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라는 이름때문에 좀 부정적 시각으로 책을 바라봤었습니다.
어찌되었건 대교는 기업이고, 기업의 최고 목표는 이윤추구이며, 따라서 이 책 어딘가에도 결국은 그러한 늬앙스가 있지 않을까 지레짐작 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대교가 줄기차게 광고해 왔던 '눈높이 학습'이 무엇인지, 책을 읽으면서 차츰 느끼게 되었어요. 더불어 공교육 종사자라는 나름의 자격지심으로, 덮어놓고 색안경을 꼈던건 아닌가 반성도 했고요.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눠지는데, 눈높이 교육의 중요성, 우리 교육의 지향점, 자기주도적 학습법에 관한 것이 그것입니다. 당연히 결말은 스스로 공부하게 만들라는 것이고요.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다는 옛말이 떠오르는 결말이지요.
아쉬웠던것은, 대교의 롤모델 역할을 하는 것은 '서머힐'인데, 과연 우리나라의 교육풍토나 사회 현상 전반이, 무턱대고 서머힐을 따라할 만큼의 그것이 되느냐 하는 물음이었습니다. 교육이라는 것이 계급의 사다리에서 하는 역할과, 우리 사회가 교육정도에 부여하는 의미, '조부모의 재력과 엄마의 정보력'이 상급 대학 진학에 필수요건이 되고 있는 사회 현상등을 생각해 볼 때, 서머힐의 철학대로 '즐겁게 스스로 공부하라'고 하는 것이 (물론 가장 좋은 방법임은 전적으로 인정하지만), 한국이란 사회에서 '온 식구의 총체적인 노력'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100%장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여전히 의문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지요.. (참으로 씁쓸하고 입맛 쓴 생각이긴 하지만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는 책임에는 분명하지만, 이 책의 지침대로 자식을 자유롭게 놔줄수 있는 용기있는 부모, 교사가 몇이나 있을 수 있을지는 사뭇 의문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또한 이렇게 자유롭게 놓아준다면, 눈높이 학습지를 하는 학생수도 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그러나 '교육의 본질적 지향점이 어디어야 하는가?'에 대해선, 학습된 무기력에 서서히 빠져들고 있는 한 게으른 교사를 일깨우기에 좋은 책이아니었던가..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