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면서 자라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까요. 그것도 매 순간 모든 마을 사람들의 부담스러운 관심 속에서 말이지요. 주인공 박진아는 육십이 넘은 부부의 집에 덩그러니 버려져 마을 사람들의 응원 속에 입양되고 그 관심을 고스란히 받으며 마을 유일의 아이로 자라게 되지요. 그러다보니 지나친 관심으로 소소한 생활까지 공유되어 버리는 작은 마을. 그속에서 우연히 자신의 친모에 대한 작은 단서를 듣게 되고..찾아 나서게 되지요.

 흔한 시골 풍겨과 사투리까지.. 정겨운 묘사로 술술 읽히더군요.

이야기 초중반에 '신우'가 진아의 허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땐 정말 깜짝 놀랐어요. 글 앞에 '아픈것 같아서..'라는 장터의 에피소드가 복선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재미도. 하지만 신우와의 은근한 로맨스를 기대(?)했었는데 아쉬웠다는ㅋ.  사실 이장면은 정신분열증을 다룬 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떠올리게 했어요. 거기서 친구가 허상인 것을 깨닫게 되는 씬이 있는데 주인공이 많이 의지하는 인물이 허상이라서 보는 내내 안타까웠더랬지요. 여기서도 주인공이 의지하는 인물이 허상이고 그 인물이 오히려 진아가 문제를 안고 있음을 증명하는 샘이라..인애말처럼 어쩌면 꽃순이가 친모라서 진아까지..라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말이지요.

철없지만 나름 믿음직한 인애와 남다른(?)구석이 있기에 어쩌면 더욱 진아를 이해해 줄것 같은 물리선생님까지 진아의 친모 찾기에 가세하게 되는데..

과연 진아는 친모를 잘 찾게 될까요?

 잼있게 읽은 완득이, 위저드베이커리 같은 명랑 소설이라 추천 받았는데 우울한 봄날에 딱 좋은 책이네요.

추천합니다~ ^^

주변에 논술이다 디베이트다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저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관점이 생기기도 전에 학원에 다니면서 토론을 한다는게 말이 되냐는게 작년까지의 나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중학년이 되니 아이 친구들이 슬슬 그룹수업도 하는 추세고 디베이트 대회도 많이들 내보내는 것 같아 완전 무시하기도 쉽지 않은 마음이 불편한 요즘이다. 디베이트 뭐 있어? 자신의 의견을 잘 이야기 하는 것이지..라고 생각하고 아이와 사소한 것부터 이야기 나눠보고자 했으나..음..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결국은 둘 중 한사람.. 마음만 상하고 만다. 음.. 결국은 이래서 학원인가?ㅎㅎ 싶게 말이당.

그러다 읽데 된 '토론 콘서트​'

  주제도 다양하여 관심이 가고, 발제방법과 토론방법 그리고 토론이 이루어지는 전과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냉큼 읽게 되었다.

'주제 열기 - 세상 들춰보기 - 토론 콘서트 - 쉬어가기 - 생각 정리하기 - 생각 더하기’ 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미처 알지 못했던 배경지식부터 쌓을 수 있고 그에 따른 작용과 부작용 등에 대해 생각 할 꺼리를 던져주며 각 토론자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타당한 이유로 자신의 주장을 펴 나간다. 읽으면서 나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근거가 타당한 사실에 입각해 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마음이 들지만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결론(?)을 내려주지 않는데 있다. 어느쪽이 좀더 타당 하다고 토론에서 승리(?)를 했는지 명확치 않기에(왠지 토론의 중간치 쯤에서 그만 둔느낌도..ㅋ) 그 뒤에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레 생각의 연장을 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생각을 하는 것에서 끝내지 않도록 [생각 정리하기]란을 둠으로서 구체적으로 생각을 정리 하는데 도움을 준다. 아.. 이생각을 어떻게 정리 할 것이가?하는 차에 짜잔~하고 등장해 주는 것이다.

  아이가 어리기에 아이와 책의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것은 어려울 듯하여(싸움을 부를 듯 하여)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하나씩 맡아 번갈아 자신이 주장하듯 읽어 나갔다. 의외로 내가 주장하는 듯 하면서 토론의 기술(?)을 배울 수 있었던것 같아 재미있었다. 아이의 반응도 좋았고.^^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 각 쟁점에 대한 개념을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어 자신의 생각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번에는 환경편을 읽었으니 다른편도 찾아 읽어 보아야 겠다.

며칠 전 장애인의 날을 맞아 아이의 일기 주제를 선생님께서 '장애가 있는 친구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 써오기'로 정해 주셨더라구요. 아이는 자신도 반에서 자기만 안경을 쓴때가 있는데 그때 놀림을 받아서 상처 받았었다며(깜짝..그런일이 있었구나..했어요) 자신의 의지로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닌데 놀리는 친구가 있으면 그러지 못하도록 하겠다라고 썼더군요.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에게도 장애인이란 무조건 자신보다 약한 존재이고 도움을 주어야 하는 존재로 인식되어 있구나 싶어서 과연 올바른 걸까?싶었어요.

 

  '너 딱 걸렸어!' 에서 무조건 배려를 하도록 강요받는 다솔이 입장이 너무 답답하고, 할 수 있는 일도 당연한 듯 시키는 효진이가 얄미웠는데.. 후미에 나오는 효진의 말 때문에 효진이가 이해가 되면서 너무 짠 했어요.

 "난 그래야만 살 수 있어. 나 혼자 있을 때는 그 누구의 눈치도 안봐. 내가 느려도, 무엇을 들고 오다가 떨어 뜨려도 비웃는 사람이 없어. 근데 누군가랑 같이 있으면 달라져. 너도 내가 느릿느릿하면 우습잖아? 느릿느릿. 그걸 보는 사람들마다 혀를 차기도하고, 병신이라고 중얼거리기도 하고, 안됐다고도하고.. 다들 그러잖아?"

  결국 스스로 하면서 당하는 무시 보다는 그냥 남한테 시키는 편이 덜 상처 받아서 할 수있는 일도 남이 있을때는 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

 

나역시도 같은 입장 이었다면.. 다르지 않았을 꺼란 생각이 들었어요.

원치 않는데 무조건 적으로 배려 받은 것은.. 무시 당하는 것 만큼이나 편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무시 당하는 경우에는 화라도 낼 수 있지만, 원치 않는 배려를 받는 경우 선의로 한 행동인 것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맘이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얼마전 웃긴표정을 따라하라는 영상의 끝에 장애인을 넣고 어른과 아이에게 보여주자 어른은 따라하다가 장애인이 나오자 심각해지며 한사람도 장애인의 행동을 따라하지 않는데 반하여, 아이들은 장애인의 행동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그대로 따라하는 것을 보여준 실험을 본적이 있었지요.  이 영상을 보고 어쩌면 때로는 장애인를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고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비자연스럽구나란 생각을 했어요.

   때로는 그대로 보아주고 그들이 스스로 하는 것을 지켜봐 주고 기다려 주는 것이 그들이 바라는 배려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 었습니다.