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읽고,,,

 

* 프롤로그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청림출판사.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호모 파베르 (Homo faber) 위기에 봉착하다. "

 

도구를 사용하며 진화를 거듭해온 인간에게 위기가 닥쳐왔다. 하지만, 이 위기는 요한게시록의 적그리스도처럼 사람들의 영접을 받으며 다가왔고, 이 도구들의 숨은 역습을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저자가 여기서 말하는 도구는 구글로 표상되는 인터넷 검색엔진이자 인터넷 그 자체이며 나아가 컴퓨터 그 자체이기도 하다. 이 도구로 인하여 인간은 "깊이읽기"로 표상되는 사고의 힘, 나아가 인간성 그 자체를 읽어버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도구들이 제공하는 편의성의 이면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그 위험에 우리 인간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해나가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많은 점을 시사케 해준다.

 

* 본 문

 

언제부터인지 게임 중독, 인터넷 중독에 빠져 정상적 일상사를 살아가지 못하고, 사회 문제를 야기하는 이들의 기사가 간혹 신문에 실리곤 한다. 게임상의 돈이나 아이템 문제로 실제 플레이어를 찾아가 폭력을 행사한다던가 하는 기사는 심심찮게 볼 수 있고, 인터넷 중독에 빠져 주의력 또는 집중력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 주부, 직장인들. 이런 모든 현상들은 이제 사회 문제로 전혀 낯설지 않다. 저자는 이런 문제들이 일부 사람들의 의지력 때문이 아니라, 인터넷 사용에 따른 자연스럽고도 필연적인 현상임을 주장한다.

 

 “현대 과학의 산물은 그 자체로는 선하거나 악하지 않습니다. 기기의 가치는 그것들이 사용되는 방식에 따라 결정됩니다. – 데이빗 사르노프 (최초의 라디오, 흑백/컬러 TV 보급의 미디어 재벌)

“모든 새로운 미디어는 인간을 변화시킨다.” – 마셜 맥루한 (『미디어의 이해』 저자)

 

여기 두가지 인용을 음미해 보자. 전자의 인용은 도구는 가치중립적이고, 오직 그 도구를 사용하는 자의 의지만이 선, 악을 결정한다는 논리이다. 이에 반해 후자의 인용은 모든 도구, 미디어들은 사용하는 인간과 관계를 형성하고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논리이다. 특히 인간은 사용하는 도구에 의해 그 사고방식과 생활, 문화가 장기적이고도 대폭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 두가지 인용에 대해 정말로 폭넓고 깊이 있는 증거 자료들과 역사를 넘나드는 스케일을 보여준다. “문자”라는 도구의 발명서부터,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 베비지와 앨런 튜링의 “컴퓨터”, 패이지와 브린의 “구글”에 이르기 까지의 서술은 책에서 눈을 뗄수 없게 만든다. 최근의 “뇌과학 연구”의 성과물까지 망라하는 저자의 설명과 서술은 정말 엄청난 통찰을 느끼게 만든다.

 

* 에필로그

 

이 책은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감명 깊었습니다. 특히,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주제, 인물,사건들이 저와 너무나도 많이 연관되어 있어 시종 흥미진진 했습니다.

 

사르노프가 1955년 노틀담 대학교에서 연설한 “사물의 가치중립성”은 제가 고등학교때 국민 윤리 시간에 벌어진 토론에서 펼친 주장과 일치합니다. 저는 이 주장으로 당시 선생님께 크게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 잊혀지지 않습니다.

 

또한, 산업공학을 전공한 자로서, 산업공학의 출발인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 에 관한 이야기는 눈을 뗄수가 없었습니다. 미드베일 철강소에서 했다는 동작, 시간분석은 산업공학의 출발이죠. 테일러는 산업공학의 아버지 입니다. 예전에는 산업공학과를 졸업하면 보통 공장의 생산관리나 품질관리 업무에 종사하는 것으로 여겨졌는데, 2000년대 이후로 산업화 사회에서 정보사회로 넘어가면서 현재는 IT 분야에 많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구글제국에서 테일러즘을 그렇게 활용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잡스빠, 애플빠” 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애플의 로고는 한입 베어 물은 사과입니다. 이 책에 많이 언급되는 앨런 튜링은 2차 세계 대전 때, 독일의 유보트 암호 체계인 이니그마 (Enigma)를 해독하여 연합군의 승리를 이끄는 데 큰 공로를 세웠죠. 그러나, 동성 연애자였던 그는 그 당시 사회 분위기 속에 강제로 호르몬 주사를 맞고, 가슴이 커지는등의 정말 굴욕적인 일을 겪게 되죠. 그래서, 그는 청산가리를 넣은 사과를 한입 베어물고 자살합니다. 바로 애플의 로고입니다.

 

최근에 저는 9월말까지 “인터넷 마케팅”에 관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그 교육에서 매일 듣고 있는 것이 구글, 네이버 등에서의 검색 엔진 최적화, 키워드 추출/분류, 웹 페이지 최적화 등에 관한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 중 “구글 제국” 이라는 챕터가 바로 그런 부분들이죠.

 

이책에 많이 인용되는 “뇌가소성연구” 나 “기억”, “해마”, “시냅스” 등에 관한 이야기는 『코스모스』의 저자로 유명한 칼 세이건의 『에덴의 용』 과 이케가와 유지의 『해마』, 리차드 탈러의 『넛지』 등에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이외에도 구비 문학에서 문자 혹은 활자로 넘어가는 과정의 이야기, 소크라테스, 플라톤의 이야기, 전자책 및 북서치, 와이젠바움의 컴퓨터와 인간에 관한 이야기등 이책은 서문에서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정말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생각하지않는사람들, 니콜라스카, 호모파베르, 구글, 앨런튜링

사위들은 처가에서 시간이 많다. 처남의 서재 앞에서 무료함을 달래 줄 책을 찾던 중이었다. 두꺼운 속지들이 누렇게 색이 바랬으나, 표지의 멋진 그림이 시선을 끄는 책이 있었다. 은하수 였다. 나는 이렇게 사소하고도, 우연히 이 책을 알게 되었다. "COSMOS(코스모스)". 

이책은 코스모스를 다룬 과학책 임에 명백하지만, 앞뒤의 서평은 단순 과학 서적이 아닌 문학적 묘사도 뛰어나다고 칭찬 일색이었다. 조중동의 찌라시 서평은 콧방귀로 날려버리고, 책을 펴들었다. 목차에 은유와 상징들이 많이 보인다. 이 책이 단순한(?) 우주 과학 서적이 아님을 다시 강변하고 있었다.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 '밤하늘의 등뼈', '미래로 띄운 편지'  등. 짧은 읽기를 통해 나는 '칼 세이건'과 '코스모스' 세계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이 책에는 광대한 우주 그 자체와 그 근원을 올바르게 알아나가기 위한 과학하기 방식, 코스모스에 한평생을 바친 수많은 과학자들의 일생들이 잘 묘사되어 있다.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근원적인 물질과 그 물질에 기반한 인간 의식의 탄생과정, 그렇게 탄생한 의식이 다시 그 근원을 되짚어 찾아 가는 대서사시가 이 책에 어우러져 있다. 

수백억개의 별, 행성, 은하들로 구성된 코스모스 속에서 지적 생명체가 우리 지구인 뿐만 아니라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UFO 나 외계인과의 만남을 고대 하고 있다. 그러나, 칼 세이건은 우리 인간이 같은 지구 내에서 수십억년의 역사를 공유하며, 동일한 유기체로써 진화를 공유해온 고래, 침팬지, 고릴라같은 지적 생물들과도 진지한 만남을 갖지 못하고 있으면서 외계인과의 만남만을 고대하는 것은 위선이라 꼬집고 있다. 

우리의 과학 수준으로 날려 보낸 보이저 1, 2호는 너무나 느린 속도로 이제 막 태양계를 벗어난 정도이고, 우리가 쏘아 올린 전파 신호는 너무나 미약하다. 따라서, 외계인들은 우리가 그들을 찾기 전에 그들이 우리를 먼저 찾게 될 것이다. 상상을 초월한 우주적 다양성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지도 모르는 외계인과의 만남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지도 그는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스티븐 호킹은 외계 문명과의 만남을 고대하는 지구인들에게 경고를 준 적이 있다. 과학 기술이 우리보다 훨씬 발전한 외계 문명과의 만남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대륙 발견 당시의 유럽인들이 중남미 대륙에 처음 상륙하여 저질렀던 죄악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공감가는 경고였다.  

그런데, 세이건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우리보다 앞선 기술을 가진 문명권이 지구로 와서 무엇을 한다면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기만 할 것이다. 그들의 과학과 기술의 수준이 우리보다 월등하게 앞설 것임에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지구 문명이 악의에 찬 외계 문명과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걱정할 필요조차 없다. 그들이 긴 시간동안 살아 남았다는 사실 자체가 동족이나 다른 문명권과 잘 어울려 살 줄 아는 방법을 이미 터득했음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다스리고 남과 어울려 살 줄 모른다면 그렇게 오랜 세월을 견뎌낼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외계 문명과의 만남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의 후진성에서 유래한 것이다. 우리의 공포감은 우리 자신의 죄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이 책 코스모스에서 칼 세이건은 말 그대로 인간, 철학, 과학, 물질등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너무나 다정하고, 아름답고, 따뜻하다. 그런 그와 불과 수십년이지만, 동일 시공간을 공유했다는 것은 전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정말 엄청난 인연이다. 이제 그의 멋진 말들 몇가지를 음미해 보시고, 그의 책을 통해 느껴보시라. 그는 나의 스승이자, 친구다. 

'코스모스' 에서 발췌. 

"두뇌는 기억 장치 이상의 기능을 수행한다. 인간의 두뇌는 비교, 합성, 분석, 추상화 같은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다른 동물들도 감정을 표출한다. 하나의 종으로 인간을 특징지을 수 있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신의 뇌속에 집어 넣은 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각자는 한 사람의 성숙한 인격체로서 누구를 아끼며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하지, 파충류 수준의 두뇌가 명령하는데로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변화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상한 생각을 하고 살아간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나 자신이 속한 사회와 조금이라도 다른 성격의 사회를 믿을 수 없는 기괴한 존재로 간주하며 심히 혐오하고는 한다. 자기 스스로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심을 갖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방' 이나 '외계' 라는 표현의 부정적 늬앙스는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잘 드러내준다. 인간은 이 지구에만 있다. 인간은 지구라고 불리는 이 자그마한 행성에서만 사는 존재이다. 우리는 희귀종인 동시에 멸종 위기종이다. 우주적 시각에서 볼 때 우리 하나 하나는 모두 귀중하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너와 다른 생각을 주장한다고 해서 그를 죽인다거나 미워해서야 되겠는가? 절대로 안된다. 왜냐하면 수천억개나 되는 수많은 은하들중에서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우리는 종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해야 한다. 아니면, 그 누가 우리의 지구를 대변해 줄수 있겠는가? 우리의 생존은 우리 자신만이 이룩한 업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에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과학, 코스모스, 칼세이건, 우주

아이폰을 구입하고, 트위터에 푹 빠져 지내던 어느날,
노회찬 대표와 유시민 주권당원이 공히 추천하는 책을 득템하였다. 지난주까지 베스트셀러 1위이고, 인문계열 서적으로는 도올 선생의 책 이후로 처음이라고 한다.

JUSTICE, 김영사, Michael J. Sandel

무더위와 아들들의 태클을 무릅쓰며, 2주에 걸쳐 읽어냈다. 휴~
음, 좋은 책이다. 
책의 깊이에 비해 내 공부가 작아서, 담아내기 힘든 부분들도 많았다.

정의를 탐구해 나가는 각 강의마다 친숙한 사건들을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 나가는 방식을 채택하여 흥미진진하다. 사실 미국인에게 친숙한 사건들이었지만, 대부분의 사건들이 한국인인 내게도 낮설지 않았다. 특히, "조상의 죄를 우리가 속죄해야 하는가?" 라는 강의에서는 일본을 생각하며 읽다 보면, 전혀 어려움이 없다.

제러미 밴담과 밀의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이마누엘 칸트, 존 롤스, 아리스토텔레스를 아우르는 철학의 향연도 지적 즐거움을 만끽하기에 흥미진진했다. 또한, 시장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고찰은 이전에 읽었던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제러미 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 등과 어우러져 신자유주의자들의 시장이 만능이라는 불편한 사실을 거부하게 해준다. 이미 작금의 금융위기로 결정적 문제점들을 드러냈기에 결과론적 비판이 되었지만, 시장이 사회, 문화, 삶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아 아니라, 각각의 것들이 필요에 의해 시장을 두고 있는 것이라는 그림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미덕, 공동의 선, 상호 존중에 바탕을 둔 협의 정신, 너무나 따뜻한 말들이지만, 마치 시장의 패배자 내지는 사회적 약자의 변명으로 치부되는 것 같은 취급을 받던 말들이 그 자체로 철학적, 도덕적 정당성을 인정받고, 정의의 주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따라 읽어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충북도지사 안희정씨, 신임노동부장관 임태희씨를 비롯한 여러 정치인들도 이야기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생각도 다시금 되새기게 만든다.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에서도 향후 가까운 미래에는 사회적 기업, 자원 봉사, NGO 단체의 활동도 경제적 활동, '부'로 인정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의 낯설음이 엷어지며, 점점더 손에 잡히는 듯 하다.

강추입니다. http://www.justiceharvard.org   방문해 보시면, 좋은 자료들도 많이 있습니다

정의, 마이클샌덜, 정의란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