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봄날' 출판사에서 받은 '행복한 열 살 지원이의 영어 동화'입니다.
먼저 책을 받고 나서 출판사에서 넣으신 편지글을 보았습니다.
출판사를 열고 처음 내는 책이어서 얼마나 꼼꼼이 살피고 노력과 정성을 다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부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마시고 출판하는 모든 책들에 그러한 정성을 계속 담아내시길 바랍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서평을 쓰려니 막 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언가 도움을 드릴 글을 써야겠다는 압박이 조금 듭니다. ^^
먼저 처음 책을 접한 느낌은 사실 그냥 그랬습니다. 요즘 표지가 예쁜 책들도 얼마든지 많은데 책 표지가 너무 옛날 공책스러운 느낌이었거든요. 지원이의 습작 노트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였을거라 생각은 하지만 사람들이 선뜻 골라보게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홍보를 좀 많이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이 책의 서평이벤트를 신청한 이유는 어떻게 영어도 잘 하지 못했던 아이가 영국에 가서 영어 동화를 몇 편씩이나 써 낼 수 있을까, 우리 아이도 지원이와 같이 하면 영어가 팍팍 늘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신청했거든요.
그런데 이 책에는 사실 제가 알고 싶은 것이 적혀 있지는 않더군요. 아니 적혀있지 않은 것은 아닌데, 뭐랄까 독자들은 정말 '첫번째, ~~~하라. 두번째 ~~~하라.'처럼 적혀 있어야 뭔가 얻은 것 같고, 그렇구나 하게 되는데, 이 책은 지원이의, 진짜 말 그대로 습작 노트입니다.
영어 수업시간에 제시된 단어를 이용하여 글을 짓는 숙제를, 지원이는 로리와 도리라는 토끼를 등장시켜 연속되는 이야기로 그 숙제들을 해나간 기록 노트이더군요.
담당 선생님의 코멘트들이 매일 적혀있기는 하지만, 사실 저는 아이의 결과물이 아닌, 아이가 영어로 글을 쓰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였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영어가 그렇게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미국 드라마를 보거나 텔레비전을 보아도 보통 미국식 영어를 더 쉽게 접하기 때문에 미국식 영어에 길들여져 있었나 봅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이 쉽게 읽혀지지가 않았습니다. 지원이가 틀린 부분을 그대로 살렸다고 했는데, 그것 때문인지, 아니면 영국식 영어이어서 그런지 어쩜 그렇게 한 줄 넘어가기가 쉽지 않았을까요. 도대체 뜻을 알 수 없는 부분들도 있더라구요.
중간 중간에 지원이네의 영국 생활이 들어있는데요, 솔직히 참 부러웠습니다. 외국에 나갈 기회를 얻기도 힘들고, 또 아이들이 그렇게 잘 적응해주기도 힘든데, 너무나 적당한 시기에 그리고 학습 의욕과 학습 습관이 좋은 지원이, 지우, 참 모자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외국 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외국 체험기 책이나 인터넷 블로그에서 보는 글과 차이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영어 학습을 도대체 어떻게 도왔는지, 아이가 영어 공부할 때 어떤 점을 어려워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외국 학교의 수업을 어떻게 따라가고 있는지 등을 자세히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영국 초등학교의 Homework Sheet이 appendix로 삽입되어 있는데, 영문법 책에 나오는 거랑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굳이 첨부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요?!
다음 사진과 같이 직접 써보는 습작노트가 한 권 들어있는데요, 그냥 빈 공책입니다. 요즘 동화책에는 해보기 부분들이 많은데, 이것도 영어 습작 직접 해보기 활동들을 연구해서 싣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암튼, 저는 큰 기대와 흥미를 가지고 책을 받았는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책을 처음 출판하신 초심과 정성을 느낄 수 있었기에, 다음번에 '남해의 봄날'에서 책이 또 나온다면 찾아서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책나와,
남해의햇살,
행복한열살지원이의영어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