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공부에 한참 매진할 무렵, 
여러 일본 영화에 대해 많은 관심과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가 많았다.
특히 조금은 슬픈 듯하지만, 사랑이라는 것과 연결 되어 있어 전체적으로는 아름다운 신파적인 사랑이야기에 빠져들기도 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이책 역시 먼저 언급한 것과 유사한 사랑 이야기로 육체적이며 완전한 성인들의 사랑이 아닌 설레임과 기다림으로 가득한 젊은 날의 사랑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이야기의 전개가 그러하듯이 중학교 부터 시작된 만남은 서로에게 사랑이라는 것을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다가왔고, 그것을 확인하게 되었을 때는 이미 다른 한쪽은 불치의 병으로 인해 안타까운 이별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은 단순한 이별로 끝나는 것이 아닌 여자 주인공 아키의 사후에  남자주인공 사쿠가 이전에 아키의 추억이 있는(?) 호주로 다시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칫 지루하고 신파적일 수 있는 내용을 작가는 세밀하고 간결한 필체로 잘 그렸으며, 이것이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를 사로 잡을 수 있는 힘이었지 않나 싶다.
특히, 여주인공 아키와 사쿠가 밀월 여행격인 섬으로의 여행과 이에 대한 세밀한 묘사는 마치 내가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로 둘러싸인 어느 외딴섬에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하였다.
공사가 중단된 호텔에서의 하룻밤, 그리고 반딧불이 등...

예전에 영화를 보고 기회가 되면 소설을 읽어보아야 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영화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 들었으며, 개인적으로는 소설쪽이 더욱 좋았던 것 같다.

게임을 소설화한 특이한 작품으로 추리소설류의 작품일 것이라는 처음 생각과는 다르게 단순한 환타지 소설 같은 느낌의 소설이었다.
시간과 공간이 불분명한 어느 한 마을에 뿔 달린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를 안개의 성에 제물로 바쳐야 하는 마을을 두고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였다.
 
이코는 태어날 때 부터 제물이 될 아이였다. 
표식인 뿔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열세 살 되는 해에 뿔이 본성을 드러내 "제물의 때"를 알려 안개의 성에 제물로 바쳐져야 한다.
또한, 이코를 낳은 부모는 아이를 낳자마자 마을에서 쫓겨나고, 이코는 부모의 얼굴도 모른 채 토쿠사 마을 촌장과 촌장의 아내 오네에게서 키워진다.
안개의 성이 선택한 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부부는 사랑으로 이코를 키우며, 이코 역시 열세 살까지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사랑스럽게 자라난다.
 
그러던, 어느 날 촌장은 금역의 구역으로 이코를 데려가 돌로 변한 마을 전체를 보여준다.
이코가 도망치면 마을의 모든 사람들은 이렇게 돌로 변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코가 자신이 태어난 운명에 순응하여 떠날 수 없도록 한다.   

그 후 이코는 더욱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제물로 바쳐질 날만 기다리는데…
이코의 가장 친한 친구이던 토토는 이코를 위해 금지된 산행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토토는 돌로 변한다.

결국 이코는 안개의 성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천사 요르다를 만나고 운명의 탈출을 감행해 다시 마을로 돌아간다.

운명이란 것은 과연 처음부터 정해진 것일까? 
아니면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일까?
또는 바꿀 수 있는 것 또한 처음부터 정해진 운명의 테두리에서 이루어지는 것일까?
여러가지 물음을 주지만 확실한 대답은 없다.

그냥 단순한 환타지물정도로 생각하며 읽었는데, 나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천천히 읽은 탓도 있지만, 이상하리 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았던 책이었다.
아마 읽는 내내 느껴던 답답함이 싫었던 탓이 아닌가 싶다.

가장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가장 외롭게 생을 마감했던 덕혜옹주에 대한 최초 소설. 
고종황제의 막내딸, 조선 최후의 황족, 덕수궁의 꽃이라 불렸던 그녀는 태어난 순간부터 철저히 정치적 희생자로 살아가게 된다. 
어린 나이에 고종황제의 죽음을 목격한 후, 일본으로 끌려가 냉대와 감시로 점철된 십대 시절을 보낸 그녀는 일본 남자와의 강제결혼, 10년 이상의 정신병원 감금생활, 딸의 자살 등을 겪으면서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쇠약해진다. 
그 치욕스러운 시간 속에서 그녀를 붙들었던 건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삶의 터전을 되찾겠다는 결연한 의지’뿐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던 조국은 해방 후에 그녀를 찾지 않는다. 
‘왕정복고’를 두려워한 권력층은 일본에 볼모로 잡혀간 황족들을 외면했고, 덕혜옹주는 국적도 없이 오랑캐의 땅에서 유령처럼 떠돌았다. 
결국 37년이 지나서야 그녀는 쓸쓸히 조국 땅을 밟는다. 

“나는 낙선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전하, 비전하 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총기가 돌 때마다 이런 글을 남겼다는 그녀는, 비극적인 운명 앞에서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저항하고, 때로는 체념했지만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대한민국 우리나라”를 잊지 못했다.
한때 모두가 외면했고, 지금은 누구도 기억 못하는 여인. 
조국에 돌아온 후에도 조국을 그리워한 여인. 

“내 가장 큰 죄는 조선왕조의 마지막 핏줄로 태어난 것입니다”

과연 이 책을 읽은 우리들은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하나? 하는 의문과 위의 글이 계속 머리를 맨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