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 논픽션 1위.

2012 아마존 선정 '올해의 책'

전 세계 21개국 출간 밀러언셀러

오프라 윈프리의 극찬,,,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요즘 한국에서도 열풍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트래킹을 즐기고 있지만 

20년 전, 그것도 잘 닦여지지 않은 황무지 같았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20대의 젊은 여성이 3개월간 혼자서 걸었다는 

모험 이야기가 쉽게 믿어지는가? 

서문을 읽고 너무 흥미로워서 

책을 구입하자마자 과식을 하듯이 바로 다 읽어버렸다. 

그런데 그녀는 왜 그 길고 힘든 여정을 선택한 것일까?

우리는 산 안에 있고 산은 우리 안에 있다. 

-존 뮤어 [나의 첫 여름]

1995년 어느 여름날, 일직선으로는 1,600 킬로미터 정도지만 

실제 걷는 거리는 4,285km! 

미국 모하비 사막 서쪽 경계선과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남쪽 끝자락이 앞으로 

셰릴이 3개월간 걸어가야 할 대장정의 시작점이다. 

도보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멕시코에서 캐나다까지 연결하는 길에 관심을 갖게 되어 

1968년 의회 승인을 받았으나, 

공식적으로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이 

완전한 도보여행길이 된 것은 1993년이다. 거의 해발 1,150미터 높이, 

6월의 태양 아래 사방에 보이는 것이라곤 

사막과 황량해 보이는 산들뿐 !

7개월 전 우연히 들린 상점에서 

pct 여행에 관한 책자를 본 이후 고민 끝에 

매력적이지만 무모해 보이는 90일간 의 여행을 결심했다. 

여행의 시작점에 선 그녀가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드디어 나의 여행이 시작되었어.’ 

셰릴은 매일 해질 무렵 노을 아래서 아름다운 산의 호수들을 바라보며 

깊은 자아성철을 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상상했고, 

여행을 하면서 매일매일 

스스로를 씻어내는 눈물을 흘리고 새롭게 

태어나는 기쁨을 만끽할 거라고 생각했다.

화가 나고 자신을 주체할 수 없거든 그 화를 넘어서라

 -에밀리 디킨슨

현실도 그녀의 생각과 같을까? 

매일 그녀 입에서 나오는 건 비명소리뿐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내면의 고통 때문이 아닌 

단지 발이 아파서 혹은 등이 아파서였고 

엉덩이의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아서였다. 

몸 상태는 점점 나빠져 마음속으로 아무 노래나 의미 없이, 

끝없이 반복해서 부르고 또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마치 그녀 머릿속에 노래만 계속 틀어주는 

라디오 방송국이라도 들어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했다. 

그뿐인가! 매일 뜨거운 태양과 맞서며 끝없이 

걷고 또 걷다보니 때로는 지독한 외로움에 몸을 떨었고, 

6월이었지만 산맥을 오르내리다보니 

더위와 추위에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배가 너무 고팠으나 준비할 기력이 없어 

그대로 자는 날들도 비일비재했다. 

결정적으로 등산화가 절벽 아래로 굴어 떨어진 순간 그녀, 

아니 나도 같이 좌절했다. 

무거운 가방과 맞지 않는 신발 때문인지 도보여행자들이 

보통 20~30킬로는 기본적으로 걷는것에 비해, 

그녀는 하루에 10킬로 정도 이상 걸을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 발톱이 한 개 두 개 빠지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인과 pct의 대결로 생각했는데, 

처음에는 당연히 그녀의 승.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발톱은 더 빠져 

급기야 6:4로 pct에게 지고 말았다. 

어딘가 다른 곳에서는 사람들이 한가하게 놀고 낮잠도 자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지낼 텐데 

지금 그녀는 그들과 너무도 멀리 떨어져, 

사람들이 제대로 들어보지도 못한 pct를 걸으며 

거의 다 죽어가고 있는 자신을 생각하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한 자신에게 무척이나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급기야 다 때려치우고 싶다. 다, 때려, 치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살아 있다는 것, 보고 걸을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이 기적이다. 

나는 기적에서 시작해 기적으로 끝나는 삶의 방법을 터득했다. -아서 루빈슈타인

깊은 산속을 혼자서 걸으면서 지금껏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숱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불우한 유년기를 보냈지만 

운이 좋게도 그녀와 엄마는 함께 대학을 다닐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너무도 갑작스럽게 엄마가 암 진단을 받게 된다. 

엄마의 존재는 그녀에게 전부와도 같았다. 

1년은 살 수 있을 거라는 의사의 말과 달리 진단 후 

불과 49일 후에 돌아가시게 된다. 엄마의 임종이 가까워졌지만 

어쩔 수 없이 남동생을 데리러 갔다 온 사이에 엄마가 돌아가신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죄스러움과 각막을 기증한 엄마의 충격적인 

모습을 보고 짐승처럼 엄마의 몸에 그녀의 얼굴을 부비며 울부짖고, 

또 울부짖었던 그 순간을 

그녀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사지는 차갑게 식었지만 몸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던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긴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이후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주변의 만류에도 너무 이른 나이에 결혼한 

폴과의 이혼 , 불륜, 마약, 낙태 등 

어린 나이에 스스로도 밑바닥을 치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스스로 제어할 능력이 없었다. 

그렇게 아무데서나 자고 생활하면서 몇 년을 보내게 되었다. 

그런 그녀에게 pct는 어쩌면 꼭 가야만 했던 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발걸음이 느립니다. 그렇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

매일 매순간 포기하고 싶었지만 신기하게도 오히려 셰릴은 

그 긴 여정을 때려치울 수가 없었다. 

아니 어느 순간 혼자 걷고 있는 것을 즐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여행 중에 간간히 만났던 사람들과의 만남과 

감격의 재회를 통해 그녀의 걷기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져갔다. 

10킬로 대를 걷던 그녀가 

어느새 30킬로 대를 아무렇지도 않게 걷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도 모르는 사이 바닥을 쳤던 이전의 삶과 생각은 

어느덧 새로운 삶으로 바뀌어 점차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의 계획이 무엇인지 내게 말해줘요.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인생으로 무엇을 할 작정인가요? -메리 올리버 [여름 날]

4285km의 걷기를 통해 그녀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또 일어나지 않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방도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일이 어떻게 이어지고 또 일을 망치는 원인이 무엇인지도 

우리는 알 수가 없지만 긴 여정을 끝내고 그녀는 

그녀가 해냈다는 사실 외에 알고 있어야 할 것들은 없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그 사실만 기억하면 충분하다고 믿었다. 

이제 더 이상 텅 빈 손을 휘저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사실을 믿게 되었고, 

저 수면 아래에 헤엄치는 물고기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의 인생처럼 그녀의 삶도 신비로우면서도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고귀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여정을 마치게 된다. 

아! 인생이란 얼마나 예측 불허의 것인가. 

그러니 흘러가는 대로 그대로 내버려둘 수밖에. 

단순한 모험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슬픔과 생존의 본능에 대한 심오한 성찰을 담은 책이다. 

읽으면서 내 가슴속에 오래도록 응어리졌던 

슬픔도 치유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읽는 동안 셰릴이 되어 같이 울고, 여행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평범한 아마추어 도보여행자가 pct의 여왕이라는 

애칭을 갖게 되는 이 멋진 여행이야기에 환호했고 

오랜 방황을 도전을 통해 한방에 날려버린 

멋진 그녀의 이야기에 또한 감동했다. 

이제 나도 길을 떠날 채비가 해야겠다. 

당신은 이 놀랍도록 자극이 되는 책을 읽고서도 

변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90일간의 대장정 속에서도 항상 

책을 읽고 일기를 썼던 셰릴 스트레이드! 

진정한 탐험가이자 멋진 작가임에 틀림없다.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