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좋은 교사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임용고시를 합격할 때만 해도 나는 세상을 다 얻은 듯 했고, 학생들에게 존경받고, 동료 교사에게 인정받는 교사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키팅 교사가 될 거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학교를 갔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나를 반겨줄 거라 생각했던 학생들은 나를 비웃기 시작했고
나를 도와줄 거라 생각했던 동료 교사들은 나를 냉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생애 최고의 직업이라 생각했던 교사직은, 내가 왜 이 길을 왔는가를 회의하게 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갔다.
솔직히 이제는 힘이 없다.그냥 그렇게 애들을 만나고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났다.
이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수업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성찰하는 작업이다. 사실 성찰은 수업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삶의 모든 것은 성찰의 대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너무도 당연한 이것이 바쁜 현대인에게는 부차적인 문제가 되고 만다. 당장 눈앞에 있는 일을 처리하려다 보면 정작 자신의 마음을 살필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도 마찬가지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학교 생활 속에서 나를 돌아보고 나의 수업을 살펴볼 여유를 찾기란 쉽지가 않다. 내 수업이 어디서 문제가 생기는지, 나는 지금 왜 힘겨운지를 돌아보지 않은 채 하루하루 버텨 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수업 성찰’1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교사들은 무의미한 수업만을 정신없이 계속할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수업 속자신의 모습과 학생의 상황을 깊게 살필 수 있어야 한다.
책의 첫 부분을 읽자마자 가슴이 찡해왔다. 그래 내 안에 성찰이 부족했다는 것을 느꼈다. 하루를 버텨내는 것이 힘들어서 쓰러질 줄은 알았지, 가만히 교사직에 대한 나의 내면을 성찰하는 것이 너무 부족했다는 사실을 느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에 제목대로, 수업을 통해 나를 봐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나만의 우물을 파고 그 속에서만 안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에 이르자.
다시 조금씩 힘이 나기 시작했다. 용기를 조금씩 갖기를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말한대로, 내 수업을 같이 나눌 수업친구를 찾기로 했다. 다행히 학교 내에 동기 선생님이 있었다. 그리고 이 책 이야기를 하면, 나의 내면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내 이야기를 들은 그 친구도 같이 울어줬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
그리고 서로의 수업을 같이 봐주기로 했다.
그러자 다시 더 힘이 나기 시작했다. 나만 아픈 것이 아니었다. 교사 우리 모두가 힘이 들고 아파있었다.
교사, 수업에서 나를 만나다를 읽고 나서, 나는 이제 이렇게 외칠 수 있었다.
그래 나는 교사였구나. 그래 나는 교사구나!
수업성찰,
수업코칭,
김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