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난 책 자체를 소유하는 건 좋아하나 읽는 걸 즐기지는 않는다.
헌데 작은 가게의 사무 일을 시작함과 동시에 일이 없어 무료함을 느끼는 시간에, 그리고 자유롭고 여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함에 ‘책을 읽음으로 시야의 폭을 넓혀보자’해서 책을 찾다가 ‘삼 곱하기 십’이란 책을 발견했다.
‘삼 곱하기 십’이란 책은 옴니버스 에세이로 내게 필요한 책으로 적합했다.
‘옴니버스(omnibus): 몇 개의 단편을 결합하여 전체로서 정리된 분위기를 내도록 한 작품.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몇 개의 단편을 결합한 것, 또는 전편을 통해서 한 사람의 인물이 다른 역으로 출연하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하나의 테마를 여러 각도에서 다루어 각기 독립된 줄거리로 엮어서 전체를 일관된 분위기로 나타내도록 구성한 드라마나 쇼. 한 사람이 제작하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분담해서 제작하기도 한다. 영화나 텔레비전 등에서 흔히 사용된다.’
‘에세이(essay)=수필(隨筆):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 보통 경수필과 중수필로 나뉘는데, 작가의 개성이나 인간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유머, 위트, 기지가 들어 있다.’
처음에 딱 책 제목만 봤을 때 ‘삼 곱하기 십’이란 말이 무슨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건지 궁금했다.
그 의미는 아마 10명의 저자들이 3일이란 시간이 주어진다면 각자 무얼 하며 보내고 싶은지, 어떻게 보낼 것인지, 3일이란 시간을 지내는 동안, 지내고 나서.......에 대한 고민과 여정, 깨달음을 담아내 이렇게 지은 듯싶다.
음....... 깔끔하면서도 단순하게, 그러면서 의미가 있는 제목으로 책의 디자인과도 잘 어울린다.
내게 ‘3일이란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라는 물음표가 던져졌을 때, 난 단순히 죽기 전 3일을 생각하고 가족과 함께 여행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고맙다. 사랑한다. 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답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들은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 3일로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내게도 나만의 시간으로 3일이 주어진다면, 카메라와 노트, 펜 하나를 들고 부산에 가고 싶다. 초등학생 때 무얼 보고, 듣고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확실히는 모르겠으나 아마 내가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부산의 자갈치 시장을 보고 막연히 ‘부산에 가고 싶다.’란 생각을 했던 거 같은데 그게 지금까지도 이어져 이젠 꿈의 한 부분으로 차지하게 됐다.
‘삼 곱하기 십’이란 한 권의 책으로 무려 10명의 글쓰기 방식과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느낌을 알 수 있어 어떤 저자의 이야기는 나와 맞지 않아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고 이해도 안 되기도 했던 반면, 또 다른 저자의 이야기는 정말 재밌게 읽혀 이 사람이 책 한 권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10명의 이야기를 한 번에 볼 수 있어서 여러 방면의 관점으로 보는 능력이 조금이라도 생기고 다양한 간접 경험을 느낄 수 있고 겪어볼 수 있어 추천한다.
동물원에 관하여
‘독창적인 사고는 수줍은 동물과 비슷하다.
그런 동물이 굴에서 달려 나오게 하려면 때로는
다른 방향, 혼잡한 거리나
터미널 같은 곳을 보고 있어야 한다.’
알랭 드 보통 │ <공항에서의 일주일> 중에서
p.11
‘때론 백 마디의 말보다 강렬한 눈빛이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걸까?’
p.71
‘난 산 중턱에 살 거다. 산 정상에 올라가기도 쉽고 마을로 내려가기도 쉬우니,’
p.101
삼곱하기십,
옴니버스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