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인가, 한 도서관에서 <검은 집>이라는 공포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 우연한 추천 글을 읽고 보게 된 소설이었는데, 처음엔 귀신이 나오는 호러물인 줄만 알고 책을 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사이코패스 살인자에 대한 이 이야기의 마지막장을 닫으면서 등에 소름이 쫙 끼쳤고, 한낮이고 사람이 많을 시간인 도서관에 사람이 없는 것을 보며 한 번 더 소름이 끼쳤다.
얼마 후, 동명의 이름으로 한국에서 영화를 만들었고 잔인하고 무서운 것을 잘 보지 못했던 나는 이미 내용을 알았기 때문에 어떻게 영화를 만드는지 궁금해서 영화를 보러 갔다. 뭐라해야할까, 끝에서 약간 미화된 부분이 있지만 잔인한 영화였다. 그 이후로 내게 사이코패스는 아주 무서운 존재가 되었고, 귀신도 무서워하던 내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내가 알지 못하는 기이한 이상현상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그런 마음을 가진 내게 이 책은 흥미로웠다. 나 역시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이코패스가 존재하며, 그들 중에는 성공한 사람이 꽤 많고,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직장 내에서 누군가를 짓밟으며 올라가지만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던 사이코패스에 대한 것이 틀린 것이 있구나, 이런 사이코패스의 성향이 있구나하는 것을 알았고 사이코패스도 교육을 통해 일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이코패스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무자비함'인데, 이것은 성공한 사이코패스나 살인자가 되는 사이코패스나, 사이코패스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가지고 있는 기질이다. 아까도 말했듯,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에 대해 개의치않다는 것. 그리고 이 사회는 점점 사이코패스화 되어 가고 있다는 문장을 읽을 때, 바로 사람들이 이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후천적으로 저런 기질을 갖게 되는 것은 선천적인 것보다 훨씬 무서운 게 아닐까?
반면에, 나 역시 갖고 싶은 사이코패스의 기질은 바로 고도의 집중력과 타인에게 매력적인 사람으로 인식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이코패스 살인자와 다르게 성공하는 사이코패스들의 특징에는 충동을 조절할 수 있는 기질이 있었는데, 그것 역시 내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절제하는 법을 배워 나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사이코패스는 어릴 적의 교육을 통해 그 미래가 많이 달라진다고 했지만, 그것은 비단 사이코패스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상적인 사람도 어떤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사이코패스보다 더 잔인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무자비함이 기본적인 기질인 사이코패스에 비해 타인을 이해하고 아름다운 감정을 지니고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서는 배울 점이 있다고 한다. 아이에게서는 동심을, 어른에게서는 지혜를, 살인자들에게서는 그들이 한 행동을 생각한 뒤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사이코패스에게서는 절제와 집중력 등을 배울 수 있는 게 아닐까?
사이코패스,
천재의두얼굴사이코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