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대통령인 UN사무총장의 자리에 "반기문"이라는 자랑스런 한국인의 이름이 불러 졌을때, 나는 반기문이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50년전 외교관이 되고 싶다고 가슴속에 멋진 꿈의 씨앗을 품어왔던 아이, 영어가 너무 재미있다며 한 단계씩 실력을 싸아올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과 악수까지 했던 충주소년, 그가 바로 반기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려워했던 영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고, 반기문 그처럼 외교관이라는 멋진 꿈을 품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진급이 높아질수록 더욱 성실해져 가는 그의 모습에 감탄했으며 나라를 위해 정말 바보처럼 일하는 그의 열정에 나의 미래 본보기로 삼게 되었다. 3~4개 국어는 기본이고 일 년의 반 이상을 외국에서 보낸다는 외교관의 일이 힘들 수도 있지만 언제나 꿋꿋이 자신의 소신을 지키고 최선을 다하는 반기문의 열정과 노력에 감동했다. 아직 부족하고 여린 나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바보처럼 공부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노력한다면 반기문 그처럼 천재같은 멋진 꿈을 이룰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작년부터 무라카미 하루키의 열풍이랄까, 이 1Q84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기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대해 큰 관심이 없어서, 베스트셀러니 어쩌구 해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았는데, 올해들어 제 3권이 번역되면서, 그 열풍은 더욱 심해지고, 결국 다른 수필들과 함께 3권을 한꺼번에 구입해서 읽어버렸다.

 

1Q84는 모두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따왔고, 소설의 배경인 1984년의 또 다른 세계를 가리키는 연도이다.  이 즈음에 솔직히 말하고 싶은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이 책을 실제로는 읽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누군가 정말 읽고나 있는 것일까?(그래서 민음사의 1984를 주문했다.  인터파크에서 가장 저렴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책을 잘 쓴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의 수 많은 책들을 다 읽어보진 않았어도, 이 책을 읽으면서 세월이 흘러도 동일한 힘으로 독자들을 흡입하는 능력은 정말 대단했다.  어떻게 보면, 이미 다 나와버린 포멧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을 일본적인 감성으로(한국인인 내가 느끼기에 말이다) 잘 버무려 맛깔나게 뭉쳐낸 일본 주먹밥과 가다랭이국물이라고나 할까?

 

매끈하지만, 깊은 맛은 없는, 그래서 아주 재미나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는, 그래서 후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조지 오월의 1984년과 책의 내용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하는데, 1984년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굳이 생각을 짜보면, 선구라는 종교집단의 리더가 그 빅브라더라고 불릴만 한 것은 아닐지 짐작을 해본다.

 

현실의 1984년과 어떤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존재하는 1Q84년은 동시에 존재하면서도 서로의 존재와 상관없는 세계이다.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그런 세계는, 2개의 달로 구별할 수 있다.  언제 그 세계로 들어갔는지 알고 있고, 스스로 1Q84(Question mark의 Q)라는 이름을 붙인 아오마메나, 혹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야 자신이 이상한 세계에 들어와 있음을 깨닫는 덴코와 우시카와, 그리고 원래부터 그 세계에 속해있을지도 모르는 후카에리와 선구라는 종교집단이 있다.

 

아오마메는 후카에리를 통해 초등학교 5학년때 헤어진 이후로 28세까지 그토록 그리워하고 있던 덴코의 아이를 갖고, 결국 만나서 1Q84의 세계를 탈출한다.  그런데 덴코의 정액을 실제로 받아들인 사람은 후카에리지만, 임신을 하게 되는 사람은 아오마메다.  공기에서 실을 뽑아 번데기를 만드는 리틀 피플을 이 세계에 이끈 후카에리야 말로, 가장 환상적인 인물이다.  일본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환타지의 소녀적 취미라고나 할까?

 

추신: 아오마메라는 성은 우리나라의미로 보면 초록색콩이지만, 일본에서는 정말 드문, 들으면 그냥 웃음이 나오는 그런 이름이란다.  일본사람이 그렇게 말해주었으니 사실이겠지만, 이런 것이야말로 본토에서 살아보지 않고 일본말을 배우는 외국인이 느낄 수없는 한계라고 할 수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