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가지의 에피소드...
익투스 같이 나를 바치는 강렬한 사랑에 대해 다들 감탄해 마지 않으면서도 어느 분 말씀처럼 과연 내 자식이 이런 사랑에 빠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과연 어쩔 것인가. 그냥 두어야지.
나도 내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데 청춘의 자식이 불같은 사랑에 빠졌다고 빵점짜리 시험지 보고 야단치듯이 안전한 사랑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자신만을 생각하는 인형과 나무의 사랑은 현실의 화합하지 못하는 부부 같은 느낌을 주었고, 하늘을 향해 오르는 덩굴에서는 이기적인 사랑을 볼 수 있었다.
대리석의 사랑... 익투스나 덩굴은 그래도 생물인데 무생물 조차도 조각이라는 생명을 부여받으면 이렇게 무모한 사랑을 하는구나, 그래서 사랑은 표현으로 다 할 수 없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튤슈의 사랑은 한 순간에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한다.
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죽을 때까지 헌신하면서 사는 사랑의 한 종류에 대비되는 다른 사랑의 종류 말이다.
번쩍이는 사랑의 순간만을 기억하며 그 순간만을 찾아 헤매는 것. 그것이 툴슈 아닐까.
무엇보다도 아기만을 원하는 여자의 심리를 보인 다섯번째 에피소드가 가장 부러웠다.
애인과 사랑도 하고 섹스도 하고 그리워도 하지만 결국엔 아기를 원하는 여자의 마음....
아기를 배에 품고 열 달 동안 기르고 마침내 세상으로 내보낸 다음 내 몸속의 물로 키우며 보살피는 여자의 본능을, 모성을 나타낸 이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