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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성령이 이끄는 설교』

Greg Heisler 지음

홍성철·오대용 역

베다니출판사 간, 2008년

이은철

(성서침례대학원대학교, 신학과)

1. 저자 소개

그렉 하이슬러(Greg Heisler)는 사우스이스턴 신학대학원(Southeastern Seminary in Wake Forest, North Carolina)의 설교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켄터키와 플로리다에 있는 교회들에 영향을 미치는 복음주의 진영의 목사이며 학자이다.

2. 목적

저자는 현대 설교의 중요한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한다. 하나는 ‘현대 설교가 하나님으로부터가 아니라 청중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라는 것과 ‘설교의 방법론이 설교신학보다 우선되고 있다’라는 것이다. 그 결과로 거룩하신 하나님을 소홀히 여기는 것과 바른 신학 위에 세워진 영적파워를 갖춘 설교에 대해서는 무능하다고 말한다. 그렉 하이슬러 박사는 그에 대한 대안으로 ‘성령이 이끄는 설교’를 강조한다.

3. 방법론

저자는 성령이 이끄는 설교는 설교자의 인격을 중요시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설교자가 설교를 준비해서 설교하는 것이라기보다 하나님이 그의 그릇인 설교자를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설교는 단지 강단에서 선포되는 그 순간만이 아니라, 설교를 준비하는 일주일 간의 삶 전체가 강단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설교자는 성육신적인 설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성령이 이끄는 설교는 설교의 전 과정에 성령의 주도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보통 설교를 하는 강단에서만 성령의 능력을 구하는 경우가 많음을 지적하면서 본문설정, 연구, 자료의 수집, 원고의 작성, 전달의 전 가정에서 철저히 성령님께 의존하는 설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4. 경향

"인간관계 중심적이고, 일화적이고, 유머가 있으며 캐주얼하고, 감동이 없고 냉담하며, 인간적 필요에 몰두해 있으며, 다이나믹한 인간관계에 집중하고, 심리학적 범주에 흥뻑 물들어 있고, 감정의 내적 치료를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전락해 가고 있다고 말한 존 파이퍼(John Piper)의 지적은 현재 강단의 현실을 잘 지적해 주고 있다. 그 결과로 우리는 성령의 능력으로 무장된 설교자가 되기보다는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설교자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는 설교자들을 많이 보고 있다. 심지어 설교 병리의 해법으로 강해설교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그들이 설교할 때 반드시 강해설교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이 강해설교를 할 때 그것을 매력 있게 하지 못한다.

5. 내용 요약

1장에서는 설교에 있어서 성령이 결여된 현상을 살피고, 왜 설교에 있어서 성령을 강조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설명한다. 2장에서는 성령이 이끄는 설교의 기초를 형성하는 성령의 성경적 사역을 밝히 보여 주면서, 성령의 관점에서 설교를 정의한다. 3장에서는 구약의 예언적 설교와 신약에서 바울의 설교를 연구함으로 성령이 이끄는 설교에 대한 성경적 증거를 제시한다. 4장에서는 설교에 있어서 성령의 조명의 회복에 대해 진술하고, 영감된 본문과 조명된 해석자 사이에서 성령의 역할을 분명히 설명한다. 5장에서는 성령이 이끄는 설교는 말씀과 성령의 고유한 신학을 반드시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을 진술한다. 6장에서는 설교자의 회심, 소명, 훈련, 인성에 어떻게 성령이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논의하면서 실제적인 적용을 다룬다. 7장에서는 성령이 설교자의 연구를 조명하고, 그 조명한 것을 강단에서 능력있게 한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설교자는 성령의 지도 아래 설교로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한다. 8장에서는 설교 전달의 실제적 이슈를 취급할 것이며, 설교하는 동안 설교자와 청중과 성령 사이에 발생하는 세 가지 방식의 대화를 강조한다. 9장에서는 성령은 설교자에게 기름부음으로 설교를 능력있게 하시는 성령의 역할을 강조한다.

6. 평가

이 책은 설교방법론과 기교가 판을 치는 한국 교회에 설교의 진수를 보여주는 나침반과 같은 책이다. 대부분의 설교학 책들은 성령에 대해서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성령에 대한 강조가 빈약한 상황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는 귀한 연구서라고 할 만 하다. 저자는 “우리의 설교가 열정이 없고 파워가 부족한 것은 설교 자료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성령의 초자연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45쪽)라고 반문하면서 “설교 사역에 있어서 성령의 역할을 재발견하지 않고서는 열매가 없고 효과적이지 못한 하나님 나라 사역으로부터 능력 없는 설교와 병든 교회를 건져낼 수 없다”(47쪽)고 강조한다.

이 책은 수년간 성경을 연구하고 기도하며 하나님 앞에서 성결한 삶을 산 결과로서 성령 충만한 가슴을 통하여 능력 있는 설교가 가능함을 강조함으로 단시간 내에 방법적인 것들로 설교에서 성과를 내고자 하는 경솔한 설교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고자 한다. 설교를 통하여 사람을 변화시키는 촉매작용을 하는 분이 성령이기에 설교자는 설교준비와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성령이 개입하시도록 간절히 기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저자는 6장에서 설교자로서의 부르심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직업은 사람이 선택하는 것이지만, 설교는 우리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복하는 소명”이라고 피력 한다. 그리고 “설교에 능력이 없다면 하나님이 자신을 설교자로 부르셨다는 소명이 부족한 것이 그 원인” (164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에 대하여 부분적으로 동의가 되지만 설교의 능력이 없는 것의 원인을 거기에서 찾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오히려 저자가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성령의 함께하지 않음과 설교자 본인의 영성관리의 부실 그리고 준비부족이라는 측면에서 찾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목차의 제목을 감안해서 제시한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또한 설교자의 ‘품성과 선포’라는 주제에서 “오늘날 설교가 신학과 가까워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문화와 더 가깝게 지내고 있다. 그 결과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이 가르치는 설교의 고귀한 소명과 지고한 특성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대하여 일부 설교자들 중에 그러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본문에서는 이것을 너무 보편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것에는 깊은 동의를 할 수 없겠다. 아직까지는 세상에 물들어 영향력을 상실한 설교자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주님 앞에 무릎으로 나아가며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사역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하여 너무 과장한 것은 아닌가 하는squo;설교자와 전달’이라는 단원에서 “성령의 그때그때의 인도하심에 열려있는 자세로 열정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설교 전달 방법이다”(225쪽)라고 말하며 설교자가 한창 열정적으로 말씀을 전달하는 도중에도 메시지를 편집할 수 있고, 심지어는 설교의 방향을 달리할 수도 있는 ‘열린 자세’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성령에 대한 민감성은 설교자에게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것은 설교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여 준비를 끝마친 경우로 한정해서 말해야 할 것이다. 이 말이 준비부족과 체계적이지 못한 설교를 변호하려는 입장에서 악용하면 준비되지 못한 설교가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설교로 잘못 포장될 위험이 있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교회에서 하나님의 역사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로 ‘기도의 부족’을 지적 한다. “우리는 어쩌다 시간이 나면 기도하는 식으로 기도를 설교하는데 보조 수단인 부속물로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308쪽)라고 경고의 말을 잊지 않는다. 아울러 “설교자가 은밀한 기도처에서 무릎을 끓는 무릎은 그가 어떤 설교자인지를 알려 준다”(309쪽)고 알려줌으로써 기도로 설교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자 노력한다.

7. 전망

이처럼 몇 가지 점에서 전적인 공감을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강단에서의 설교 속에 성령의 역사가 절실한 시기에 본서는 설교와 성령의 관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밝혀주는 설교자들의 필독서로서의 위치를 차지할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자신의 설교사역에서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소망하는 모든 설교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며, 귀한 연구를 통해 배움의 기회를 준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