. 그런데 왜 그 다른 인생만을 꿈꾸며 지금 그렇게 살것을 알지 못하는지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모모는...

올해 우리동아리의 대 프로젝트로 시작한 대하소설읽기...

드디어 그 첫번째 결실이 맺어졌다. 2월부터 읽기 시작한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12권 전권을

마침내 읽어낸 것이다!!

아줌마들이 살림하랴 직장다니랴 애키우랴 정신없는 가운데에서도 그 긴 소설을 놓지 않고 읽어내었으니

어찌 감격 스럽지 아니하겠는가!

하지만 그 감격보다 앞선 감격이 있으니 일제시대 우리민족의 수난사를 몸소 느낄수 있었다는 것 아니겠는가!

조정래 작가는 마무리 말에 태백산맥에 이어 아리랑까지 집필하느라 꼬박 15년의 세월을 그야말로 글 감옥에 갇혀

지내며 간혹 자신의 인생의 허무함을 느꼈다고  하지만 그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이런 살아있는 역사적 사실을

후대들이 뼛속깊이 느끼며 알수 있을수 있겠는가! 이런 대작을 남기신것은 그 어떤 역사가보다 훌륭하고 거룩하신

일이었다고 마음속 깊이 감사에 감사를 드릴뿐이며 그때의 글감옥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머리숙여 마지 않는다.

 

 교과서에서 배운 일제시대는  국사교과서 뒷부분에 몇장을 할애한 내용이 전부이다. 언제 일본으로 합병되었고 3.1운동

같은 만세시위가 있었고 신간회나 의열단같은 독립운동단체가 있었고 독립전 미국부대와 연합한 한인부대가 있었으나

일본의 패망으로 결국 그냥 독립이 되었다는 이야기.. 그냥 그렇게만 배웠던것 같다.

그런데 아리랑을 읽고보니 얼마나 많은 민중들이 수탈을 당하였으며 그들의 삶은 살아있는 지옥과 마찬가지 였으며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하와이로, 만주로, 중앙아시아로 끌려가 죽음의 시간을 보냈는지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36년동안 죽어간 우리민족의 수가 400만!' 이 한 문장으로 그때의 상황이 어떠했는지 눈앞에 다가드는것 같다.

일본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민족을 악랄하게 괴롭혔으며 짐승다루듯이 했으며 자신들의 이익에만 끝까지 집착한

아귀와 같은 존재들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배운 교과서는 어떠한가? 그냥 지나간 역사의 한장면일 뿐이라고. 그냥 그런일이 옛날에 있었노라는 식으로

간단한 사실전달에 그치고 있다. 그에 넘어서 옛날 일제시대를 들먹이는것은 지나간 일을 들추는 부끄러운 짓이라는듯

모두들 그냥 쉬쉬하면서 지나치기를 바랄뿐인것 같다.

다 이런것이 일제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때문인데도 그 진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고 오로지 그때는

그때일뿐이라는것이 우리나라, 우리정부의 모습인것이다.

 

 세계 어느 민족사에 이런 부끄러운 모습이 있을까? 36년동안 온갖 수탈을 당하고도 아니 노예로 끌려 살아오고 나서도

그냥 지난일이니 잊자느니... 심지어는 그 나라와 군사정보보호협정까지 체결하다니!! 세상에 이런 민족적 수치가 어디 있는

가 말이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지만 사과받을것은 받고 배상받을것은 받고 따질것은 따지고 해결되지 못한것은 해결

하고 정확하게 정리를 하고 그 다음에 협상을 하든 협정을 해야할것 아닌가 말인가!

저 독일의 무자비했던 유태인 학살보다 더한 일제시대를 그냥 지나간 일이라고 덮고 나가자고 하는 인간들이 아직도

많은때라 참말로 속상하고 분노가 끓어오를뿐이다!

다 이것이 일제청산을 못했기 때문인데 그것은 또 무엇때문인가! 일제와 같은 미제시대가 바로 이어져 왔기 때문 아니겠는가.

그들은 인천항에 상륙할때부터 점령군 이었으며 일제시대관리와 경제인들을 그대로 기용하여서 일제가 해왔던 일을

수행했기 때문이 아닌가! 더구나 이번엔 나라를 두동강이까지 내면서 까지 말이다!

분단은 독립운동 했던 사람들을 모조리 사상공세로 몰살시켰으며 우리민족은 끊어진 허리를 짊어지고 오늘날까지 시름

하며 살고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빈익빈 부익부의 시대에 대기업 몇개에 모든 부를 빨려가며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는가

그것이 모두 일제가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제시대때 친일하며 돈을 번 작자들이 미군정하에서 미군 원조물자

받아서 일본으로부터 차관받아서 더 몸집을 키워 지금의 친족재벌 천민자본주의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일제때

배운 그대로 똑같이 어느누구에게도 관대하지 않고 관심을 갖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만을 위해서 이기적으로 몸집만을

부풀려온 아귀일 뿐이다!

아리랑을 읽으며 대기업에 대한 환상은 완전히 깨졌다. 그들은 결코 나누지 않고 함께하지 않는 존재라는것이 백일하에

흉물스런 화장으로 가리려고 했던 진실이 나타난 것이다.. 아 그래서 내가 이렇게 힘들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도 함께..

 

 아리랑 책을 읽으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 억울하게 땅을 빼앗겨 자신의 땅에서 소작농을 하다 그나마도 못해 날품팔이가

됐다 속아서 만주까지 건너가서 일제의 종노릇한 사연. 독립운동하다가 어느산속에서 외롭게 죽어간 사람들. 감옥에서

죽어간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만 하는사람들. 위안부로 끌려가 성노예로 산 사람들. 공사장으로 끌려가

죽도록 일하다가 공사가 끝나자 방공호에 파묻여 죽은사람들... 그 수많은 사람들 한명한명이 우리민족의 얼굴이었고

400만이 죽었다고 하니까 그 400만개의 안타까운 사연에 눈물이 났다. 그러면서 한편 내가 그때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한끼도 제대로 먹지못해 빼쩍 마르지는 않았었을까. 죽도록 고생하며 힘겹게 살지 않았을까..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운명인데도 역사적 상황에 의해 삶을 제단 당해야 했던 삶이 얼마나 고달팠을까.. 지금현재도

역사에 제단 당하지 않은 삶이란 없겠지만 그때 태어난것은 너무나한 현실인 것이다...

 

 이런 철천지 원수 나라는 이제 자위대를 세계 전반에 펼쳐 나가려고 또 한번의 기지개를 펴려고 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자위대를 마치 조선말 민비가 동학세력 막으려고 청과 일을 끌여들었을때처럼 북을 빌미삼아 이땅

한반도로 끌어들이려고 하고있다. 한미 군사보호협정이 이 무슨 망발인가 말이다!!!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똑똑히 봐야할것이다. 그 옛날 조선이 망하는데 견인역할을 한 외세를 또다시 이땅에

끌여들이려고 하는 정신나간 일부 친일모리배들 자본가들이 또한번 나라를 팔아먹고 있다!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분노하고 일어설때가 아닌가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일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남쪽으로 튀어! 는 지인이 사랑하는 책이라며 강추해서 큰 기대를 갖고 읽게되었다.

전작 공중그네를 넘 재미있게 읽은터라 오쿠다 히데오란 작가에 대한 기대도 큰것이 사실이었다.

일본에 그런 작가가 있다는것이 부러워진것이 무라카미 이후로 느낀것이었으니..

그런데 좀 실망스러웠다고나 할까.

암튼 읽으면서 느낀 것은 오쿠다 히데오가 주인공 지로의 아빠가 아닐까 하는생각이었다.

 

주인공 지로는 초등학교6학년 남자애다.

위로 아버지가 다른21살의 누나가 있고 4학년 여동생 모모코와 찾집을 운영하는 어머니와 백수 아버지가 있다.

지로는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는 소년인데, 거기다 학교같은건 필요없다며 학교에 보내길 좋아하지 않는 아빠와

씨름을 하며 지내야 하는 짐까지 짊어진 소년이다.

여차저차 하여 결국 지로의 가족은 멀고먼 오키나와 보다 더 남쪽에 있는 섬으로 이주하게 된다.

결국 엄마와 아빠는 국가가 없는 간섭받지 않고 자급자족할수 있는 섬을 찾아 떠나고 누나와 동생과 함께 그 섬에

남게된다.

 

여기서 작가는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일까.

일본 운동권의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무정부 상태의 원시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그냥 한편의 꽁트를 선사해 읽는동안의 즐거움을 주고싶었던 것일까?

 

나는 읽으면서 그렇게 크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이 현실적이지 않고 단순하게 해결되서 오히려 싱거웠다.

암튼 개인적으로 느낀점은 일본 운동권이 대중과 괴리된체 너무 과격한 내용만 주장하고

내부다툼으로 스스로 자멸했다는 모습이다.

거기서 우리가 얻을수 있는것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